시간 여행자의 아내 2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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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에는 두가지 모습이 있다. 무언가를 기다린 다는 것은 설레이고 가슴 떨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막연하고 예정이 없을때에는 기다림이 주는 고통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없는 힘겨움이다. 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것처럼 명확한 것이 아니기에 기다림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혹은 그 끝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늘 존재하고, 그 두려움은 때에 따라서는 공포에 가깝기에..

 

막연한 기다림, 그 두려움

<시간 여행자의 아내> 2편은 그 기다림이 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첫번째 이야기가 기다림이 주는 설레임이라면 두번째는 같은 기다림이지만 두렵고 고통스럽다. 자신을 찾아와주는 헨리를 기다리는 어린 소녀가 아니라 이미 자신의 남편이 되어 자신의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존재가 어딘가에서 어떤 일을 당하는지도 모른채 막연히 손을 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그토록 오랜시간을 기다려 찾아낸 자신의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그저 기다리는 일 뿐이라면 그것이 누구라도 스스로를 자책하고 원망했을것이다. 클레어의 기다림은 그래서 늘 고통스럽고 잔인하다. 그리고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갈 수록 채 맞추지 못했던 그림맞추기 퍼즐을 찾아 끼워 맞추는 것처럼 그 그리움과 기다림들을 연결하고 정리해간다.

 

아름답지만은 않은 잔인한 현실.

<시간 여행자의 아내>가 다른 시간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이나 영화와 가장 다른 점은 우리가 이런 작품들을 접할때 종종 궁금해 하거나 혹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가정하는 상황들을 모두 일어나게 한다는 점이다. 한겨울의 도로 한복판에 떨어져 동상이 걸리고, 입구도 출구도 없는 철 구조물 안에 갇혀 버리기도 하고, 총구 앞에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 정말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상황들이 이야기 속에서 반복해 일어나면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끌어내는 이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끔찍하고 잔인하다. 그리고 그 끔찍함과 잔인함이 이 이야기를 더욱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만드는 것이다. 이제 10월이면 이 책의 이야기가 동일명의 영화로 국내에서도 개봉된다고 한다. 이미 헐리웃에서는 개봉하여 꽤 괜찮은 박스 오피스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하고, 캐스팅된 에릭바나나 레이첼 맥 아담스 모두 잘 알려진 유명배우들인 덕도 있을것이다. 약간의 시간차로 국내에는 조금 늦게 개봉하지만 그 덕분에 영화개봉전에 책을 먼저 접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잔인하고 가슴아프지만 그래서 더욱 빛나 보이는 사랑이야기가 영화속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책을 읽었다면 기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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