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윈터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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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023.1.20.()

오랜만에 창작소설을 읽는다. 당신에게로를 뺀다면,

내 이름은 빨강이후니 서너 해는 된 듯하다.

선물할 거랑 함께 주문한 불편한 편의점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본성으로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 있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도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이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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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경제적 접근
이재희.이미희 지음 / 경성대학교출판부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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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경제적 접근-

2023.1.18.()

예술의 역사는 전문화의 과정이고 장르는 부침을 겪으며 발전해왔다. 예술은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이해해야 하며, 예술작품은 예술활동의 대상이자 결과이며, 예술활동의 주체는 예술 생산자와 예술 수요자란 것이 예술의 역사가 가진 관점이다.

 

전근대 예술 :

고대예술에서 한 배를 타고 있지만, 예술 수요자는 노동에서 해방된 오디세우스뿐이고, 노동에 종사하는 그의 부하들은 예술과 단절되었다라는 문장으로 노동과 예술이 갈라졌고, 예술은 여가를 가진 이들의 독점물이었다고 한다. 그리스 폴리스에서 스포츠와 예술은 도시국가 차원에서 집단으로 소비되었다. 예술가는 도시국가로부터 보수를 받았으나 예술 생산은 공동체적 성격을 가진다. 고대 예술가는 수공업 장인으로 여겼다. 예술작품은 존중하나 그것을 만든 예술가는 천시하는 것이 그리스 시민의 관점이었다. 플라톤조차도 배우는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규정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에서 예술은 기예, 구체적으로 의술이다.

 

중세예술에서 수도사의 필사는 수련행위였다. 중세 말에 시와 음악이 분리되고, 회화와 조각이 건축과 분리되기 시작한다. 교회는 강력한 예술 수요자로 중세예술을 결정했다. 로마네스크는 농업경제에 바탕을 두었으나 고딕 예술은 상업과 수공업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도시 예술이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건축의 차이는 천장의 무게를 벽이 감당하는가, 기둥이 감당하는가이다. 고딕 건축은 천장의 무게를 기둥으로 받기에 기둥 사이의 벽을 터서 창문을 내고 스테인드글라스를 끼울 수 있었다. 중세 세속예술은 문학이 유일하다. 문학은 음악과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중세예술의 생산은 수도원과 교회 부속 공방의 역할이 컸다.

르네상스 예술은 예술 생산자의 측면에서 세속 예술가가 주도권을 확립한 시기다. 미술가가 화가, 조각가, 건축가라는 직업으로 분화되었다. 15세기 말경에 로마 교황청과 피렌체의 세속 후원자가 경쟁하며 미술가의 보수를 높여 놓았다. 16세기 미술 수요의 증대가 미술가의 지위와 생산방식의 변화를 가져와 길드가 종언을 고하고, 길드의 교육 기능이 아카데미로 이전한다. 13세기에 개인적 독서 형태가 나타나 르네상스기에 자리 잡는다. 16세기에는 듣는 문학이 읽는 문학으로 변화하며, 보카치오, 세르반테스는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음악가는 시인과 구별되는 직업이 된다. 시인(정신)과 미술가(육체)를 하나로 묶어 예술가라는 개념이 형성된다. 도제를 두지 않고 개인주의 작업방식이 나타나고, 이로써 예술작품이 아니라 거장 예술가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된다. 초상화와 초상 조각의 수요가 폭발한다. 성악이 기악보다 중시되어 아카펠라 합창 음악의 황금시대를 열고, 기악은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가서 성악과 대등해진다.

 

바로크 예술은 경제 활동 단위가 도시에서 국가로 확대되고, 절대 왕정이 확립된 스페인, 프랑스, 영국에서 꽃피고 종교 개혁이 가한 타격을 흡수했다. 국왕의 수요에 기반을 두고 아카데미에서 예술작품을 생산하고 예술가 교육을 포함한 예술활동 전반을 통제했다. 아카데미 학생은 병역이 면제되고 장학금을 받았다. 궁전 건축과 공연 예술이 융성했고, 예술은 도구로 쓰였다.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이 주목받는 까닭은 당시 거울은 유산 목록에 포함될 정도로 사치품이었다. 궁전의 구조는 위계질서를 드러내도록 고안되었다. 18세기 로코코 시대에는 문화의 중심이 궁정에서 살롱으로 이동하면서 시와 산문 소설 장르가 발달한다.

 

근대 예술 :

근대는 중산층이 주도하고 시장의 지배는 개인의 이익이 공동체의 이익보다 중시된다. 예술 생산의 기반이 후원에서 시장제도로 변화한다. 수요자는 중산층, 예술가는 길드 같은 공동체의 구속을 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개인이다. 근대 예술작품은 상업성을 가져 경쟁해야 했다. 대중매체가 예술 생산의 주체로 떠오르고, 예술가는 대중매체에 고용된 존재가 된다.

 

1634년 네덜란드는 유럽 전체 선박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24,000척의 선박을 보유한 무역 경제의 중심이었다. 이는 인구증가, 경제 발전, 중산층의 사회주도로 시민이 예술의 수요자가 된다. 미술상이 등장하여 미술의 전문화를 촉진하고 미술 시장의 안정에 이바지한다. 역사화가 아닌 일상생활을 반영한 풍속화, 정물화, 풍경화, 단체 초상화 등 현실적 주제를 그린다. 이때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따른 미술가의 실업이 문제가 된다.

18세기 영국은 무역과 금융의 중심으로 절대 왕정 기의 중상주의 경제가 자유 방임주의로 변화하며 중산층이 성장한다. 독서 시장의 확장으로 걸리버 여행기가 3년간 46쇄를 발행한다. 독서는 중산층 여성 독자의 증가, 출판사, 신문과 잡지, 도서 대여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세기는 소설이 문학의 중심이 되었다.

19세기 영국, 오스트리아의 중산층은 근대 음악의 수요자였다. 피아노는 중산층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한 악기다. 1830년대 대량 생산 단계에 돌입하였다. 공공연주회, 가정음악회를 통해 음악 시장이 확대된다. 19세기 전반 중산층이 연주회에 참석하고 가정에서 음악을 즐기면서 악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다. 이는 작곡가의 수입원이 되었다. 궁정 음악가가 아닌 최초의 프리랜서 음악가는 베토벤이다. 음악가 직업이 전문화되고 작곡가와 연주자가 분리된다. 작곡가와 연주자의 지위는 바뀐다. 공공연주회는 그랑 오페라(음악 소양이 부족한 관객을 위한 시각적 측면 강조), 표제음악(곡의 내용을 나타낸 제목이나 줄거리가 있고 관악기를 포함한 기악 음악으로 중산층 수요자를 청중으로 고려), 기악 음악이 발전한다. 가정 음악회를 위한 소품음학이 유행하고, 쇼팽은 일류 작곡가 가운데 피아노에만 전념한 최초의 작곡가였다.

 

예술의 두 주제 : 사랑과 노동

사랑은 노동에서 해방되어 쾌락추구에 몰두할 수 있는 유한계급의 주제이다. 노동은 현실 경제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반영하며 유한계급의 세계와 동떨어진 주제이다. 따라서 전근대 예술에서 고대의 노예, 중세 농민 등 생산에 종사한 사람들은 다루어지지 않는다. 노동하는 사람들이 예술에서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고 그들의 삶이 진지하게 조망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의 일이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도 유녀의 집에 드나들었다.”(P.229) 헤라 외에도 많은 여신, 요정, 인간 여성과 관계를 맺은 제우스, 일리아스의 헬레네 납치 등으로 보아 사랑은 약탈적 성격을 지닌다.

중세 초기 그리스도에서 후기에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성모 숭배가 보편화 된 것은 당시 여성의 지위 향상과 더불어 일어난 것이다. 성모에 대한 경배는 이브로 상징되는 중세의 여성관과 대립하는 것이다. 십자군 원정이 여성 지위 개선의 계기였다. 귀부인을 귀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기꺼이 모험하는 기사도 문학의 출현 배경이다. 기사도 문학은 궁정식 사랑, 혼외의 사랑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단테의 베아트리체, 페트라르카의 라우라는 충동적 사랑이다. 다비드상, 보티첼리의 비너스 탄생 등 남녀 누드가 등장한다. 이것이 르네상스 예술이다.

바로크 시대에 귀족 풍속화가 풍만하고 성숙한 여성에서 소녀로 대상이 변화한다. ‘퇴폐적 사랑이다.

 

19세기는 낭만적 사랑의 시기다. 신분 격차를 넘어선, 전근대 문학에 존재하지 않았던 리처드슨의 파멜라가 나왔다. 전근대 귀족사회에서 결혼은 두 가문 간 경제적 동맹이었다면, 근대 중산층의 생활은 부부간의 애정을 기반으로 영위된다. 사랑은 결혼의 필수요소가 된다. 오스틴이 오만과 편견에서 경제적 잣대로 결혼 대상의 적합도를 따지지만, 신분상의 갈등은 결혼을 통해 균형을 이룬다. 후기에는 보바리 부인은 낭만적 사랑이라는 우상을 깨뜨린다. 가정과 가족의 가치가 퇴색하고 화류계가 번성하며 사회는 타락과 방종을…….

중산층 여성 풍속화는 가정의 행복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는, 가정 생활하며 자녀를 양육하는 중산층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 근대 누드화는 이상화된 에로티시즘을 선호했다. 저자는 11장의 그림으로 사랑의 변화를 보여 주려 한다. 독자는 100%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저자와 무지한 독자의 틈이다.

 

고대 사회에서 노예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모든 사람이 이론 없이 받아들이는 제도였다. 생산수단일 뿐이었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하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이 그러했다. 중세에 육체노동 경시 풍조에 종교적 관념이 부가된다. 계율을 어겨 낙원에서 추방되면서 인간이 받은 징벌이었다. 기사문학에서도 생산 계층의 역할은 없었다. 르네상스기 베니스 상인에서, 상업에 종사하는 샤일록이 주인공 역할을 해낸다. 이는 중산층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하층 생산계급으로부터 분리되는 르네상스 시대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중산층의 초상화가 등장한다. 이시기 일부 화가들은 하층 농민의 일상생활을 주제로 삼아 농민의 춤과 결혼을 묘사했다. 다만 희화화된 것일 뿐이다. 바로크 예술에서 중산층의 자리는 없었다.

 

종교 개혁 이후 칼뱅주의는 유럽 각국의 시장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바울의 명제가 적용된다. 노동에 대한 인식은 노동이란 이윤추구를 위한 중산층의 직업노동으로 바꾸어 놓았다. 로빈슨 크루소가 절대주의 규제가 없는 무인도에서 노동을 통해 가치를 창조한 것으로 해석한다. 19세기는 노동자 계층의 등장과 중산층의 갈등이 시작된다. 낭만주의 시인들이 노동자의 비인간적 상황에 목소리를 냈다. 노동자가 진지한 문학의 위대한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것은 졸라의 제르미날이란다. 민음사에서 202211월에 내놓았다. 그러나 노동 문학의 생산자(중산층의 교양있는 지식인), 노동 문학 수요자(19세기 후반 노동자는 문맹이었다)에 간극이 있었다. 제르미날 독자는 노동자 계층이 아니라 중산층이었다. 노동 현실의 개선과 생활 수준의 향상이 노동 문학의 영역을 축소시켰다. 19세기 후반 사실주의 화가들이 미술사에서 처음으로 노동하는 사람을 주제로 끌어 올렸다. “돌 깨는 사람”, “이삭 줍는 사람들”, “빨랫감이 대표적이다. 노동 미술도 노동 문학과 같은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사진 기술의 보급도 역할을 했다.

 

현대 예술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이룩한 생산력 발전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여건을 만들었다. 정치적 변혁을 거쳐 중산층과 노동자 계급이라는 양대 계급으로 이루어진 근대사회가 확립되었다. 19세기 후반이면 노동자의 임금과 실질 소득이 증가하고 노동 시간은 지속해서 단축되었고 의무교육으로 문자해독률이 높아져 노동자의 지위가 개선되었다. 이제 노동자 계층이 예술의 수요자가 될 수 있게 되었다. 노동자 계층의 취향은 중산층 장르인 연극, 오페라 대신 새로운 대중 예술을 발전시키는 동력이었다.

19세기 후반 이후 20세기에 이르러 대중매체의 발달, 여가, 문자 해독률의 상승은 예술 소비를 이끌었다. “19세기는 문자의 시대, 20세기는 영상의 시대라 할 만하다. 예술가들이 대중매체에 고용되는 시기가 되었다. 예술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19세기 후반 대중예술가와 예술성을 추구하는 순수예술가로 양분되었고 이 둘 사이에 높은 벽이 생겼다. 순수예술가는 빈곤한 보헤미안 예술가와 교수 예술가로 나뉘었다.

상업성은 근대사회에서 모든 예술이 공유하는 기본 성격이었다. 예술 수요자의 취향에 부합하여 성공한 예술과 부합하지 못한 시장 경제에서 패배한 예술로 양분되었다. 대중 예술과 순수예술의 분리를 말한다. 대중 예술의 수요자는 대중이고 생산자는 기업으로 오락성을 추구했다. 순수예술은 소수의 엘리트 예술, 수요자에게 선호되었고 예술성을 평가받았다. 순수예술의 수요자는 중산층에서 분리된 자산소득자나 지식인 같은 부류이고, 생산자는 개인 예술가이며 작품은 예술성(미적 기능, 독창성)을 추구한다. 20세기 초 모더니즘 예술가들은 자율성을 추구하며 추상예술의 흐름을 만들었다. 문학의 자율성 추구는 프루스트, 조이스, 미술에서 피카소, 칸딘스키, 몬드리안, 음악에서 스트라빈스키, 쇤베르크가 이끌었다. 그러나 대다수 예술 수요자가 내적 독백 문학, 추상 미술, 무조성 음악을 따라잡기는 어려웠다.

여러 예술 장르 중 문학에서 먼저 대중 예술이 탄생했다. 문맹률의 감소가 노동자 계층을 문학 독자층으로 끌어들였다. 20세기 노동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와 블루칼라 노동자로 분리되었고 20세기 후반에는 청소년 학생층이 문학 수요자로 등장한다. 특히 만화 시장은 학생층에서 새로운 수요를 찾아냈다. 저가 신문, 잡지, 염가도서(10센트 소설), 문고판이 등장해 수요를 창출했다.

출판사는 대중 문학의 생산자였다. 출판사는 질 높은 작품을 고가로 하여 순수문학 작품을, 대중 문학 작품을 값싸게 대량생산해 보급했다. 문학가는 산업 노동자처럼 기계적으로 작품을 생산했다. 20세기 후반엔 순수문학 작가인지 대중 문학 작가인지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미국의 경우 소설의 경우 출판될 가능성은 약 3만 대 1 정도였다고 한다. 대다수는 글을 써서만 생계유지는 곤란하다.

19세기 후반 대중 문학의 소재는 범죄 미스터리와 연애였다. 20세기 전반 과학 소설이 성장하고, 20세기 후반 청소년 학생층이 문학의 수요자가 되면서 대준 문학과 순수문학의 경계가 약화하고 대중 문학과 대중 예술의 상호연관성이 커졌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대중 문학은 영화로, 영화는 책으로 출판되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신학과 철학,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탐정 소설의 신기원을 이루었다.

20세기 대중음악의 주도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유럽 전통에 구애받지 않고 이민 온 여러 민족의 민속 음악, 흑인 음악 등이 혼합하여 독자적으로 발전한다. 노동자 계층과 포디즘의 성장으로 형성된 신중산층의 수요를 기반으로 발전했다. 신중산층은 비종교적이며 오라과 소비에 몰두하는 가전제품의 수요자였다. 20세기 후반에 신중산층, 청소년이 대중음악의 수요자로 떠오른다. 1920년대 라디오, 2차대전 후 텔레비전은 일상생활에서 음악에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대규모 연주회도 중요한 음악 활동이었다.

대중음악의 생산자는 음반사, 라디오, 텔레비전, 재즈 음악가, 록 음악가였다. 매체에 의존한 음악 생산은 거대 기업에 집중한다. 재즈 음악가는 1920, 1930년대 인기를 누렸고 20세기 후반에는 오락 음악이 아닌 예술 음악으로 간주하기 시작했고 음악가의 지위도 향상되었다. 1960년대 록 음악가들은 예술가 의식을 뚜렷하게 고수했다. 작곡하고 가사를 직접 쓰기 시작한다. 대중음악의 수요가 증가하고 메이저 음반사가 음악 시장을 독점하고 생산보다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중음악가들은 상업성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1960년대 대중음악 시장은 팜과 록으로 이원화되었다. 20세기 후반에는 록과 재즈, 록과 팝의 혼합, 대중음악과 영상의 결합 등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을 만들었다.

20세기는 영화의 시대다. 노동자 계층에게 가장 저렴한 오락 수단으로 내용과 소비방식에서 노동자 계층이 받아들이기 수월했다. 신중산층은 제작비를 많이 들인 화려하고 세련된 A급 영화를 소비하고, B급 영화는 노동자 계층을 겨냥해 서부 영화, 코미디 영화가 제작된다.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1946년을 정점으로 1950년 사이 주당 영화 관람객이 3분의 1로 줄었다. 이는 신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생활양식 변화와 관련된다. 교외화의 영향과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능동적 활동 추구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가족 관객 수는 감소하고 젊은 층이 관객으로 부상한다. 교육수준의 향상과 젊은 관객의 증가는 영화가 오락에서 예술로 발전하도록 자극했다. 70년대 이후의 미국 영화 수요자는 더는 줄지 않았다. 90년대 미국의 40대 관객이 영화 관객의 3분의 1을 차지했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영화를 자주 관람했다. 이제 텔레비전보다 영화는 훨씬 지적인 여가 활동이 되었다.

20세기 초 영화관, 1970년대 이후 케이블 텔레비전, 비디오가 영상매체의 변화를 주도했다. 메이저 영화사, 스튜디오 제도, 독립영화사, 감독과 배우는 영화 생산자다. 영화는 어떤 장르보다 기업적으로 이루어진다. 영화 작품의 성공률은 4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다. 스튜디오 제도라는 영화 생산방식의 도입은 기획과 제작을 분리하고 스타제도를 구축한다. 1949년 반트러스트법에 따라 메이저 영화사의 영화관 지배가 해체된다. 독립영화사가 많은 영화를 제작했으나 메이저 영화사는 재정지원과 배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스튜디오 장기계약제가 해체되고 배우와 감독의 자율성이 높아진다. 배우에게는 다양한 변신능력이 요구됐고, 작가주의 개념이 확대되어 감독의 지위가 작가이자 예술가가 되었다.

20세기 초 코미디 영화, 서부 영화가 대부분이었고, 장르 영화(서부 영화, 코미디 영화, 뮤지컬, 공포영화)는 대형영화, 예술영화로 발전했다. 20세기 후반에 장르 영화를 벗어나 대형영화를 시도하면서 흥행이 불투명해졌다. 이는 다른 대중문화 상품과의 연계를 시도하게 하였다.

20세기 후반 예술영화 수요자는 교육수준이 높으며 특정 영화에 관한 관심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예술영화가 수요층의 호응 속에 흥행하고 주류영화에 편입되었다. 컬트 영화도 등장했으며, 1960년대 이후 영화는 오락에서 벗어나 예술이 되었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순수예술과 대중 예술은 다른 세계의 예술이었다. 20세기 후반에는 대중 예술 수요자의 동질성이 커졌다. 신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분리 현상이 사라진 것이다. 1950년대부터 청소년이 수요자로 중요하게 자리를 잡았다. 대중 예술의 수요자와 순수예술 수요자의 동질성도 커졌다. 고등교육의 확대는 순수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20세기 전반까지 대중예술가, 순수예술가가 분명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20세기 후반이 되자 대중매체의 영향이 더욱 커지고 대중예술가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었다. 모더니즘의 양식화에 대한 아방가르드의 도전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전개된다.

 

예술 수요자의 측면에서 20세기 후반 포스트모던이즘과 대중 예술은 다 같이 신중산층과 청소년층을 기반으로 발전했다. 디지털 사회로 바뀌면서 변화되고 있다. 사회 계급 구성에서 양극화가 나타나고 20세기 후반 이후 청소년층의 비중이 작아지고 노년층의 인구 비중이 커지고 있다. 과거와 다른 예술 수요층을 형성한다. 예술 생산자의 측면에서 인터넷이 텔레비전을 비롯한 대중매체에 버금가는 매체로 등장했다. 이런 예술 수요와 생산 여건의 변화는 예술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술의 진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유동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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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 - 고대 아테네부터 실리콘밸리까지 가장 창조적인 장소들
에릭 와이너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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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천재라면 아무도 천재가 아니다. 천재는 도약을 이끈다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본성 대 양육을 말하는 프랜시스 골턴(찰스 다윈의 배다른 외사촌 동생이다)천재는 유전하는가?’, 드 캉돌(스위스 식물학자)환경이 천재를 결정한다라는 대비 되는 문제를 제기한다. 지리학이 아닌 심리학책인 듯 여러 부분에서 심리학의 성과를 인용한다. 현대 심리학이 성공의 99%는 땀이라는 결과에 더하여 천재는 군집한다. 왜 군집하는가, 도시는 창조성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8개 지역, 좁혀서 도시를 찾아가 어떻게, 왜 천재들이 모이게 되었나를 밝힌다. 저자 에릭 와이너는 투머치토커다. 마르셀 푸르스트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정독하려니 와이너의 의식과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지루하다. 간결하게 쓴다면 500여 쪽 분량이 반으로 줄일 수 있을 텐데..... 아무튼

 

아테네 : 모네가 <수련> 연작을 발표할 때 미술평론가들이 모네가 시력을 잃어간 결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누군가가 천재인 것은 우리가 천재라고 말해줘서다. 인류가 위대한 도약을 이룬 때는 분열의 시기였다. 아테네의 황금기는 페리클레스 치세부터 펠로폰네소스 전쟁까지 24년으로 짧다. 민주주의, 아고라, 항해술, 열린 마음과 개방적 사고,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건 완전히 심리학 용어다), 타이밍으로 아테네의 창조성을 푼다. 아테네인은 배제와 창의성(투키디데스의 추방)의 행동 양식을 가졌다. 내적 동기(사색)와 외적 동기(폴리스 간 경쟁)가 강했다.

 

항저우 : 송대 수도이니 항저우는 상품과 아이디어의 교차로로 창의성이 넘치던 곳이다. 경이감(놀랄 줄 아는 능력)은 교육심리학의 창의성 요소 중 하나인 민감성의 다른 이름이다. 천재이려면 연습량이 많아야 한다. 다작가여야 한다. 전문화는 시야를 좁게 한다. 11세기 송대의 심괄을 만난다. 나침반, 무지개 원리, 관찰에 따라 현재 육지는 과거 바다였음을 서구 르네상스 시기보다 300년 앞서 알았다. 2021년에 그의 몽계필담이 번역서로 나왔으니 언젠가 사자.

 

피렌체 : 돈과 천재의 이야기를 엮었다. 피렌체에서 문화에 대한 개방성, , 경쟁과 협력, 페스트의 영향, 자유, 불확실성, 불멸의 추구를 찾고 이를 창의적인 도시를 구성한 요인으로 본다. 피렌체 시절 필사한 책 1권의 가치가 오늘날 자동차 1대의 가치를 가졌다. 다음은 범접할 수 없는(서구의 시각이다) 성취를 이룬 피렌체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현대 피렌체에서 살아가는 일은 아테네에서 철학자로 살아가는 일보다 절대 쉽지 않다” “과거는 가르치고 영감을 줄 수 있지만 가둘 수도 있다

 

에든버러 : 거칠고 메마른 소도시 에든버러가 18세기 서구 지성을 지배했다. 애덤 스미스의 활동, 데이비드 흄, 와트의 증기기관 개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초기 양변기, 냉장고, 자전거, 피하주사, 마취학이 에든버러에서 시작됐으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에든버러는 소도시로 활발한 교류와 실용적 개선에 힘썼다. 이발사-외과 의사를 구분해 현대의학으로 변모시키는 데 일조한다. 1789년 에든버러 대학생의 40%가 의대생이었다. 여기서 저자는 플로리다의 창조적 도시의 조건에 의심한다. 상호작용보다 친밀감이 가지니 신뢰가 중요하다고. 18세기 말은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왕, 의회, 군대, 종교를 뺏기던 불확실한 시대였다.

 

콜카타 : 천재성에 우연의 일치 가능성을 포함하려 한다. 창조성은 앎의 문제가 아니라 바라봄의 문제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콜카타는 런던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책이 출간된 도시였다. 영국이라는 체제의 충격과 잡종 문화를 언급한다.

 

: 음악을 모르는 내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슈베르트가 선택적 이주한 결과로 빈은 창조적이었다고 본다. 빈은 슬라브인, 헝가리인, 스페인인, 이탈리아인, 프랑스인, 플랑드르인이 뒤섞여 사는 국제적 교차로였다. 게르만인을 언급하지 않는 까닭은 오스트리아는 게르만인이 주민이기 때문이다. 빈의 관용에 주목하는 데 슈테판 츠바이크의 시각을 여러 곳에서 소개한다. 이외에도 불확실성을 주요 요인으로 설명한다. 음악의 도시이기 때문일 거다. ‘청중도 중요하다고 본다. 츠바이크는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로 알게 된 작가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활동한 빈을 소개하며, 이민자의 추동이 빈의 르네상스를 만들었다고 본다. 이민자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하므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인지적으로 유연하다. 이민자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꿈의 해석초판이 300부만 팔렸다니 글 쓰는 사람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말자. 빈은 책에서 두 개의 장을 할애한다.

 

실리콘밸리 : 지능과 천재성의 관련성은 낮다. 낙천성, 기후, 많은 아이디어가 죽고 박살 나는 교차로, 약한 유대관계의 힘 등을 창조적인 도시의 요인으로 골라낸다.

 

저자 에릭 와이너는 플로리다의 창조도시를 구성하는 3T 중에서 기술과 재능은 창조의 원인이 아닌 산물로 보고, 창조적인 장소의 특징을 무질서(disorder), 다양성(diversity), 감식안(discernment)이라는 3D로 본다.

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2018년 문학동네에서 본문 509쪽 분량으로 내놓은 번역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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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2 - 지리는 어떻게 나라의 운명을, 세계의 분쟁을,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2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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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2

2023.1.6.()

 

이렇게 흥미로운 책 읽기를 한 해 동안 미뤄두었다니. 팀 마샬이 쏟아 놓은 이야기는 정치지리학, 지정학, 국제 분쟁이란 범주에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스와 튀르크에는 짝을 지어 다툴 가능성을 살핀다. 사헬, 영국, 스페인, 에티오피아,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개별 영역의 개략적인 역사와 지리적인 강점과 약점을 풀어간다. 마지막 장은 우주를 이야기 범주에 넣고 있다. 이야기의 바탕에는 지리라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것을 제한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는 걸 깔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 오스트레일리아의 개척사를 갇혔고 열쇠는 버려졌다라는 문장으로 기막히게 풀어 놓는다. 호주인의 특성으로 평등주의, 직설적 화법, 단순명료함, 불굴의 투지라고 보며, 면적과 위치는 강점이자 약점이라 평한다. 중국이 비누아투, 피지, 솔로몬에 해군 기지 건설을 시도하며 창을 겨눈다.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이라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와 정보수집망을 공유함은 방패다.

이란 : 자그로스와 엘부르즈산맥이 사막을 둘러싸고 있어 외적의 침입이 쉽지 않다. 1501년 이스마일 왕이 <시아파 이슬람>을 국교로 선포한다. 이는 카르발라 전투 이후 이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근본적 요인(종교적 분열)이다. ‘아슈라라는 자학의식은 순교한 후세인의 고통을 느껴 본다는 의미다. 신정국가로 혁명의 수출을 꿈꾼다.

사우디아라비아 : 모래로만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넓은 사막은 사하라가 아니라 룹 알 할리 사막이다. 사우디는 전력의 70%를 에어컨을 트는 데 쓴다. 재생에너지(태양광), 해외투자, 관광, 홍해의 인프라 투자는 석유 자본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은 예상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는 노력이다.

영국 : 2016 브렉시트는 섬나라가 가진 분리의 정서가 표출된 것이리라. 지브롤터, 희망봉, 인도, 말레이시아, 수에즈 운하는 대영제국의 절정을 추억한다. 2차대전 중 영국이 미국으로부터 전투용 선박을 얻은 대가로 해군 기지 대다수를 미국에 넘겨 주면서 힘의 균형추가 대서양을 건넜다. 영국의 쇠락 과정을 쓸쓸하게 그리나 금융, 스포츠라는 소프트 파워는 건재하다.

그리스 :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국제 관계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투키디데스의 함정 때문에 영감의 원천이나 다름없다. 에게해 가스전 발견으로 터키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전설에 신이 흙을 걸러 세상에 뿌리다가 체에 남아 있는 바위와 돌로 그리스를 만들었다고. 1923년 로잔 조약(터키와 1차대전 연합국이 맺은)에 따라 150만 명의 그리스 정교회 신자들이 터키를 떠났고, 40만 모슬렘이 터키로 오는 주민 교환이 있었다. 영국을 이어 미국이 그리스에 해군 기지를 운영한다. 산과 바다는 그리스의 상수다.

튀르키에 : 다르다넬스 해협과 보스푸르스 해협을 지배한다. 마비 바탄(푸른 조국)은 튀르키에가 나가는 방향을 말해준다. 그러나믿을 만한 친구가 없다.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의 순원을 통제해 시리아, 이라크와 불편하고 쿠르드족을 다뤄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사헬 : 사하라가 사막이라면 사헬은 해안이다. 이슬람, 아랍, 기독교, 유목 문화, 종족갈등, 빈곤, 허술한 국경, 폭력성을 띠는 정치와 종교 이념, 기후 변화가 뒤섞인 곳이다. 말리는 나이저강을 경계로 남과 북(흰 피부의 투아레그족)이 다툰다. Great green Wall, 중국이 세네갈 철도, 지부티 해군 기지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외국군에게 당신들은 시계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에티오피아 : 인간과 비슷한 유인원 루시가 태어난 곳이다. 물이 에티오피아의 중요도를 규정한다. 그러나 인구 1억이 넘는 내륙국이란 점이 약점이다.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은 나일강의 선물을 빼앗을 수 있다.

스페인 : 스페인 국가(國歌)에는 가사가 없다. 무슨 애용을 넣어야 할지 서로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711년부터 그라나다 왕국이 무너질 때까지 약 800년 모슬렘 시대는 지혜의 시대

우주 : 수분회수시스템, 저궤도(160~2,000km)를 지배하는 자가 테라를 지배한다. 5개의 칭동점(처음 알게 된 개념이다. 지구와 달의 중력 효과가 서로 힘을 상쇄해서 그곳에 정박한 물체들이 연료를 쓰지 않고도 제 위치에 머무를 수 있는 곳)이 경쟁지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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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규칙 다시 쓰기 - 21세기를 위한 경제 정책 보고서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김홍식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이 먹고사는 일과 나라가 부유해지는 문제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서양에서 어디든지 중요하다. 관자에서 보는 사회복지, 화식열전이 자본주의의 맹아였다는 중국의 주장도 먹고사는 문제와 국부에 관련된다. ‘유럽의 공자격인 케네(경제표에서 경제학이란 용어를 만듦)가 중국을 모델로 스위스를 최빈국에서 지상낙원으로 만든 것을 근대 경제학을 창시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자본주의의 출발로 보는 관점이 케인스의 수요 중심 경제를 거쳐, 1970년대 이후 공급 경제학으로 방향을 바꾸고, 미국이 신자유주의를 밀어붙이는 21세기가 되었다.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을 낳는 상황을 개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공감한다.

하이예크는 노예의 길에서 계획경제의 종말을 예견하고, 밀턴 프리드먼은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극단적 자본주의를 말하고, 앤서니 기든스는 자본주의의 방향으로 3의 길을 주장한다. 헤겔의 정반합이 경제사에서도 무관하지 않다. 노벨 경제학상을 탄 수많은 경제학자의 이야기를 들어 경제학사의 맥락과 얼개를 잡는다.

 

경제 불평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21세기 경제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펼칠 것인가를 고민한 역작이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경제 규칙 다시 쓰기. 미국의 경제 상황이 이 책의 출간 배경이다. 2차대전 이후 중산층 사회를 일군 기회의 나라, 미국이 20세기 말부터 불평등이 급속도로 심화 되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주장은 단순하다. 부유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더 이롭게 작동하도록 경제의 규칙을 다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프글리츠가 말하는 규칙이란 경제가 작동하는 구조를 결정하는 모든 정부 규제와 법의 체계, 그리고 사회 규범을 포괄한다. 지금까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경제가 틀렸으니 몇 가지 경제 정책의 변화로는 어렵단다. 오늘날, 케인스주의 경제학과 대척점에 있는 공급 측면 경제학은 규제 완화와 최고 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하와 정부의 사회복지와 공공 투자 삭감을 초래했다. 이런 경제 방향이 기대했던 낙수 효과(trickle down)는 없고 경제적 불평등만 심화 됐다는 관점이다. 나아가 경제 성장과 공동 번영, 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거다. 불평등의 문제가 재분배의 문제 아니다. 경제규칙을 바꾸어 경제 성장과 모두의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제안한다.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시장에 맡겨두면 시장은 실패한다. 실물에 토대하지 않은 금융화에 따른 신용 공급의 증가가 이미 부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흔히 돈이 돈을 번다. 종잣돈이 없다면 투자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개인이나 기업은 지대를 추구한다. 지대 추구란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활동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서 보통 착취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뽑아내 부를 획득하는 거다. 독점이나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목적이 지대 추구에 있다. 시장의 상호 의존성이 심화 되고 인터넷의 위력을 토대로 거대한 부가 형성되는 것을 보면 몇몇 신기술들은 소득과 부와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1현재의 규칙을 나열한다.

 

2다시 쓴 규칙에서 경제 불평등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풀어간다. 접근 방향의 첫 번째는 지대 추구 행위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지대 추구 행위는 최상위층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보상해주고 나머지 사람들이 부담할 비용을 높이고 경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정부가 후원하니 은행이 파산해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대마불사를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증권 팔기 같은 그림자 금융과 역외 금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불투명한 금융활동은 상위 1% 부유층이 높은 소득 점유율을 차지하니 금융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또한, 최고경영자의 보수, 주주가치의 이익을 고려한 단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태도도 문제다. 지적 재산권의 보호가 이를 활용한 혁신을 제약하고, 추가적인 연구 개발의 막는다는 점을 알려 준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무역 협정(WTO)은 소수 기업에 유리하지 미국 내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낸다. 정부 차원의 의료 서비스의 강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본다(한국은 해당 없으나, 과잉진료, 가짜 환자, 비정상적인 진료횟수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한다) 미국 내 파산제도의 현안과 문제점을 다룬다.

둘째는 중산층의 안전과 중산층에 진입할 기회를 보장해 주는 규칙과 제도를 복원하는 것이다. 완전고용, 공적인 사회 간접 자본 투자, 임금이 생산성을 같은 속도로 따라갈 수 있도록 노동자를 보호하는 규칙 집행,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노동 참여를 막는 장애물 줄이기, 공교육과 의료, 육아 서비스, 금융서비스 등을 복구하거나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중산층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경제 불평을 해결하는 방법이란 제안은 완전고용으로 풀어간다. 이는 소득재분배보다 안전한 제도적 장치로 보인다. 이는 앤서니 기든스의 3의 길이 제안하는 것과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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