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라이브러리

[eBook]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세상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생을 끝내고 싶다며. 그러나 이번 생에서 후회하는 것을 돌려놓을 수 있다면? 자신의 선택을 바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면? 과연 그는 그 기회를 반길 것인가? 아니면 생을 끝내는 것조차도 자신의 마음대로 안 된다며 좌절할 것인가?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는 자정의 시간에 멈춰 있는 도서관이 나온다. 그리고 그 도서관은 생과 사의 경계 지점에 있다. 도서관에는 사서 선생님인 엘름 부인이 기다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노라는 삶에 좌절했다. 어릴 적 대회에 나가서 우승할 정도로 잘 하던 수영도 그만두어 버리고, 남자친구였던 댄과의 결혼 직전, 노라가 결혼을 취소해버렸다. 빙하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그 꿈도 이루지 못했고, 이지와 오스트레일리아에 가서 살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근근이 이어가던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잃고, 키우던 고양이 볼트도 자동차 사고로 죽어버렸다. 심지어 노라의 도움을 필요로 하던 이웃 조차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노라가 필요 없다.
노라는 자정 즈음 유서를 쓰고 약을 삼켰다. 그리고 그는 자정의 도서관에 도착했다. 사서 엘름 부인은 노라에게 후회의 책을 내민다. 노라가 평생 한 후회가 모두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그리고 노라는 그 후회 중 하나를 되돌린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 자정의 도서관에 가득 차 있는 초록색 책들은 모두 노라의 다른 인생들이고, 노라가 후회하는 것을 선택하면, 그 선택을 되돌린 인생에 해당하는 책이 노라에게 다가온다. 노라가 책을 펼치는 순간, 노라는 또 다른 우주에 떨어진다. 노라의 다른 인생의 가능성에. 노라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또 다시 좌절하는 과정을 통해 차차 인생을 배워 간다.
상당히 흥미진진한 설정에, 인생과 자신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가독성도 좋고 이야기에 흡인력이 있다.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평행 우주라는 SF적인 개념에 철학적인 질문을 담은 이 책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