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

<안녕, 영원히 기억할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안녕, 영원히 기억할게!
하라다 유우코 지음, 유문조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10월

제목에서 헤어짐을 예견할수있네요. 

표지에 너무도 선명하게 귀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애완견 리리...그 리리의 냄새를 고스란히 베고있는 공. 무슨 이야기 일까? 

 이야기는 누구보다 주인공 여자아이를 옆에서 그림자처럼 함께 했던 강아지 친구 리리가 서서히 이별을 예고하는 시간들을 너무나 순수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사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래서 어떤 기교도 군더더기도 느껴지지 않고 마치 내 곁에서 내가 사랑한 누군가를 보내는 심정으로 아프게 읽어야 했습니다.  

함께 한 추억이 너무 많으면 기억할것이 너무 많아서 더 아프더라구요. 그 대상은 말못하는 짐승이라도 덜하지 않구요. 핑계일지 모르지만 보내고 난 후의 빈자리를 더듬어야 한다는것이 너무 힘들어서 전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거든요. 한번은 동생이 키우던 애완견이 있었는데 가면 제 동생이 주인이라고 동생한테는 열심히 애교를 부리던 모습이 너무 생생하던 녀석이 죽었다는 소식에 얄밉기만 하던 그녀석이 눈에 밟히고 가슴이 먹먹해서 한동안 힘들었거든요. 제가 이정도면 늘 함께 부딪혀 체온을 나누고 발길, 눈길, 손길 모든것을 나눈 누군가가 갑자기 없어진 후의 공허감은 그 무엇으로도 체울수 없어 너무 힘들겁니다. 다만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그 지루한 기다림앞에서 고통은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것이 되지요. 

이책을 읽으면서 우리딸도 저도 마지막에 코끝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맺혔어요.  

항상 숨바꼭질도 같이 해주고 자신이 조금 서운하게 해도 그 녀석만큼은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모습,무슨 짓을 해도 화내지 않고 자기편이 되어주었던 리리가 어느날부터 기운 없는 할머니처럼 눈도 어두워지고 힘이 쭉 빠져있는 모습으로 있으면서 더이상 이름을 불러도 와주지 못하고 결국은 빈자리만을 남긴 그날 이후 산책길도 전봇대도 공원도 현관문도 가슴아픈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리리의 짐을 정리하고 있네요. 그중에서 리리와 함께 갖고 놀던 공에선 리리의 냄새가 남아 있습니다. 엄마와 리리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이책은 그 대상이 누구였든 사랑하는 대상을 보내야 하는 아픔을 잘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발고 유쾌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이야기 해줄수있는 이런 이야기도 좋은것 같아요.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친구들에게는 도 각별한 이야기가 될수도 있을거 같아요. 자신도 언젠가는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걸 받아들이고 그 시간이 오기전까지 늘 사랑할수있는 마음을 줄테니까요. 

우리딸은 연로하신 할머니를 그 대상으로 떠올리면서 가슴아파 하네요. 할머니는 100살 1000살까지 오래 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게 함께 하고 싶어하는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겠지요. 

솔직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