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책의 앞, 뒷면에  새겨진 글들로 선생님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몫을 그린 이야기구나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난 단한번도 가까운 지인의 죽음 이렇게 진지하게 아름답게 맞아본적이 없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부럽고 아름다웠습니다. 

 아이들은 졸업을 앞둔 4학년 아이들입니다.  여름방학을 얼마 남기지 않았구요. 선생님은 병에 걸리셨는데 더이상 약으로는 치유가 되지 않고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곁을 떠나셨었지만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 다시 아이들곁으로 오셨습니다. 하지만 달라진건 아나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바라는 기적도 없을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나 모두들 죽는건 또다른 문제고 지금은 함께 하고 싶다는 목적에 충실합니다. 거동이 불편하고 체력이 허약해진 선생님은 해변가의 벤치에 누워 휴가를 보내고 있는것이라고 설정을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바다를 자유롭게 노니는 물고기들이구요. 그런 선생님의 조금은 엉뚱한 제안을 아이들 모두들 즐거운 파티처럼 받아들입니다. 각자 바닷가 휴양지를 꾸밀 물건들을 하나씩 맡아서 가지고 옵니다. 그렇게 해서 선생님의 생애 마지막 멋진 휴양지는 완벽하게 꾸며집니다. 모두들의 우려를 잠재우고 그 어떤때보다 더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여름방학날이 되면서 첫번째 이별을 합니다. 그것은 더긴 이별의 예고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은 자신의 두려움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질까 싶어 방학날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그게 후회가 되는 날이 와도 누구나 그렇게 했을것입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후회를 합니다. 그렇게 뒤도 안돌아보고 오는게 아니였는데 너희들에게 즐거운 파티도 해주고 올걸...) 선생님이 황망히 비운 그 자리에서 아이들은 아무도 울지 않았지만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준비했던 졸업선물을 드리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건 여행책자였습니다. 그 선물은 선생님을 더욱더 비참하게 하는것이기에 드릴수가 없습니다.  고민끝에 친구들은 선생님께 검은 관이 아닌 밝고 화사하고 아름다운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관을 선물하기로 결정합니다. 클라라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그토록 기다리고 듣고 싶어하던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리고 그 아이들이 준비해준 선물을 받으면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야기 중간에는 율리우스 어머님의 겪는 죽음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햄스터, 토끼의 죽음 이야기도 함께 곁들여지구요 죽음직전까지 갔던 할아버지의 묵직한 진실된 이야기도 함께나옵니다.  

'죽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지만 회색빛만 있는건 아닙니다.  그 회색빛이 만들어기지까지 많은  밝은 색깔들이 함께 합니다. 그 모든 색들이 함께 어우러져 어둡지 않은 회색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어떤 색의 혼합보다 더 아름답고 숭고한 이야기 였습니다.  

율리우스 어머님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네요. 너만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슬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말... 

그건 모든 부모님의 솔직한 마음일것입니다.  

할아버지의 말씀도 기억에 오래 남네요. 

죽음이 아이들에게 어려운 이야기라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그것으로부터 격리하고만 하지 말라는 말씀이요. 

우리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너무나 연약하고 깨지기 쉬운 존재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할만큼 또다른 감성과 또다른 지혜로 그들의 연약함을 무장한듯합니다. 그들의 무한한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게 넓은 세이프가드라인만 만들어주는것으로 우리 어른들은 만족해야 하는것같습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멋진 비밀 선물을 마련한 아이들이 대단하고, 그런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생을 마감한 클라라 선생님이 부러워지네요.  

한편으로 나도 누군가에 대해 그렇게 진지하고 순수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생깁니다.  

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마저도 너무나 때를 많이 타버렸습니다. 처음 아이를 안았을때는 웃어주는것만으로도 잘 놀아주고 잘 먹고 잘 싸는것만으로도 너무나 사랑했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많은걸 바람면서 하루에 한번도 정말 따뜻한 시선을 담아 안아주지 못하는것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요즘 연인들은 상대방의 즐거움을 극대화 해주기위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많이 준비합니다. 모르고 받았을때 더 큰 행복을 느낄 상상이 그 이벤트를 준비하는 힘이 됩니다. 비밀 선물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그랬겠지요. 

주는 사랑의 마음을 마음껏 느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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