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 - 좋아하는 마음을 잊은 당신께 덕질을 권합니다
이소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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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오타쿠 등의 말이 유행하기 전부터 난 덕후의 기질이 있었던 것 같다. 가수 이승환의 목소리와 음악에 빠져서 늘상 콘서트를 보러 다니기도 했고,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을 수 있는 그 문구가 너무 좋아, 연구실에서 사무용품을 구입할 때가 되면 살인적으로 바쁜 와중에도 온라인 문구점의 거의 모든 상품을 샅샅이 훑어서 예쁜 문구를 주문하는 악취미도 있었다. 어려서 많은 책을 봤지만 거의 다 빌려 본 것뿐이라 책이 너무 갖고 싶어서, 성인이 되고 책장 서너 개를 책으로 가득 채우고도 남아 집안을 온통 책으로 채우기도 했다.

각종 덕질을 한 사람으로서 일본문학 번역을 하는 이소담 작가는 단연코 부러운 성덕(성공한 덕후)이다. 일본 성우, 일본 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해 드라마 CD를 끼고 살다가 일본어에 귀가 트이고, 결국 일본문학 번역가까지 되었으니, 어찌 성덕이 아닐 수가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계도 유지한다니, 일이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니, 꿈 같은 이야기다.
그는 덕질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고 고백한다. 특히 아이돌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을 좋아해 그가 출연한 것이라면 콘서트든 뮤지컬이든 챙겨보는 팬이다. 그는 덕질을 열심히 하게 된 시기와 번역 일이 잘 풀린 시기가 겹친 경험을 이야기한다. 덕질이 삶에 활력을 주고 그 활력이 일도 잘 풀리게 했으리라. 뭔가 사랑할 대상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막대한 에너지와 살아갈 힘을 가지는 것 같다.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이소담 작가가 김동완의 미모(?)에 반해 열정적으로 덕질을 한 이야기며, 김동완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내용을 읽다 보면 마치 사춘기 소녀의 달뜬 얼굴을 보는 듯 하다. 실은 나도 이승환 콘서트에서 김동완을 본 적이 있다. 깜짝 출연으로 참여한 김동완은 콘서트 안에서 아주 작은 역할을 맡았음에도 세상 열심히 연기하던 것을 보며, 역시 아이돌 그룹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덕후들만의 언어와 신화 팬들 간의 전문 용어가 마구 쏟아지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좋아하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떳떳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좋아하는 것들로 인생에 동기 부여가 된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
그는 순간 순간을 최대한으로 사는 사람이리라. 그 순간 가장 사랑하는 것에 마음을 쏟고, 실컷 좋아한다고 소리지르고, 마음껏 즐기는 그는 진정으로 살아있는 사람이다. 그의 이번 생은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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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7펜스 2021-07-2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서평 즐감했습니다ㅎㅎ

설렘이 2021-07-23 14:20   좋아요 0 | URL
보내드릴 수 있는데 말이지요.. 혹시 원하시면 네이버 쪽지 주세요~~^^

달과7펜스 2021-07-23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럼 쪽지 보내겠습니다.미리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