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의 기적 - 내 아이 평생 건강을 결정하는 90일 프로그램
김자영 지음, 이홍규 감수 / 청년정신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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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부터 잔병 치레가 많았던 나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나이도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잔병 치레가 점점 중병 치레가 되어 갔다. 언제부턴가 먹는 약이 늘었고, 어디에 가던지 비상약은 필수였다. 주변 사람들은 아예 아플 때면 내게 와서 약을 찾곤 했다. 그저 스트레스에 시달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가 한 몫을 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 환자를 치료하던 저자는 단지 증상을 줄이기 위한 약 처방과 수술적 치료에서 눈을 돌려 보다 근원적인 치유에 관심을 가졌다. 바로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에서 그 답을 찾은 것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세포가 손상되다가 어느 한계에 이르면 각종 만성질병, 성인병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토콘드리아의 건강은 태아 때부터 시작된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오직 엄마로부터만 물려받고, 이에 더해 태아 때의 미토콘드리아 건강 상태에 따라서 평생의 건강 상태가 결정된다. 엔진에 따라 성능 차이가 나듯이태어나면서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노인이 되어도 쉽사리 병에 걸리지 않지만, 약한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40세 즈음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저자는 특히 가임기 여성을 위하여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물려줄 방법을 제시해준다. 식이요법과 유해물질 피하기,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 3개월 동안 미토콘드리아의 건강을 회복시킬 방법을 설명해준다. 다발성경화증으로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던 테리 훨이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했던 훨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수정한 방안이다.

 "6336+1 and 1" 이라는 이름을 붙여 하루 동안 먹어야 할 음식 종류를 잘 기억할 수 있도록 했으며 환경호르몬, 담배씻기지 않은 농약 및 화장품에 함유된 화학물질 등 평소에 신경 쓰지 않고 지나쳤던 유해물질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사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100%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채소를 살 때도 수확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선한 것인가, 육류를 살 때도 사료가 아닌 풀을 먹여서 키웠는가를 고려해서 구매해야 하며현대인들이 애용하는 가공식품 및 일회용기는 모두 피해야 한다.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을 피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오염된 벽지플라스틱 용기, 향이 함유된 화장품, 심지어 치약까지 피하기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의 상식과도 대치되는 주장이 많다튀김 요리에 식물성 기름이 좋지 않다거나우유 및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거나, 현미를 제대로 먹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니 자신이 없으면 정제미를 먹으라거나 하는 주장은 보통 사람의 머릿속에 떠올리기 그리 쉽지 않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 많은 장애물과 어려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저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토콘드리아 회복은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도 충분히 노력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남이 하면 별 것 아닌 일도 내가 하면 금방 지쳐버리고, 과로에 시달릴 때마다 물에 잔뜩 삶아진 나물처럼 생기 없는 내가 에너지 있고 활력 있게 살기 위해서, 또한 좀 더 건강하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 말이다.

  미토콘드리아를 회복시킬 필요성을 간단히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 42점 만점에 13점이 나왔다. 당장 평소에 즐기지 않던 채소와 김치, 과일에 손이 갔다. 그렇게 좋아하던 밀가루 음식에 손이 가지 않았다.

새해에는 미토콘드리아 회복을 위해 식단에도 신경을 쓰고, 코어 근육 강화를 위해 필라테스를 배워보기로 했다. 새해에는 조금 더 건강해지고 아프거나 힘들지 않은 내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 책은 곧 아이를 가질 여성뿐 아니라 만성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 또는 일상 생활에 활력과 에너지가 없는 사람에게 병원 신세를 지는 것의 건전하고 좋은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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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경기문학 3
배수아 지음 / 테오리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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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아라는 작가를 어디선가 들어보았지만, 실제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 책에 담긴 짧은 단편 두 작품을 읽었을 뿐이지만 배수아 작가에게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작가 별로 한 권씩, 아주 작은 책 10권으로 엮어준 덕이니 감사한 일이었다. 한 권의 시집 정도로 얇고, 코트 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로 아담한 책에 실린 배수아 작가의 두 편의 단편소설 만으로 그의 아름다운 문체에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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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 밀레나, 황홀한>에는 독립영화 감독의 하루가 그려져 있다. 짧은 단편소설이지만 긴 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아름답고 운율이 있는 문장들이었다. 주인공 험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 가루 두 스푼을 컵에 덜고 따뜻한 물을 부어 천천히 커피를 마시는 장면과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들어가 우연히 손에 잡힌 <밀레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장면은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한 자 한 자 노트에 옮겨 적어 보고 싶을 정도였다
.
 
이 작품은 이렇게 잔잔하고 소소하며 아름다운 장면으로 시작하여 독립영화 지원 단체의 비서를 영화관에서 우연히 만나, 그녀의 절절한 호소와 부탁을 마주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아무도 마주치지 않고 누구도 그를 마주치지 않는 험윤의 하루는 문 앞에 놓여진 쪽지로 인해 누군가의 집 안으로 들어가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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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식 뒷마당> 역시 뇌수막염에 걸린 경희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장면으로 가득하다. 경희가 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는 평화로운 장면을 읽으면서 어디선가 예쁜 종소리가 울리는 듯 하다. 경희가 읽고 있는 책이 사실은 백지의 노트임을 알고 나서 충격에 빠지지만 주인공은 곧 경희의 이야기에 매료된다. 그와 동시에 책을 읽어나가는 나도, 앵두나무와 그네가 있고 담장 사이로 초원이 보이는 아름다운 영국식 뒷마당 이야기에 푹 빠져서 주인공과 함께 경희의 무릎에 손을 올리며 다음 이야기를 조르고 싶다. 가정부가 집에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경희와 함께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당장 방으로 달려가야 함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경희의 처지에 대한 아프고 통렬한 깨달음을 얻을 때, 책을 읽는 나도 비로소 아름답고 기묘한, 두렵기까지 한 이야기에서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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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페이지 남짓의 아주 얇고 작은 책에 담긴 두 편의 단편소설만으로 배수아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등단한 지 오래된 작가여서 이미 많은 작품을 출간했고,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 많다는 데 설렘과 행복을 느꼈다
.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이 책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에 아름다운 작품과 마치 시 같은 문장, 그리고 이 작품을 쓴 배수아 작가에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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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스며든 오래된 장소,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엄시연 글.그림 / 팜파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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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때 엄마 손에 이끌려 미술학원을 찾았었다. 그 곳에서 배우는 미술은 재미있었고, 수채화뿐만 아니라 뎃셍이나 유화도 배우면서 나는 잠깐 그림을 그리며 사는 삶을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잠깐의 생각만으로 부모님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상처를 받은 나는 더 이상 그림을 배우지 않았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모르지만, 여행길에 올라 그림을 멋지게 그리는 것이 아직도 로망 중에 하나이다. 주말에 가끔씩 책을 보며 그림을 그려보는 게 전부여서 아직은 이루기 요원한 로망이지만 마음속 깊이 동경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저자가 무척 부러웠다. 역사적인 곳에 방문하여 그곳을 스케치북에 담고 그곳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특별한 장소의 이색적이고 오래된 분위기를 전해주는 멋진 그림들이 책 안에 가득 들어있어 몇 가지 간단해 보이는 그림은 따라 그려보고 싶었다. 책에 담긴 아름다운 장소들을 찾아 가보고 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들었다
.
 
저자는 전태일, 이상 등이 자취를 남긴 장소와 그들의 인생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평화시장이나 이상의 집도 그림으로 구경하고 전태일과 이상의 인생 이야기에도 빠져들었다. 요절한 전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안타까워하다 그들이 자취를 남긴 장소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
 
한국 최초로 세워진 각종 가게들도 글과 그림으로 소개했다. 대부분이 일제 시대부터 시작되었을 정도로 오래된 가게들 이야기이다. 2~3대를 이어가며 열정을 바친 장인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가게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이들에게는 가게를 지키는 것이 단순한 밥벌이가 아닌 역사를 잇는 하나의 사명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
 
그곳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라 소개된 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집에 턴테이블은 없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동생을 리빙사에 데려가 구경시켜 주고 싶고, 빵을 좋아하는 나는 태극당에서 모니카 아이스크림과 커피빵을 먹어보고 싶었다. 캘리그라피 연습을 좋아하는데, 실력이 쌓이면 구하산방에 가서 좋은 붓 하나를 마련하고 싶어졌다
.
 
책은 요정에서 사찰로 거듭난 길상사처럼 과거와 쓰임새가 달라진 장소들을 소개하면서 끝난다. 공장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로 탈바꿈하기도 했고 여관에서 전시장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그 쓰임새의 커다란 변화가 놀라웠다
.
 
거의 대부분 서울 안에 있는 장소들의 이야기이지만 서울 안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게 새로웠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림과 글로 이색 서울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림을 좋아한다면, 여행이나 탐사를 좋아한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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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부자가 된 배달맨
정연훈 지음 / 일송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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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나가서 뛰어 놀거나 친구 집에 놀러 가지 않고 주로 집에 있었던 내게 독서는 유일한 취미생활이었다세계문학전집이나 고전만화 등을 잡히는 대로 읽었고방학 때면 도서관에서 책을 박스로 빌려다가 모조리 보았다그러고도 책이 모자라서 본 책을 또 보고 또 보았다내 의사대로홀로 뭔가를 할 수 없었던 어린 내게 책은 유일한 즐거움과 기쁨의 원천이었다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책 읽기를 취미로 생각한다. 즐겁기 위해서, 여가를 보내기 위해서 편하게 책을 들춰보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 삶의 나락까지 떨어졌으나 치열하고 맹렬한 독서로 그 나락에서 건져 올려진 삼십 대 청년의 이야기가 있다. 중대한 미션을 수행하듯, 사명감을 갖고 진지하게 독서에 매진하여 자기만의 독서 법을 고안, 대중에게 소개하기까지 이르렀다.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헤어져 시골 할머니 집에 상처받은 채 보내졌다. 병든 할머니와 뇌를 다친 아버지와 힘들게 살다가 그마저도 십대에 차례로 잃고 동생과 함께 세상에 덜렁 남겨졌다. 그 때부터 단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굶지 않기 위해, 하루 하루 존재하기 위한 괴로운 싸움이 벌어졌다. 세상은 저자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특히 서울로 올라와 일자리를 잡은 다음에는, 사람들의 무시, 동료나 고객과의 부딪힘, 갈등 때문에 직장을 박차고 나오기 일쑤였고 결국에는 게임만 하며 벌어놓은 돈을 탕진하는 삶을 살았다. 한때, 30대의 삶은 없다고 생각하던 저자는 어느 날,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도서관에서 “이방인”을 빌려 완독을 해내기 이르렀다. 그렇게 시작된 독서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신앙생활로 30대뿐 아니라 40대, 50대의 희망찬 삶까지 내다보고 있다. 
 가혹할 정도로 굴곡진 인생 이야기는 상당히 흡인력이 있었다. 글은 다소 투박하기도 했지만,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내는 절망과 희망의 이야기는 분명히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저자는 자신에게 잘 맞았던 주5일 독서 법을 소개하고, “읽고, 기록하고, 생각하고, 적용하고, 실천하는” 5단계 독서 법을 권하였다. 저자가 주장하는 독서 법은 크게 대단하거나 신선한 주장은 아니었지만 “책에서 발견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이 책이 진정으로 독자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는 이유였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절망의 나락에서 “책”이라는 희망을 붙들고 올라오는 이야기와 독서를 통해 치유되고 위안을 얻는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던 할머니가 난해한 하버드 클래식 전집을 독파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무리 불우했어도, 아무리 사정이 여의치 못해 많은 것을 누리지 못했어도, 우리의 가슴에는 지적 욕구와 열정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한 희망의 기운은 가혹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가슴 속에 숨어 있다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우리 밖으로 치밀어올라 책 앞으로, 학교 안으로 이끈다. 공부를 끝마치지 못했어도 노년에 이르러서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고, 더 이상의 삶은 의미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도 책을 가열차게 읽으며 대학진학과 자신의 사업을 일궈갈 꿈을 가질 수 있다. 
 청년이여, 꿈을 가져라. 열정을 불태우라. 지금까지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어느 한 권의 책이 길잡이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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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크릿 독서 노트 - 가슴으로 읽고 손으로 남기는
이권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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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10년 써도 다 못쓸 것 같은 두꺼운 노트를 사서 독서노트를 열심히 썼다. 책을 읽는 동안 발췌할 부분에 일일이 포스트잇을 붙이며 독서노트 쓸 준비를 했다. 책을 다 읽으면 포스트잇을 하나 하나 찾아가며 노트에 옮겨 적고 한 장 분량의 간단한 감상을 썼다. 

 그러나 삶이 바빠지자 읽기만 하고 독서노트를 쓰지 않아, 쓸 거리가 밀려 엄청난 양이 쌓였고 급기야는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바쁜 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던 것 같다. 독서노트를 쓰는 데 드는 공수는 많은데, 막상 쓰고 나면 별 의미 없는 글인 것 같은 회의감도 들었다.

 <마이 시크릿 독서노트>는 이런 내 회의감을 해결해주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대로 한 장 한 장 내용을 채워 완성도 있는 독서노트를 쓸 생각에 설렜다.

 책의 내용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독서 노트는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간단하지만 흥미로운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요즘 시대에 책을 읽기 힘든 이유는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매체라는 점을 꼬집으며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PC방을 나와서 서점과 도서관으로 향하라고 충고한다. 나도 스마트폰을 쓰기 전에는 한 달에 8~9권을 읽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자 아무리 많이 읽어도 3~4권을 넘지 못했다. 그 이유가 스마트폰임을 알면서도, 즉각적으로 흥미로운 컨텐츠를 내 손에 전달해주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집에 쌓여있는 책을 볼 때마다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고 한탄했다. 이제 과감히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을 잡으련다. 

 “왜 읽는가?”에 대해서 이 책은 “쓰기 위해서 읽는다!”라는 제안을 한다. 읽으면 쓰는 능력이 향상되고, 쓰기 위해서 읽으면 집중력이 높아져서 책을 제대로 읽어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그 방법대로 빼곡하게 글을 채울 노트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책의 첫 장은 <READ LIST>로 시작된다. 2016년에 읽은 책들을 하나씩 적어보았다. 분야를 적다 보니 소설이나 에세이를 주로 읽었음이 파악되었다. 출판사나 전체 페이지수를 찾아 적느라 공수가 들었지만, 쓰고 나니 뿌듯했다. 이 리스트를 어서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법과 서평/독후감을 쓰는 법에 대한 본격적인 가이드가 나오기 전에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을 쓰는 부분이 있다. 책을 읽고, 서평이나 독후감을 쓰기 전에 먼저 한 번 생각해 볼 만 하다. 개인적으로 책은 재미있어서 읽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세계문학전집을 읽으면서부터 책은 내 오락거리였고 즐거움의 원천이었다. 좀 더 나이가 들어 인문학 서적을 읽거나 자기계발서적을 읽으면서도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어렸을 때는 소설의 스토리를 즐겼다면 이제는 새로운 세상을 탐사하는 즐거움으로 책을 읽는다. 아직도 소설이나 에세이를 제일 많이 읽지만, 어렸을 때에 비하면 책을 읽는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어졌음을 느낀다. 그리고, 여전히 책은 재미있다. 나는 아직도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리뷰를 남기기 전, 자신의 독서습관을 체크해보기 위한 리스트가 있다. 이 리스트는 리뷰를 쓰기 전에 한 번 체크하고, 리뷰로 이 책을 가득 채운 후에 다시 한 번 체크한다. 그리고 두 결과를 비교해볼 것을 제안한다. 독서습관이 좀 더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현재도 Good! 단계 이지만 리뷰를 모두 쓴 다음에는 Wow! 단계가 되어 있기를 기대하며 리뷰를 적어보았다.

 최근에 읽은 책으로 리뷰를 하나 적어보았다. 상단에 책에 대한 정보를 적고 시작한다. 가운데에는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문구를 필사한다. 옛사람들이 “초서”라고 불렀던 것이다. 만년필에 대한 책을 읽고 나서, 기억해야 할 사항이라거나, 만년필을 소재로 한 시적인 표현을 옮겨 적었다. 양 옆에 조그만 부분에는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이나 관련된 추억, 더 찾아볼 내용을 적는다. 옛사람들이 “질서”라고 불렀던 부분이다. 책을 읽으며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토대로 내 안에서 나올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나 자신의 사유를 기록해 놓는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마지막 부분은 리뷰를 쓰기 위한 개요표를 작성하고 한 페이지의 짧고 자유로운 리뷰를 쓰는 것으로,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개요표는 대주제문과 소단락 별 소주제문을 쓰도록 되어있고 서론은 가장 나중에 쓰게 되어있다. 서론부터 쓰다 보면 막히기 일쑤이기 때문에 내용을 모두 정리한 후에 “관심환기” 부분과 “문제제기” 부분을 쓰도록 되어 있다. 이대로 따라 써보니 여전히 독서노트를 쓰는 것은 공수가 많이 드는 일이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더하겠지만, 글을 쓰기 전에 개요표부터 작성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책도 다시 한 번 들추어보게 되고, 개요표도 여러 번 고쳐 썼다. 한 권의 리뷰를 쓰는 데 두, 세 시간이 걸린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내 노력이 의미 없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단지 내용을 몇 가지 발췌하고 대충 감상을 쓰던 이전의 독서노트에서 한 단계 발전한 기분이 든다. 이 책을 모두 내 글로 채우고 나서는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책을 읽고 난 느낌과 감상, 책에서 얻은 것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모든 이들, 책의 리뷰를 제대로 써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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