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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뭔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었다. 이 책,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는 페이스북과 블로그에서 ‘서늘한여름밤의 내가 느낀 심리학 썰’이란 제목으로 연재 중인 서늘한여름밤의 그림일기 중 50여 편을 모은 책이다. 서밤의 그림일기 자체가 SNS에서 10만 독자들의 폭풍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보게 되었다. 귀여운 그림일기를 한 장씩 읽으면서 공감과 위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자는 남들 속도에 따라 전력 질주하는 삶을 살다가 심리적 문제를 겪고 퇴사를 결심한다. 그 후 이제부터 자신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살겠다, 다짐하는데... 그렇게 결심하고 살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생겼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 바로 ‘서늘한여름밤의 그림일기’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속도에 뒤쳐진, 실패한 것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요즘엔 이것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절한 때에 멈춰서 돌아볼 수 있는 결심을 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저자처럼 자신의 부족한 점, 약점 같은 것들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매사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 남들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의 눈치를 본다는 것,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나도 미래에 좀 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현재를 희생하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현재에 버티고 참는 것이 미래에 도움이 되겠지,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해서 인내심을 기르고 이룰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요즘에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아예 일어서지도 못할 만큼 마음이 무너져 내릴 바에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전혀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남들이 뭐라던 자신이 생각했을 때 정말 힘들다면 멈추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읽고 나면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인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기보다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 그런 하루하루들이 마음을 유독 지치게 만들 때가 있는데 그런 날 가볍게 이 그림일기를 읽으면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이런 위로. 그리고 제목 그대로 어차피 내 마음이니까 내 인생 이대로도 다 괜찮다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