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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사라진 문명, 가려진 비밀,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고대의 보물. 어드벤처 무비나 같은 종류의 소설들을 떠올릴때 흔히 떠오르는 소재를 들어보라면 아마도 저 3가지 중 하나를 대답하는 사람이 70%는 넘지 않을까? 한때는 존재했으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은, 그러나 우수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던 문명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 혹은 인간들의 욕심이나 승자의 권리에 의해 그들에게 불리한 역사적 진실은 은폐되었다는 이야기, 또는 항해중 바다 속으로 침몰했다는 수많은 금은 보화에 대한 소문들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함께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유발하는 아주 유용한 소재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이러한 소재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는 매년 여름, 혹은 계절에 상관없이 판타지나 어드벤처라는 장르를 달고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디아나 존스를 연상시키는 어드벤처 소설
<아즈텍의 비밀>은 어드벤처 소설이다. 읽는 내내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연상시키는 모습들이 많이 섞여 있는데다 작품의 홍보에도 인디아나 존스에 관한 문구가 선봉에 서 있고, 책 속의 주인공들 조차 인디아나존스에 대한 이야기를 농담삼아 꺼내놓은 통에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지 않을래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맥시코에 존재했다고 알려지는 아즈텍문명은 마야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는 지금은 사라진 문명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 사라진 문명에 얽힌 역사적인 사실과 인물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바로 이 아즈텍의 비밀이라고 하면 간단한 설명이 될까? 역사적으로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나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소위 팩션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의 일부가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사실로 인해 독자들로 하여금 이 이야기가 작가의 상상뿐이 아니라 혹시 사실은 아닐까라는 희미한 희망을 심어준다는 점일 것이다. 렘프란트의 유령으로 이미 이름을 알린 폴 크리스토퍼의 신작 아즈텍의 비밀 역시 이런 팩션 소설로 사라진 문명의 보물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만큼 어드벤처 무비 스타일이 된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필수불가결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
아즈텍은 없고 음모만 남아..
사라진 문명을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아즈텍이라는 문명에 대한 이야기를 찾기에는 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아즈텍은 그저 주인공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시작점을 제공할뿐 이야기는 마약왕과 제약회사의 음모를 파헤치는 것에 집중된다. 물론 이야기의 말미에 두 주인공이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제목을 지키기 위해 더해진 양념이랄까? 고대의 비밀이나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조금 더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하며, 판타스틱한 이야기의 전대를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다소 실망스럽지 않을 수없는 부분이 아닐까? 아즈텍의 비밀답게 아즈텍문명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담아내었다면, 혹은 사라진 문명에 대한 환상을 조금 더 쫓아갔더라면 아즈텍의 비밀스러운 좀 더 흥미진진한 어드벤처 물이 되었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