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 그 역사의 뿌리를 찾아서
조승옥 지음 / 글씨앗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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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에서 정년퇴직한 철학 교수로 조승옥님이 이미 육사 30년사, 50년사 60년사가 있지만, 육사의 뿌리와 정체성을 밝히기에 미흡하여 수년간의 연구 성과를 담아 육군사관학교를 내놓았다.

 

대한제국 무관학교 재학생 출신 10명이 국군 장교가 되었고, 창군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음으로 대한제국 무관학교가 창군과 무관하다는 육사 30년사와 50년사의 기술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일제 강점기 신흥무관학교와 임시정부 무관학교 등을 통해 그 명맥이 이어졌으며,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그 정신과 인맥이 계승되었고, 독립군과 광복군은 대한민국 국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제 강점기 대한제국 무관학교의 명맥이 단절되었다는 주장은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는다.”라고 판단한다. (P. 470) 저자가 도달한 결론은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는 연무 공원을 시원으로 하여 대한제국 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 대한민국임시정부 무관학교, 독립군, 광복군을 계승한 민족사관학교이다.”

 

육사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연무 공원(1888~1894), 대한제국 무관학교(1898~1909), 신흥무관학교(1911~1920), 육군무관학교(1920)와 한국광복군(1940~1946), 육군사관학교(1946~)를 치밀하게 조사하고 분석한다. 신흥무관학교와 광복군은 학교 역사에서 언급되기에 이름 정도만 알던 얕은 역사 지식인지라 연무 공원과 육군무관학교는 생소했으나 상세한 조사결과를 보니 맥이 닿아 있음을 알겠다. 세계적으로 사관학교의 설립이 귀족 사관학교에서 전문 직업 장교가 등장하는 배경과 한국, 중국, 일본의 사관학교 도입 과정은 흥미 있는 교양이 될 듯하다.

 

광무 개혁의 의의는 이미 이태진의 고종 시대의 재조명을 통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 대한제국 무관학교 설립과 광무 국방개혁의 상세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군대해산과 항일무장 투쟁을 상술하고 무관학교 졸업생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내용이 상세하다. 황태연의 갑진 왜란과 국민 전쟁에서 다룬 내용과 다르지 않다. 특히 사료에 근거하여 당시 독립군, 광복군 등의 수를 파악해 제시하였기 때문에 막연한 독립운동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영국과 합작하여 미얀마 전선에서 성과를 내고, 미군과도 협력하였음을 어떤 책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에 관한 내용은 비중이 작다. 이는 차남의 조언에 따라 육군사관학교 역사를 후속편으로 집필하려는 뜻이 있다고 밝혀 아쉬움을 달랜다.

 

본문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내용을 정리해 보면,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귀족이 아닌 사람도 장교가 되거나 사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p.24) 1806년 나폴레옹과 전쟁에서 패한 프로이센은 장교 임용령에서 출신 성분이 아니라 우수한 자질은 장교 임용조건으로 삼았다. (p.26) 전문 직업 장교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프로이센 육군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1870~1871)에서 승리함으로써 효력을 발휘했다. 중국은 양무운동 과정에서 사관학교 제도를 도입하였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고 미국인 퇴역 장교를 교관으로 초청한 연무 공원(1888)이 우리나라 사관학교의 효시가 된다. (p.49) 연무 공원이라 한 것은 무술을 연마하는 관립학교라는 의미다. 우리나라가 스스로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최초의 사관학교다.

춘생문 사건이란 명성황후시해사건 이후 친일세력에 포위되어 신변의 위협을 느끼던 고종 임금을 궐 밖으로 피신시키려다 실패한 사건이다. 이학균을 대한제국 무관학교의 아버지로 평가한다. 교장으로 재직하며 미군의 전술교재, 훈련규칙을 번역하고 교재개발, 교과과정, 교육방법 등을 제정해 교육체계를 확립했다.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수많은 독립운동 지도자를 배출했다.

대한제국 시기에 아리토모 일본 외무대신이 조선을 북위 39 도선에서 나누어 러시아와 일본이 점령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상 로바노프가 대안으로 러, 일 양국 군대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하여 중립지대를 설정하자고 제안하여 이를 비밀 조항으로 채택하였다.”(p. 86)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얼마나 불리한 처지인지를 확인한다. 강대국의 힘은 한반도를 38, 휴전선으로 남아있고 남한은 섬과 같은 처지다.

서울이 근대 도시로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96년부터 1899년까지 한성판윤으로 재직한 이채연에서 비롯된다. 1899년 전차가 개통되어 운행을 시작하였다. 동양에서는 도쿄, 홍콩, 상하이, 베이징보다 먼저 서울에서 전차가 운행되었다.

광무 개혁으로 1900년대 초 중앙에 4개 연대 9,000명과 지방에 6개 연대 18,000명의 병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자주독립을 지향하던 시대적 여망에 부응했다고 본다. 일본의 방해 공작으로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1903년까지 대한제국 군대가 보유한 소총은 최소 3만 정 이상이 되었을 것이다. (p.119)

 

군대해산 과정에서 서울 시위대의 항전은 단 하루 만에 끝났으나, 이 항전은 이후 계속될 지방 진위대 해산계획에 차질을 빚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병봉기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날의 항일 투쟁은 이후 의병-독립군-광복군으로 그 명맥이 이어졌다(p.144) 영국의 맥켄지 기자는 해산군인들이 조직하고 훈련한 의병들이 일본군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고 듣고, 이를 양평에서 의병부대를 직접 만나 확인하였다.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의병 사진은 이때 맥켄지가 촬영한 것이다. (p.146) 이 같은 의병 투쟁을 황태연은 갑진왜란과 국민전쟁에서 국민전쟁으로 명명한다. 외국에서도 이를 의병투쟁이 아닌 전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록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일제의 강압으로 문을 닫았지만, 무관학교의 자주독립 정신을 이어받아 일제 강점기 만주의 신흥무관학교, 북로군정서 사관연성소, 신민부 성동사관학교,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 등을 통해 그 정신을 이어갔다. 그리고 해방 후 태릉 육군사관학교로 그 명맥이 이어졌다.

 

임시정부 군무부장 조성환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코군과 무기 구매 협상을 통해 북로군정서 독립군에게 충분한 무기를 공급해 북로군정서 독립군이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청산리전투는 홍범도 연합부대와 김좌진의 북로군정서 독립군이 대첩을 거둔 전투였다. 무기와 훈련이 부족한 900명의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 5,000명을 상대로 싸웠다. 일제에 강제 해산된 대한제국 군인들이 일본군을 상대로 한 설욕전이었다.

 

193810월 김원봉은 중국 국민당 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선의용대를 창설했다. 광복군보다 2년이나 앞선다. 이후 김원봉은 한국광복군에 합류하여 광복군 부사령관과 임시정부 군무부장을 역임했다. 독립군 대장 홍범도는 대한민국 정부가 1962년에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반공을 국시로 내세웠던 5.16 군사 정부에서 수여한 것이다. (p.277) 2021년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서울로 봉환되었고, 최고 훈격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 이런 정황에서도 홍범도 장군의 동상을 육사에서 없애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홍범도 연구가들은 홍범도를 영웅적 항일투사로 평가한다. (p.279) 김좌진 장군은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당했다. (p. 281)

 

임시정부 무관학교는 수명은 짧았지만, 대한제국 무관학교의 정신을 계승하여, 일제에 빼앗긴 조국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고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운 무관학교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p.332) 중국 시안은 화베이 지역에 이주해 있던 20여만 명의 한인 동포를 대상으로 모병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요충지었다. (p.346)

 

1940915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한국광복군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조소앙 외무부장이 낭독한 광복군총사령부성립보고서릍 통해 한국광복군은 일찍 190781일 군대해산에 이어 성립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며, 왜적이 우리 국군을 해산하던 날이 곧 우리 광복군 창설 때인 것이다.”라고 하여 광복군이 대한제국 국군의 항이 투쟁 정신을 이어받은 의병-독립군-으로 이어진 맥을 계승하고 있음을 천명하였다. (p. 350)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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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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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이 나를 가리킨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받고도 이틀이나 펼치지 않았다. 나에게 어떤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젊은 날의 나와 견주어 읽다 보니 우려는 기우였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15년간 S 생명에서 직장 생활에 전력투구하던 여성이 삶의 방향을 틀어 여유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전적 에세이다.      


   책 분량의 1/3 이상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자본의 논리에 따라 조직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기업의 업무량과 분위기를 가시적,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조직은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한다. 손해사정 업무에서 언더라이팅, 사내 미디어 제적 송출, 경영전략팀 등 서로 다른 업무에 배치하더라도 적응하고 능력을 발휘해 낼 때 기업은 이윤을 얻는다. 유능한 직장인으로 인정받고 승진하려면 멀티태스킹하는 능력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공공기관 어느 직장이든 마찬가지다. 저자 민선정은 유능한 직장인으로 평가받기 위해 대학원 공부, 독서 등 포텐셜을 키워가는 것은 물론 야근을 일상처럼 해왔다. 글은 회사에서 승진하는 직장인의 전형을 보여 준다. 여기 까지라면, 열심히 사는 직장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는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함에 눈 뜨고 육아휴직을 통해 신이 보낸 어머니의 역할을 하려고 제주 한 달 살이를 선택한다. 제주 한 달 살이를 경험하며 삶의 방향을 틀 용기를 얻는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서울에서 제주라는 공간 이동을 통해 삶의 형상을 비교한다. 15년간 서울 회사 생활은 소외된 삶이다. 아파트에 함께 사는 사람들을 이웃이라 말하기 어렵다. 나만의 공간에 울타리를 세우고 침범자를 경계하는 삶이 만들 결과다. To-do 리스트에 따라 완벽한 업무 처리를 하려다 보니 가정에만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손에 든 다이어리는 자신을 평가하는 기초이고 경제적 이득과 완벽한 일 처리, 인정받는 직장 생활의 근거인 삶이 서울살이를 표현한다. 퇴직하고 정착한 제주에서의 삶은 회사 대신 자녀의 삶이 중심이고 자신의 삶이 중심을 둘러싸고 있다. 이웃과 음식을 나누고, 때를 가리지 않는 이웃의 방문, 기쁜 일을 함께 축하하고 아픔을 다독여주는 이웃과 살며 가족과 이웃을 함께 신경 쓰는 삶이기에 To-do 리스트는 최소한이거나 비어 있기도 하다. 대신 제주에서 살아가는 데는 여유가 있고 때로는 넘치기도 한다. 버스를 타고 다니던 서울살이는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시작했으나 종국에는 자동차로 바뀌지만, 일상의 탄소발자국은 줄어들었다. 가족과의 대화가 두괄식, 용건만 확실하기로부터 기다려주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대화로 바뀐다. 제주 올레길 걷기는 제주 살이를 의미를 확장하는 계기이자 산책 마니아로 변신하게 한 마중물이었다.      


   완벽한 업무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결과로 승진하고 연봉이 높아지는 직장 생활 중심의 삶에서 육아휴직으로 경험한 제주 한 달 살이를 통해 퇴직한 이후 제주에서 살아가는 40대 초반 여성의 삶을 그렸다. 비록 경제적인 여유는 줄었을지라도 자녀와 함께하는 행복과 여유라는 무형의 가치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저자의 퇴직 결정이라는 용기는 일에 지친 직장 생활인에게 걱정일 수도 부러움일 수도 있다. 저자의 결정을 옹호하거나 드러내고 자랑하는 문장은 없다. 독자의 몫이다. 

   여유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독박육아’라는 단어가 거슬린다.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까지 아이의 유치원 등 하원을 맡아하고, 일과 후에도 자녀 양육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했던 남편에게 고마움,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조직 구성원의 1%가 되려 노력하고 얻었지만, 과정에서 육아를 아내에게 100% 맡겼던 독자의 회한 때문이다.      

P.S. 출판사 <마음 연결>에서 보내 준 책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를 읽고 쓴다.

   <신간출판평>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작가인지 출판사인지 결정 주체를 알 수 없으나 제목을 잘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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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으로 가다 - 사소한 일상의 세밀한 기록
전지영 지음 / 소다캣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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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승무원, 책 디자이너, 만화가, 동물보호 활동가, 작가, 1인 출판사 대표. 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으로 연결이 쉽지 않다. 27년간 한 직종에 근무한 경험으로 볼 때 작가의 변신과 경력은 놀랍다. 먹고 사는 문제야말로 삶에서 기본이기 때문이다. 잠재능력(potential)과 결단력이 있어야 변신할 수 있다. 책방으로 가다는 작가의 일상을 책과 연결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책방으로 가다를 읽다가 독특한 책의 구조, 구성력을 본다. 에세이라서 읽다 보면 내 마음에 가까이 와닿는 문장이 있다. 밑줄을 치거나 포스트잇을 붙여둔다. 이 문장은 다음 장의 문 앞에 걸렸다. 책 열 권에 관한 글에서 하나도 빠지지 않는다. 프롤로그에서 한 문장은 다음 장의 디딤돌이 되고, 첫 장의 어느 한 문장은 다음 장의 디딤돌이 되도록 책을 엮었다. 작가의 의도가 있을 것이다. 나 같은 독자에겐 놀랄만한 일이다. 작가가 선택한 문장 중 80%를 골랐으니 하는 말이다. 여성 작가의 섬세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거로 생각한다. 장간 연결은 색깔이 다른 천을 모아 만든 화려한 패치워크가 아니라. 비슷한 색깔인 진주 목걸이처럼 이야기가 책과 연결돼 있다. 어쩌면, 따스한 봄 햇살과 가볍게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백색 셔츠 10장이 걸린 빨랫줄을 보는 듯하다.

 

10개 문장은 나열한다. 문장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고, 10개 문장을 이어보면 살아가는 모습을 드러낸다. 공자의 말, 철학으로서의 불교, 포스트 모더니즘, 스토아 철학, 실존주의 철학, 본질과 실존의 문제, 에포케 등을 쉬운 문장으로 표현한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삶의 어떤 부분은 말할 수 없다.

햇빛이 비추는 곳에 그림자가 생기듯 우리는 각자 자신의 그늘을 짊어지면서 산다.

우리가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삶의 결과가 아니라 오직 삶의 과정에서 일어난 그 사람의 태도뿐이다.

모든 것이 이처럼 선명한 날, 나는 오히려 희뿌연 먼지처럼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정말이지 삶이란 억지로 해야 할 일과 참아야 할 일이 차례대로 늘어서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무의미했지만,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빛났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오직 지금이라는 순간뿐이다.

관계의 이면에는 보이는 것과 다른 진실이 있다.

내가 원한다고 여기는 삶이 정말로 원하는 삶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

프롤로그에서 찾은 첫 문장의 그것은소설이다.

 

이름있는 출판사에서 기획 출판했지만, 많이 팔리지 않았다는 고백은 몰라서 읽지 않았다.”라는 문장을 보내니 위안 삼기를 바란다. 에필로그의 한 문단(책방으로 가다는 잠깐이나마 손에 쥐었던 어떤 인상에 대한 기록이다. 타인을 위해서 그다지 기억될 필요 없는, 그래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게 두어도 상관없었을 그런 것들을 썼다)은 겸손한 작가의 마음이다. 책 읽어주는 남자를 영화로 본 사람이라면, 해변의 카프카를 읽어야 할 동기를 준다. 에세이의 역할은 충분히 해낸 거다.

 

몇 년 전 앨리스 먼로의 행복한 그림자의 춤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읽어 대단한 서사나 괴기한 사건, 영웅적인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글이 편안함과 일상의 행복을 느끼게 할 수 있음을 안다. 책방으로 가다도 경쟁 사회에 어울리는 확실한 목표와 성취적인 행종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잠깐 쉬어 가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자신이 힘들게 살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편하게 가져보자고, 그래서 번 아웃이나 자신을 해치는 결정을 할 순 없다고 이야기한다. 작가의 속내와 개성을 엿볼 수 있는 문장들이 다른 에세이와 차이를 만들었다. 표지와 본문을 채워 준 그림이 남자가 보기에 모두 이쁘다. 책의 크기와 부피가 주는 부담은 요즘 표현으로 0에 수렴한다. 여성 독자가 책방으로 가다를 놓친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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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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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1세기 포스트 모던 시대를 살아간다. 계몽사상으로 세상을 본 덕분에 이성의 힘으로 낡고 불합리한 관습과 제도를 버렸다. 피와 땀을 흘려가며 만든 합리적인 세계는 질서정연함, 효율적인 기능, 규격을 기준으로 산업화를 이끌었다. 덕분에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던 20세기를 지나며 감성과 차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비합리성, 개성에 가치를 부여하는 포스트 모던 시대를 열고 있다. 포스트 모던 철학은 절대적 진리보다는 다원주의적 가치를 추구한다. 플라톤의 사상은 서구 모더니즘 사회에서 빛이 났으나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도 가볍게 볼 것은 아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플라톤의 생각을 따라가 본다.

자연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제우스나 포세이돈과 같은 초자연적 신에서 찾지 않고 자연 자체에서 사물의 본질에 대한 합리적인 대답을 구하려 한 사람이 만물의 근원은 이라 본 탈레스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을 통해 알 수 있다. ‘관찰을 문제의 해답을 찾는 출발점으로 인식한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이전에 소피스트들은 옳고 그름, 선과 악에서 개인주의와 상대주의를 취해 그리스의 예술과 민주적 사상에 이바지했다. 인간의 삶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상대주의가 극단으로 흐르면, 각자의 가치가 옳다고 주장할 경우 어느 것도 옳다고 말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보편적 윤리에 상대주의는 타당하지 않다. 저자는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되 옳고 그름에 대한 도덕적 기준은 절대적이어야 한다고 본다.

 

플라톤은 인간을 영혼과 육체로 나누고 영혼을 육체보다 우위에 두고(이원론) 영혼을 돌보는 삶이야말로 가치 있는 삶으로 본다. 이 세상을 보이는 세계보이지 않는 세계, 즉 이상(이데아)’으로 나누고 이상만이 참된 세계로 본다. 널리 알려진 동굴의 비유로 이데아를 설명한다. 이데아는 존재하는 모든 개체의 본성이라 보는데 이는 서양철학을 2000여 년 지배하며 논쟁의 장을 열었다. ‘동굴의 비유로 이데아를 설명한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의 세계를 부정하고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만 인정한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이 이성, 기개, 욕망으로 이루어졌으며 욕망은 자연스러운 본능이기에 부정할 것은 아니며, 인간이 삶을 유지하는 추동력으로 본다. 가치 있는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다. 지혜(이성), 용기(기개), 절제(욕망)이 가장 조화를 이룬 상태를 정의, 즉 올바름이라고 말한다.

나의 자질과 역량, 미덕(지식)을 탁월한 수준으로 키우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본다. 삶의 고통은 회피할수록 무기력해진다. 우리의 지성을 드높이려면,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쾌락과 고통이라는 감정의 조화와 대립 탐구하는 법을 배우며, 삶이 주는 고통에 도전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있을 때 죽음은 존재하지 않고, 죽으면 이미 우리는 존재하지 않음으로 죽음을 인식할 수 없다.” 죽음이 두렵다는 생각이 문제다. 두려워할 것은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행복한 것처럼 꾸며진 행복은 진짜가 아니다. 참된 행복은 운명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상태에 있다. 진정한 행복은 영혼의 안정과 만족에 있다.

 

삶의 기준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의 해답은 자신에게 두어야 한다. 영혼, , 부라는 세 가지 소유물에 관한 플라톤의 생각이다. 플라톤은 자기 영혼을 존중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자기 과실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 쾌락을 탐닉하지 마라. 노고와 두려움과 어려움과 고통을 굳건하게 견뎌라. 삶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여기지 마라. 미덕보다 아름다움을 더 존중하지 마라.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지 마라. 악행을 저지르지 마라.] 아름다움을 위해 가꾼 몸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보기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체력적으로 건강한 몸이어야 한다. 인간의 소유물 중 돈과 재물은 필요한 것들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재산이 가장 알맞고 가장 훌륭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에 생명력과 활력을 부여해 주는 것은 에로스다. 가난, 실패, 좌절, 절망 등으로 고통스러울 때가 삶의 최악은 아니다. 최악은 삶에 지루함을 느낄 때다. 삶에 무언가가 빠져 있어 불안하지만 그러한 결핍 때문에 무언가를 욕망하며 나아간다. 흔들린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다. (P. 233) 저자는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을 분별하고, 불확실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자고 말한다.

 

플라톤의 인생 수업에는 플라톤만 등장하지 않는다. 피타고라스, 제논, 쇼펜하우어, 파스칼, 아리스토파네스, 프로타고라스, 에픽테토스, 톨스토이, 알랭 드 보통의 생각도 꺼내놓고 이야기한다. 서양 철학사에서 17세기 데카르트의 합리론과 로크의 경험론이란 방향을 가지는데 플라톤의 사상은 합리론에 깊게 연관된다. 예술이란 이데아로 모방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예술은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관념들을 자극해 냉철한 이성을 잃게 하므로 이상 국가에서 예술가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의 실수라 이름 지을 만하다.

 

거칠게 보아 플라톤 사상의 핵심인 이성(이데아)은 크리스트교와 결합해 서양 중세 암흑의 시대를 지배하기도 했으나, 17세기 계몽사상, 근대사회 성립과 서구의 산업화에도 이바지했다. 세상은 옳고 그름만으로 판단하는 이분법적 사고로 이해할 수 없다. 이성을 잃지 않고 감성과 직관, 주관,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며 플라톤의 사상을 점검해보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 2024. 4. 6() 다산북스(다산초당)로부터 받은 책을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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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 아이
다케미야 유유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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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臓の天国

#竹宮ゆゆこ

#日本の長編小説

외부에서 볼 때 일본은 갇힌 섬이다. 21세기를 사는 일본인 중 이를 모르고 사는 사람은 아마도 이젠 없을 듯하다. 갇힌 섬에서 태어나고 살다가 죽는 일본인에게 섬이란 어떤 상황으로 받아들여질까?

『심장의 아이』는 일본 장편 소설이다. 고타로와 이스트랄 카무이가 자살하려는 자와 구하려는 자로 대면했다가, 같은 고등학교 교실에서 재학생과 전학생으로 만나 청춘을 경험한다. 지바 도모에는 이기적 공붓벌레로 이야기의 중반을 이끌어가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남녀공학 고등학교 2학년, 17살에 고타로와 카무이가 물과 기름으로 만났으나, 고타로의 여동생으로 심장이 허약한 우이코를 살갑게 대하는 카무이의 태도에는 소스라치게 놀랄 만한 복선을 깔고 있다. 학교축제는 이야기를 전개에 없어서는 안 될 과정으로 설정되었다. 조그만 시골마을(고교가 있고, 공동주택, 편의점, 택시, 직장이 등장하니 외딴곳은 아니다)이 배경으로 장기이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고타로와 카무이의 갈등의 시작이다. 갈등의 끝은 카무이의 잠적으로 해결될 듯하였으나 10년이란 세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혼네(本音)는 어떤 일에 대한 개인이나 집단에 공유되는 의식에 내재한 감정이나 욕구를 포함하는 가치관에 비추어 마음에 품은 것으로 진심이라 이해한다. 비판을 받거나, 소문나면 곤란한 거나, 충돌을 피하려 혼네, 진심을 감추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를 다테마에(建前)라 한다. 작가는 다테마에를 벗기고 혼네를 드러내는 것이 옳다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기미시 고타로, 아스트랄 카무이, 지바 도모에가 주인공으로 사건을 이끌어가고 고타로의 여동생 우이코가 조연이며, 고타로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주인공들이 만들어가는 사건에 윤활유의 역할을 해낸다. 고타로의 고등학교 담임 고마다, 그와 여러 친구, 카무이의 보호자인 여성 오마다는 소설을 꾸며가는 단역이다. 고타로와 카무이가 다리에서 마주치고, 토박이 고타로와 유학생 카무이가 짝궁으로 벌이는 학교 생활, 공부벌레인 도모에가 혼네를 드러냄으로써 소설 중반의 중심인물이 된다. 고타로와 도모에가 공유하는 비밀인 가족의 질병은 이야기를 연애 소설인 듯한 방향으로 잠시 끌어간다. ‘필요 없는 아이’란 글귀(句)를 두고 고타로와 카무이 사이에 벌어진 해석은 갈등을 낳아 친구 관계를 끊기도 한다. 고타로가 카무이를 살리기 위해 삶의 흔적을 지우고 잠적하도록 돕는 과정은 소설의 클라이막스다. 친구 관계를 끝까지 이어가기 위해 벌이는, 친구의 잠적 기획은 장기이식으로 돈을 버는 신흥 종교단체와 카무이의 가족이 깊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카무이의 독특한 행동 특성과 사회 인식, 성격은 폐쇄적인 종교집단의 공동생활에서 익힌 생활 습관이 배경에 있기 때문이다.

10년이란 시간을, 죽은 카무이가 살아있을 것으로 믿고를 찾으려고 애쓰는 고타로의 분투는 TV 화면에서 결말을 본다.

소설에서 독자가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인의 사고와 혼네, 다테마에는 여러 곳에서 보인다.

다음은 정상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일본인의 사고방식의 단면이다. “이런 닭살 돋는 말을 용케도 하는 커플을 찾아내서 파괴한다거나, 팀을 짜서 불꽃을 붕붕 돌리면서, 봐주는 거 없이 비정하게 기습한다거나, 남들이 아무리 비참해 보이더라도 그런 대업을 마친 뒤 마시는 탄산음료는 끝내주겠지.”(p. 15) “왜 하필이면 이 반에서 저런 영문 모를 이상한 녀석을 받아야 하죠? 전 공부에 방해받는 건 죽어도 싫은데요! 쓸데없는 소음에 집중이 흐트러지는 건 절대 용납 못 하거든요! 만에 하나 제 성적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지는데요? 보장해 줄 수 있나요? (p. 45) 이 문장은 교실이 붕괴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주장을 할 수 있을까?

도모에는 원래 이 학교가 아니라 지역에서 제일가는 명문고, 통칭 1고를 지망했다. 중학교 3학년 어느 날, 도모에는 자신처럼 1고를 지망하던 성적 좋은 친구 두 명을 쇼핑센터로 데려가서 그들의 가방에 계산하지 않은 물건을 몰래 넣은 뒤에 “누구 없어요? 이 애들이 물건을 훔쳤어요!”하고 크게 외쳤다.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책략이었다. (p. 60) 소름 끼치는 소문의 내용이 소설의 초반에는 사실인지 알 수 없다.

다음은 혼네와 다테마에를 구분한 문장이다. “고타로는 그 녀석을 소중히 여겼다. 중요하게 여겼다. 늘 필사적으로 지키려 한다. 절대로 망가지게 두지 않으려 했다.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깨끗한 채로 두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일 때는 이렇게 벗어서, 정성껏 개어서, 마음 깊숙이 넣어둔다. 학교용 기시마 고타로를 현실과는 엄격히 구분해 둔다. (중략) 학교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가짜 기시마 고타로다.”(p.74)

“슬픔도 공포도 학교에 있는 동안만큼은 잊고 싶다는 것, 그러니 학교 친구들에게는 가족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것. 막상 결심을 굳히고 이야기해 보니 두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p.87)라는 문장은 혼네를 드러내니 알 수 있었다는 말이다.

지바 도모에가 교실에서 말하는 엄마와 자신의 관계에 대한 고백은 다테마에를 깨뜨리고 혼네를 드러내는 일이다. 혼네를 드러냄으로써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축제를 성공적으로 만든다. ‘필요 없는 아이’라는 글귀를 두고 고타로와 카무이는 혼네를 드러낸다. 카무이가 종교 집단으로 다시 들어가 벌이는 사건도 인간 본성이라는 혼네를 드러내는 일이다.

『심장의 아이』는 다테마에를 내던지고 혼네를 드러내는 소설이자 갇힌 섬에서 사는 일본인에게 다테마에라는 굴레를 벗어 던지기 시도하므로, 일본인이 기대하게 하는 소설이라 본다. 같은 맥락에서 199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에 겐자부로의 『만 엔원년의 풋볼』에서 느끼는 폐쇄적인 느낌과 미쓰사부로가 ‘자기처벌’ 욕구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결말이 갇힌 섬에 사는 사람의 탈출 욕구를 표현한 것일 수 있다.

P.S. 다산북스에서 펴낸 『심장의 아이』를 받아 읽고 쓴다. 2024.3.2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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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臓の子供(心臓の天国)

外部から見ると、日本は閉じ込められた島だ。 21世紀を生きる日本人のうち、これを知らずに生きる人はおそらくもういないだろう。 閉じ込められた島で生まれ、生きていて死ぬ日本人にとって、島とはどのような状況で受け入れられるのだろうか?

『心臓の子』は日本の長編小説だ。 コウタロウとイストラルカムイが自殺しようとする者と助けようとする者として対面し、同じ高校の教室で在学生と転校生として出会い青春を経験する。 千葉智恵は、利己的な勉強の虫として物語の中盤をリードするきっかけを作り出す。 男女共学高校2年生、17歳でコタロウとカムイが水と油で会ったが、コタロウの妹で心臓が虚弱なウイコを優しく接するカムイの態度には、ゾッとするような伏線を敷いている。 学園祭は物語を展開に欠かせない過程に設定された。 小さな田舎町(高校があり、共同住宅、コンビニ、タクシー、職場が登場するので、人里離れたところではない)が背景に臓器移植をどう見るかは、康太郎とカムイの葛藤の始まりだ。 葛藤の終わりはカムイの潜伏で解決されるようだったが、10年という歳月をさらに待たなければならない。

本音は、あることに対する個人や集団に共有される意識に内在する感情や欲求を含む価値観に照らして、心に秘めたものであると理解する。 批判を受けたり、うわさになったら困ることや、衝突を避けようと叱り、本心を隠す態度を見せるが、これを伊達前という。 作家は、伊達前を剥がして本音を現すのが正しいという方向性を示していると思う。

君志光太郎、アストラルカムイ、千葉智恵が主人公で事件を導き、光太郎の妹のウイコが助演であり、光太郎の母親と父親は主人公たちが作っていく事件に潤滑油の役割を果たす。 孝太郎の高校の担任である駒田、彼と多くの友人、カムイの保護者である女性の駒田は小説を作っていく端役だ。 孝太郎とカムイが橋で出会い、地元の孝太郎と留学生カムイが相棒として繰り広げる学校生活、勉学者の友恵が本音を現すことで小説中盤の中心人物になる。 孝太郎と友江が共有する秘密である家族の病気は、話を恋愛小説のような方向にしばらく引きずっていく。 「必要のない子」という文句(句)をめぐって、康太郎とカムイの間で起きた解釈は葛藤を生み、友人関係を断ち切ったりもする。 孝太郎がカムイを生かすために人生の痕跡を消して潜伏するように助ける過程は小説のクライマックスだ。 友人関係を最後まで続けるために繰り広げる、友人の潜伏企画は臓器移植でお金を稼ぐ新興宗教団体とカムイの家族が深くつながっているためだ。 カムイの独特な行動特性と社会認識、性格は閉鎖的な宗教集団の共同生活で身につけた生活習慣が背景にあるためだ。

10年という時間を、死んだカムイが生きていると信じて探そうと努力するゴータローの奮闘は、テレビ画面で結末を見る。

小説で読者が理解できない日本人の思考や本音、立前はいろいろなところで見られる。

以下は、正常でないと見られる日本人の考え方の断面である。 「こんな鳥肌の立つ言葉をよく言うカップルを見つけて破壊したり、チームを組んで花火をブンブン回しながら、容赦なく奇襲したりするあるいは、どんなに惨めに見えても、そのような大業を終えた後に飲む炭酸飲料は最高だろう。」(p. 15)「どうしてよりによってこのクラスであんなわけの分からない変なやつをもらわなければならないんですか? 私は勉強の邪魔をされるのは死んでも嫌です! 無駄な騒音に集中が乱れるのは絶対に許せないんですよ! 万が一私の成績が落ちたりしたら誰が責任を負うんですか? 保障してもらえますか?(p.45)この文章は教室が崩壊したとしてもどうしてこんな主張ができるのか?

トモエさんはもともとこの学校ではなく、地域で一番の名門高校、通称1高校を志望した。 中学3年生のある日、トモエは自分のように1高を志望していた成績の良い友達2人をショッピングセンターに連れて行き、彼らのかばんに計算していない物をこっそり入れた後、「誰かいませんか? この子たちが物を盗みました!」と大声で叫んだ。 ライバルを排除するための策略だった。 (p。 60) ぞっとするようなうわさの内容が小説の序盤には事実かどうかは分からない。

以下は本音と建前を区分した文章である。 「孝太郎はあいつを大事にした。 重要だと思った。 いつも必死に守ろうとする。 絶対に壊さないようにした。 汚したくなかった。 きれいなままにしたかった。 だから一人のときはこう脱いで、心を込めてたたんで、心の奥深くにしまっておく。 学校用の木島康太郎を現実とは厳格に区分しておく。 (中略)学校の友達に見せるのは意図的に作り出した、偽の木島康太郎だ。」(p.74)

「悲しみも恐怖も学校にいる間だけは忘れたいということ、だから学校の友達には家族が病気だという事実を知らせたくないということ。 いざ決心を固めて話してみると、二人は驚くほど同じことを考えていた」(p.87)という文章は本音をさらけ出して分かったということだ。

千葉智恵が教室で語る母親と自分の関係に対する告白は、伊達前を破って本音を表わすことだ。 本音をさらけ出すことで、友達の積極的な助けで祭りを成功させる。 「いらない子」という文句について、幸太郎とカムイは本音を現す。 カムイが宗教集団に再び入って繰り広げる事件も、人間本性という本音を表わすことだ。

『心臓の子』は、伊達前を投げ捨てて本音を現す小説であり、閉じ込められた島で暮らす日本人に伊達前という絆を脱ぎ捨てようとするので、日本人が期待させる小説だと思う。 同じ脈絡で1994年ノーベル文学賞を受賞した大江健三郎の「一万円元年のフットボール」で感じる閉鎖的な感じと光三郎が「自己処罰」欲求から自らを救う結末が閉じ込められた島に住む人の脱出欲求を表現したものかもしれない。

P.S.茶山ブックスが出版した『心臓の子供』をもらって読み書きする。 2024年3月23日(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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