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부터 수상한 책 ..환상 그자체

케이크 도둑 -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찾아라 ㅣ 데청 킹 케이크 시리즈
데청 킹 글.그림 / 거인 / 2007년 2월

케이크 도둑 정말 환상적인 책인 것 같아요.

그냥 단순히 그림이 전개되는 잘 그려진 그림책일거라고만 상상하고 받아보았는데

이전에는 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책입니다.

아이들이 있다면 꼭 한번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예요.

무료한 어른들도 보셔도 좋을 것 같구요 ㅎ ㅎ

이책은 표지도 그냥 무심코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표지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니까요.

숨은그림 찾는것처럼 숲속에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잘 살피세요.

그리고 시작해보세요.

동물 하나하나의 움직임에는 이유와 사연과 줄거리를 갖고있거든요.

어느것 하나 줄거리 없는 동물은 없습니다.

무엇이 변했는지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찾는 재미가 정말 솔솔해요.

우리딸은 요즘 밤이고 낮이고 이 책만 들고 엄마를 찾습니다.

이번에는 황새이야기 볼까, 이번에는 생쥐들, 이번에는 우는 토끼,......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개구리 친구들이 공놀이하다가 고양이 아저씨를 실수로 맞춰서 공돌려달라며 쫓아다니는 이야기를 가장 좋아해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화내는것도 잊고 여자고양이에게 반해서 공은 다시 개구리 아이들 차지가 되구요.

케이크 도둑 생쥐들이 달아나는데 결국 멍멍이 아저씨와의 결투에서 잡히죠.

그때 케이크는 물속으로 풍덩

하지만 멋진 모자를 쓴 개구리가 케이크를 물에서 건져줍니다.

그 개구리는 어디서부터 쫓아왔을까요.

잘한번 살펴보세요.

표지부터 찾아보세요.

없는곳이 없을테니까...

황새의 꽁지는 언제빠졌는지도 한번 찾아보아야하구요

고양이 아가씨는 왜 코를 손수건으로 동여맸는지..

카멜레온 엉덩이는 왜 빨개졌는지... 모자는 어디로 갔는지...

거북이 아저씨 등에는 무엇이 타고있는지, 아저씨가 들고온 가방은 누구것인지...

멍멍이 아줌마의 슬리퍼와 장갑은 누가가져갔는지...

목놓아 우는 아기 토끼의 사연은 무엇인지..

빨간 점은 왜 찍혀있는지,

정말 많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이랍니다.

이책을 보면서 모든사건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는걸 무의식적을 배우게 되는것같아요.

나혼자만 사는게 아니라 내가 존재하는 그 시간에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 사건이 함께 발견되는 것이 처음에 아이에겐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았는데 반복적을 보여주다보니까 편하게 보드라구요. 당연하게 보구요.

말로 이해시키기 어려운 것을 자연스럽게 체험시켜줄수있다고 해야하나요.

정말 독특한 체험이였습니다.

아이에게 관찰려과 추리력도 길러주고요.

여러모로 할말 많은 책

환상입니다.

어스름 경계선에서 늘 만날 그들

데이 워치 - 상 ㅣ 밀리언셀러 클럽 55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월

책을 받고 뒷장의 밀리언셀러 클럽의 아쉬움이 담긴 글을 보았다.
요즘 소설책이 외면당하는 소설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한동안 소설책을 뒤로 한 내 시간을 돌아보며 이책을 읽었다.

그래서일까 이책은 내겐 쉽지 않은책이였다.
읽으면서 장면이 머릿속에서 쉽게 그려지지 않아 읽은 부분을 읽고 또 읽느라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판타지 스릴러 소설이라는 것이 내겐 생소한 분야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점점 그것은 다른존재들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둠의 모습을 한 인간이라의 이야기가 되어 흥미롭게 다가왔다.

태고부터 끝없는 싸움을 계속하는 빛과 어둠 두진영 그들은 인간들 속에 숨어 살면서 싸움을 계속한다.
어둠의 세력인 주간 경비대 자불론은 비밀스런 계략으로 균형을 되찾으려 한다.

이 소설은 속도감이 달랐다.
첫 시작은 급발작을 일으킨 자동차를 탄것처럼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나서 무슨일인가 어리둥절 하게 했고 어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두눈을 부릅뜨게 했다.

뭐든 다 이루게 해주는 무속인 같은 마녀의 등장은 시작부터 심상찮았다.
그런데 순식간에 새로운 알 수 없는 존재들의 등장으로 난 또한번 혼절해야했다.
그제서야 난 어둠의 세력을 미미하게나마 감지할수 있었다.

나이트워치나 워치시리즈의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내게 드디어 판타스틱한 세계의 모험이 시작된 것이다.

읽는 내내 주간 경비대의 생각을 읽으면서 그 모든 것은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명처럼 내게 느껴졌다.
역시 난 빛의 세력에 서 있기 때문이였을까..
그들은 자유와 독립을 원할뿐 권력을 추구하지도 않으며 또한 자신이 어리석은 바람을 주위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내가 본 그들은 어둠을 싹을 심어주고 어둠의 세력을 키우기위한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스름 경계에 서서 인간이 알고 있는 흡혈귀 보다 더 강력하고 무서운 힘으로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그래도 그들을 미워할 수 없게 한 알리사.
그녀의 사랑을 보면서 인간을 닮은 모습이 조금이나마 인간답게 보이더군요.

내가 본 데이워치는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 인간처럼 사는 이야기를 읽은 느낌입니다.
빛과 어둠이라는 극명한 대립속에서 더욱더 선명하게 그려진는 인간의 한계를 본 것 같네요

난 이책을 보면서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얻었다

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노란 코끼리책 표지가 너무 예쁘다.

거칠어진 내 손가락 사이로 보인 연필 스케치속의 노란 자동차...

우리 딸이 노란 자동차를 왜 코끼리라고 했어? 하고 묻는데 난 잠시 생각했다.

한참 후에 그건 말이지 자동차가 코끼리 만큼 커다랗잖아 그러니까 그랬지...

그렇게 얘기해주었다.

이책은 집나간 남편과 헤어진후 당당하게 혼자서기를 한 실수투성이 엄마와 두아이 그리고 어느날 한 가족이 된 노란 중고자동차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이는 이번에 11살이 되는 그녀의 아들 요군.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세상살이가 재미있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고 심호하기도 해서 정말 재밌다.

엄마 보다 더 어른스러운 요군을 보며 나의 어릴적 생각도 해보게 되고 나와 내 아들의 미래 모습도 이럴까 싶어 웃음이 나온다.

아이의 생각을 따라 진행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학창시절 국어시간이라면 이건 몇인칭 시점이지?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하는 묘한 구석이 있는 책이다.

편안하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간단하게 모일수도 있구나 싶다.

내용은 그리 유쾌하지도 아름다운 이야기만은 아닌데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이였을까?

어쩌면 실수투성이의 그녀가 있었기에 반사적으로 책을 읽는 내내 난 우쭐해졌고 내 일상이 편안하고 안락하게 느껴진건 아니였을까..

바람난 남편과의 이혼으로 결혼전 프리랜서 일을 다시 시작한 그녀지만 낙천적이고 생기발랄하게 전혀 삶의 무게에 작아지지 않은채 유쾌하게 살고 있다.

오히려 남편과 함께 할때보다 더 크게 떠들자 마음먹었는지도 모를일이다.

그래서 그녀의 노란코끼리는 그녀의 색을 닮아 있다.

밝고 통통튀고 상처가 나고 우울해 보이지 않는 노란색 말이다.

읽는 내내 그녀의 성격이 왜 그리 부러운지 닮고 싶어졌다. 그게 안되면 그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욕심났다.

난 조용하고 너무 소심하리만큼 차분하고 조심하는 성격이라 크게 웃고 크게 울고 자기 소리에 솔직한 그녀같은 성격이 늘 부러웠다. 나사가 빠진 듯 잦은 실수로 허둥대는 때가 많지만 실 수 없는 사람은 없잖아. 그런데 그녀는 큰 사고가 나도 웃을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 움츠러들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헤쳐나가려하고 스스로 해보려한다. 그래서 그녀의 아이들도 그런 엄마를 미워할수 없고 노란코끼리를 함께 타고 여행을 즐길수 있나보다.

그녀는 이렇다.

늘 아이들과의 약속을 번번히 깨버려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남편이기에 요군의 생일날의 방문을 미리 알고있어도 예고 하지 않는 속깊은 배려와 치밀함도 가지고 있다.

두려움을 떨치고 운전면허를 따서 덜컥 차를 사버리는 충동적인 그녀다

무작정 바다가 보고 싶으면 앞뒤 잴것없이 바다로 향하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고 온 아들과 한바탕 격투를 벌여도 아무일없다는 듯 다시 웃을수 있는 낙천적인 여자다.

일치감치 사립학교보내기위해 아들공부닥달하는 친구를 보며 살짝 요군의 공부를 종용하지만 공부에는 취미없는 아들 더 이상 강요하지 않으며 현실파악 제대로 해주는 쿨한 엄마다.

이번에는 그녀 식구만 떠난 여행 친구의 조심하라는 부탁도 귓등으로 듣고 갔지만 여지없이 노란코끼리를 벽에다 내동댕이 치고서도 저녁노을과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쏙 뺏길줄 아는 그녀다.

노란코끼리도 보내야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어른 코끼리행렬에 또다시 주저하지 않고 합세할 것이다. 그런 그녀를 닮아 아이들도 밝게 당당하게 커갈것이고 덜렁이 엄마를 챙기느라 더 빨리 어른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으며 장롱속에서 처음모습 그대로 반짝이고 있는 내 운전면허증을 다시 꺼내보았다.

설레이며 운전연습을 하고 나도 이제 어른이 된것같은 우쭐한 기분으로 이 면허증을 자랑스럽게 지갑에 꼽고 다니던 시간이 있었는데 어느새 잊어버릴까 그저 깊이 넣어두는 짐스런 물건이 되어있었다.

그녀처럼 이제 묵힌 먼지를 털어내고 기지개를 펴듯 내 아이들을 데리고 세상을 향하고 싶다.

주말이면 아이들데리고 여기저기 가고 싶지만 모처럼 집에서 쉬는 남편 생각해서 아이들 쉬쉬하며 한방에서 노느라 답답해 하는 아이들.그 아이들에게 좀더 많은 추억을 주어야겠다 싶다.

엄마가 평일날 아이들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며 많은 것을 보여주는 다른 엄마들 모습이 평소에 부러웠는데 부러워만 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이제 나도 직접해보련다.

그녀처럼......

노란코끼리를 닮은 나의 코끼리를 가져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