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법인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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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종교를 믿지 않는다. 성경과 불경, 코란과 우파니샤드를 읽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권의 경전으로 종교의 일부라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생활인으로, 문자로 기록된 경전을 읽는 것은 고전을 읽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글로 번역된 코란, 육조단경, 우파니샤드를 읽어도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법정스님, 법륜스님은 활발하게 대중과 호흡했거나 하는 걸로 안다.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을 쓴 법인 스님은 책을 통해 알게 된 거다. 땅 끝 마을 일주암에서 사는 모양이다. 해남 미황사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 절’이라는 슬로건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한겨레신문에 글을 연재하고 이 책은 그런 글들을 모아 낸 것으로 보인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쉬고 싶거나 화가 날 때면 템플 스테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독자가 실천하지 못한 일이다. 내겐 思而不學則殆인 거다.

1장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2장 쉽지 않지만 가야만 하는 길을 선택하라, 3장 아름다운 만남은 어떻게 오는가, 4장 스님의 반성문으로 구성됐다. 책 제목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은 1장 제목과 같다. 수십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책이 주는 느낌이 좋다거나, 울림이 있다거나 하지 않으면 실증을 느낀다. 그런 실증은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의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깔끔하게 없어지고 밑줄 친 구석이 많아지더라.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을 살피다’라는 소주제에 소개한 글이 좋다. “최고의 진리는 가장 단순한 곳에 있다.”(마하트마 간디) ‘나는 출생을 묻지 않는다, 다만 행위를 물을 뿐이다’(법구경) “세상이 혼란하고 힘든 것은 사람들이 못 배워서가 아니라 잘못 배워서다.”(시골 할머니의 한마디) ‘나에게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論語) ‘풍부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사와 동사 앞에 생기를 불어넣는 ‘형용사’와 ‘부사’가 필요하다.’ ‘하고자 하는 얻고자 하는 그 마음과 행위는 선과 악의 윤리로 덧씌울 수 없는 모습이다. 생명이 가진 무한한 역동, 상상력, 독창적 삶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인 욕망에 대해 오랜 세월 종교와 윤리, 지배 체제가 조작하고 세뇌한 관념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주체적인 생명은 남의 삶을 엿보거나 자기 삶을 헛되게 소지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것, 의미 있는 것을 찾아 자기만의 느낌과 감동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생명이다.’ ‘사유의 힘이야말로 모든 삶의 방향과 몸짓의 근간이다.’(한나 아렌트가 평가한 아이히만이 그러하다) ‘이름이야말로 곧 의미 지향의 핵심을 말 한마디에 담아내는 선언이자 약속이다.’ ‘사과문은 정확한 문법으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야한다.’

우리의 갖가지 괴로움과 불안, 불만족은 숙명적인 것이 아니다. 그에 맞는 원인이 있다.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건이 합쳐져 고통이 생긴다. 고통은 영원한 게 아니다. 조건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임으로 고통의 원인을 찾아내면 없앨 수 있다. 그래야 자유와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 ‘세월이 젊은 시절의 가장 위험한 약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준다면, 그것은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얼마나 값진 선물인가’ 벵갈 성자 라마크리슈나의 말이다.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이미 당신이 행복하다면 그것들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간디가 말한 ‘일곱 가지 사회악’은 원칙 없는 정치, 일하지 않는 부의 축적, 양심 없는 쾌락 추구, 개성 없는 지식 축적, 도덕성 없는 통상 교역, 인간성 없는 자연과학, 자기희생 없는 종교라고 갈파한다. ‘모든 것은 그것 하나로 서 있지 않다. 나무가 산에 의지하여 있고, 산은 나무에 의지하여 있다. 산과 나무는 바람과 햇볕, 물과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오로지 그것 하나만 살고자 하면 하나도 온전하게 살 수 없다.’ ‘게으른 손은 추하고 일하는 손은 아름답다’ ‘손길 하나에도 기쁨과 슬픔이 묻어나고 말 한마디에도 가시 돋고 꽃이 피니 몸 마음 모두를 낮추면 걸리는 일 없으리’ ‘하늘의 별을 따다 꽃밭을 만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조건 없는 배려와 헌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관심이란 이름으로 부당한 간섭을 하지 않으며, 내가 살아온 환경과 취향으로 이웃의 생각과 행위를 규정하지 않으며, 내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 세상 어는 것도 ‘있어 온’ 것은 없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에게 해악을 끼치는 가해자가 된다면, 우리는 그 즉시 피해자가 된다. 왜냐하면 가해하는 당신의 마음은 곧 고통과 분노가 기반이 되어 평화로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성의 있는 눈길의 마주함과 마음 있는 표정의 부딪힘에서 기쁨과 사랑이 발생하는 법이다.’ ‘소소한 사물 하나하나에 경건과 정성으로 마주하지 못하는 자는 결코 하늘을 우러를 수 없고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박노해) ‘출가는 포기이자 선택이며, 선택이자 포기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함부로 어지러이 발걸음을 내딛지 말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사람의 길이 되리니

 

‘개간 선사’ 혜월 큰스님 일화 : 문전옥답 다섯 마지기, 산자락 황무지 세 마지기, ‘속살림과 겉보매’, ‘一日不作 一日不食’, ‘울력’,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은 2015년 3월 초판이 나왔으나, 독자는 2017년 2월 초판 4쇄, 본문 323쪽 분량을 읽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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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정신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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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내게 딱 맞는 말이다. 이제 교실에서 수업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몽테스키외가 최초로 삼권분립을 주장했다고 알고 가르쳐 왔다. 그 말이 맞겠지만,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독자에게 명제로 자리 잡고 있는가? 궁금하다. 오십 줄에 들어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을 번역본이나마 읽는다. <법의 정신>은 몽테스키외가 1749년에 집필했다. 번역본은 문예출판사에서 2015년에 이재형님이 옮긴 것으로 독자는 2017년 초여름에 읽었으니 268년 만에 몽테스키외의 생각을 훔쳐 본거다. 근대 법치 국가의 정치 이론에 영향을 준 것은 학자들이 인정한다. 268년 전과 현재의 인간의 지식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과 양에 차이가 있다. 이를 고려해도 너무 엉터리인, 종교적 우월감, 환경 결정론적 인식 등에서 곳곳의 내용은 언어도단이다. 독자로서는 영 마땅치 않은 부분이 많다. 한국에 대한 언급도 있다는 것은 놀랍다. 물론 조선을 번역하면서 한국이라 한 것이겠지만.

1부 : 몽테스키외는 자연법이 적용되는 범위를 평화, 욕구, 성, 사회생활로 구분한다. 로마 정치가 키케로는 로마 공화정 말기에 투표를 비밀로 하도록 규정한 법이 로마를 몰락시킨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몽테스키외는 이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야한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키케로의 주장에 의문이 있다. 정체별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군주정체에서 명예는 최고의 준칙으로 교육은 이 준칙에 부합하도록 행해야한다고 말한다. (재산을 지키는 것은 허용되나 그것을 위해 생명을 버리면 안 된다. 어떤 지위에 오르면 스스로를 그 지위보다 낮게 보이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남이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을 묵인해도 안 된다. 명예가 요구하는 것을 법이 금지하지 않으면 명예가 금지하는 것은 더더욱 엄격하게 금한다. 등) ‘민주정체에서 공화국에 대한 사랑은 민주정체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민주 정체에 대한 사랑은 곧 평등에 대한 사랑인 동시에 검소함에 대한 사랑이다.’

2부 : 연방 조직은 같은 성격의 국가, 특히 공화국으로 구성돼야 한다. 군주정체의 정신은 전쟁과 영토 확장이며, 공화정체의 정신은 평화와 절제다. 국가의 방어력 일반에 관한 몽테스키외의 견해로는 스페인과 프랑스 정도의 국가 크기가 적당하다고 본다. 이단을 처벌하는 일에는 신중해야하고, 법은 오직 외적 행위만을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 ‘국가의 상상적 필요를 충족시키려고 국민에게서 현실적 필요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미 과중한 노동에 지친 나머지 모든 행복은 나태에서 구한다’는 표현은 번역이 잘된 것인지,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은 나태하다는 말이 될 듯 하여 소화하기 어렵다.

3부 : 법과 풍토성에 대한 글은 대부분 현대 기준으로 보아 터무니없는 내용이다. “종교는 쉬운 포교를 위해 신자에게 비신자를 노에로 삼을 권리를 주었다.” 곳곳에 흑인에 대한 경멸, 노에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표현이 나온다. 흑인을 인간이라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글도 있다. 그러나 노예는 불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 기후에 따른 여성의 매력도 평가, 유럽과 아시아의 풍토에 따라 종교의 전파가 쉽거나 어렵다는 등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도 있다. 출애굽기에 기록된 모세의 법에는 일부다처제에서 대우를 평등하게 해야 한다고 한단다. “평온함이 요구되고 극단적 종속이 평화라고 불리는 정체에서는 여자들을 가둬두어야 한다(p.178)”라고 표현하고 있다. “지식은 사람을 온화하게 만든다. 이성은 사람을 인류애로 이끈다. 인류애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은 오직 편견뿐이다.”

정치적 노예제가 풍토성에 의존한다며 추운지방에 사는 사람은 힘과 용기가 있으나,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나약하다고 평가한다. “한국의 남방민족은 북방민족만큼 용감하지 못하다.(p. 182)” 풍토가 유럽은 강하고 아시아는 약하며, 유럽은 자유로운데 아시아는 노예적이라고 보고 있다. 아시아는 강도 작고, 산이 눈으로 뒤덮이는 일도 적다는 등 지리지식은 무지에 가깝다. 상업의 자연적 효과는 평화로 이끄는 것이다. 상인은 돈으로 귀족의 신분을 살 수 있다는 것으로 보아 동서양이 같은 상황이다. 유럽에 인도양의 존재를 알린 것은 알렉산더 이었다고 한다.(이것도 믿기 어려운......)

5부 : “중도정체는 기독교에 적합하고 전제정체는 이슬람교에 더 적합하다.”라는 종교 편향을 적나라하게, 당연하다고 표현한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을 꼭 필요한 것으로 여기게 하는 법은, 꼭 필요한 것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으로 여기게 하는 결함이 있다.”

6부 : 법을 만들 때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설명한다. ‘법의 문체는 평이 해야 한다. 법 언어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법이 어떤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에도 돈으로 해결하는 일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법은 너무 치밀하면 안 된다. 충분한 이유 없이 법을 바꿔서도 안 된다. 법은 인간보다 잘 추정한다’등. “프랑스 왕국에서 센서스라 불린 것은 이 말의 남용과는 관계없이 주인이 농노에게 징수한 개별적 세금이었다”에서 프랑스는 프랑크여야 할 것 같다. ‘806년에 제정된 샤를마뉴 칙령 – 교회는 교회 영지 안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형사 및 민사 재판권을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의 정신>은 주로 정치법과 민법을 다룬다. 정치법은 자유를, 민법은 소유권을 다룬다. 수용을 위한 배상이라는 관행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에 생긴 거다. 익히 알고 있듯이 산업화와 함께 등장한 사회법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삼권 분립은 책의 지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그러하다 하더라도 근대 법치 국가의 정치 이론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법의 정신>은 몽테스키외가 1749년 집필한 것으로 번역본은 398쪽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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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ㅣ 톨스토이의 마지막 3부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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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가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책이라는 광고에 망설이지 않고 구입한 책다.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 몇 해째 책꽂이에서 나를 기다린다.>를 썼지만 40대 중반에 소설쓰기를 중단하고 구도자와 같은 삶을 살며 지은 책이라서 톨스토이 삶의 바탕을 볼 수 있다.

 

약 170여개의 소재로 시집처럼 편집돼 읽기가 쉽다. 멍하고 읽으면 몇 장이 훌쩍 넘길 수 있으나 음미하며 읽어야 맛이 난다. 인간 삶의 밑바탕은 비슷한가보다. 톨스토이의 글에 공자의 말과 같은 것이 여럿 보인다.

공자가 가장 싫어했다는 ‘교언영색’과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와 같은 내용이 있다. ‘심부재언’에서 ‘심’을 ‘영혼’으로만 바꾸면 톨스토이가 한 말이다. 솔로몬이 말했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도 톨스토이가 말한 ‘시간을 벗어나면 악은 없다’와 통한다.

 

톨스토이의 말에서 공감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오만하지마라. 분노하지 마라. 오만과 분노는 자신을 망치는 길이다. 인생은 혼자 결정해야한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라.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마라. 사람은 늘 변한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오직 사랑하기 위해서 태어났다.(‘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유행가 가사가 보통 못마땅한 게 아니었는데, 앞으로는 톨스토이를 빌어 못마땅함을 이겨내리라) 고통의 주는 의미를 긍정적으로 풀어준다.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 육체를 희생하라. 침묵이 말 잘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자신이 소중함을 기억하라. 노동이 갖는 의미를 강조한다. 소박한 삶을 살아가라 한다. 현명함이란 질문하고 듣는 태도가 바라야하며, 침묵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단순한 언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 〕등은 독자가 기억하고 실천하고 싶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위즈덤하우스에서 2007년 10월 초판을 내놨고, 독자는 2017년 1월 1판 47쇄, 본문 243쪽 분량을 읽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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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람된 희망 - 이문구 문학에세이
이문구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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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이문구라고 할 것이다. 아는 작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며,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고, 한 작가의 책을 6권 째 사서 읽었기 때문이다. 독자가 좋아하는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이나 강산무진, 남한산성을 쓴 김훈은 아직 이 세상에 있으니 작품을 더 내놓을 테지만, 이문구는 이미 먼 나라로 가 있기에 더는 책을 낼 수 없다는 안타까움도 한 몫 한다.

 

독자를 이문구 팬으로 덮어씌운 <관촌수필>,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우리 동네>, <매월당 김시습>, <줄반장 출신의 줄서기>에 이어 2015년에 초판으로 나온 <외람된 희망>은 ‘이문구 문학에세이’다.

‘이문구 문체’가 보이는 에세이는 그의 유년시절, 노동판에서의 삶, 민주화 운동하면서 살아온 날들, 발안과 보령에서 살던 날들에 대한 추억과 글쟁이로 살면서 두루춘풍이로 비쳐서 실천문학을 발행하던 시절들에 대한 기억이다.

우리말의 현실을 가리켜 삼불시대라하여 삼대불통, 삼대불용, 삼대불학으로 이름 지은 것에 공감한다. 독자 개인적인 사정으로 말을 적게 하게 된 것이 어언 4년 반을 넘긴다. 나 또한 삼불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다.

 

나도 써 먹을지 모르거나, 기가 막히는 표현은 옮겨두고, 독자가 사전에 기대야하는 단어들을 풀어 놓아 배우려 한다.

‘내가 나중에 어떻게 될는지 몰라서’

‘누구라도 먼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다보기 마련이 아니던가. 하물며 들리는 소리의 태반이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한숨 소리였던 어둠의 시대였음에랴.’

‘거져 주마던 계집도 데리고 나설 틈이 안 나서 실없이 군자 소리를 들어가며 산 바쁜 겨를에도, 제철에 이르면 어김없이 덧잎이 돋는 뿌리 깊은 밑동과 비스름한 것이었다.’

‘望百이라면 천수로 치는 데에 서운함이 없으리라’

‘오는 가을이 여러 사람의 풍년이기를 빌면서’

‘겨우내 붐비던 휘몰이 바람이 아주 떠나간 들판은 아직도 서리를 겹으로 뒤집어 쓴 채 늦잠이 한창인데’

‘울타리로 몰려들어 벗은 나무 잔가지마다 접으로 열린 참새 떼는 놀데가 마땅치 않아 저희들끼리 시끄럽고’

‘경외롭기로는 보잘것없는 것들의 목숨에 견줄 것이 없었다’

‘언제나 우리 둘레에 흔히 있었음에도 내동 모른 척 하다가 물난리나 이리역의 폭약사고 같은 큰 불행이 생겨야만 비로소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마련하려는 게으름도 큰 부끄러움이며,’

‘물은 흘러도 여울은 여울대로 있다.’

‘아래위턱이 분명했던’

 

권주에 작주(술을 권하고, 잔에 술을 따름), 초슬목(초저녁), 상두꾼(상여꾼)

구듭치기(귀찮고 힘든 남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일), 빕더선 말(약속을 어기고 돌아선 말), 비절(더할 수 없이 슬프다) 참담한, 한 노파의 운정(雲程)(? 알 수 없음), 뒵들이(뒤에서 거들어 도와주는 일), 장서(長逝)(죽음, 영면), 酒草(술과 담배)로 허물어진 몸과 정신, 노박이(한곳에 붙박이로 있는 사람(충청사투리)), 해토머리(얼었던 땅이 녹아서 풀리기 시작할 때), 까그매(‘까마귀’의 방언(전북, 충남)), 잠포록하다(날이 흐리고 바람기가 없다.), 겨릅대(껍질을 벗긴 삼대), 바작(농기구인 지게 뒤에 부착하여 두엄이나 거름,재 등을 나를 때 사용하는 지게의 부착물), 지치러기(? 알 수 없음), 들그서내다(안에 들어 있는 물건을 함부로 들쑤시며 뒤져 끄집어내다), 뒤발한(온몸에 뒤집어써서 바른), 잔졸망이(졸망이: 자질구레한 것), 비부쟁이(‘비부(계집종의 남편)’를 낮잡아 이르는 말), 회태懷胎(잉태), 모개흥정(죄다 한데 묶어 하는 흥정), 벌전장수(난전 장수), 된내기(된서리의 강원도 , 생광스럽다(1. 영광스러워 체면이 서는 듯하다. 2. 아쉬운 때에 요긴하게 쓰게 되어 보람이 있다. ), 너설(험한 바위나 돌 따위가 삐죽삐죽 나온 곳), 예사주졸 例事酒卒, 여투다( 돈이나 물건을 아껴 쓰고 나머지를 모아 두다.), 촉고數罟(눈을 상당히 잘게 떠서 촘촘하게 만든 , 난달( 길이 여러 갈래로 통한 , 울바자(대, 갈대, 수수깡, 싸리 따위로 발처럼 엮거나 결어서 만든 울타리), 부쩌지 못한다(붙어 배기거나 견디어 내지 못하다), 도리기하다(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나누어 먹다), 말비침(상대방이 알아챌 수 있도록 넌지시 말로 하는 암시), 중동무이(하던 일이나 말을 끝내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 새물내를 풍긴다( 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판무식꾼(아주 무식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복대기다(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떠들어 대거나 왔다 갔다 움직이다), 응구첩대(묻는 대로 지체(遲滯) 없이 대답(對答)함을 이르는 말), 만호장안(집 등(等)이 썩 많은 서울), 관재(관청이나 관계(官界)에 연루된 흉해이다)수, 소루하다(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꼼꼼하지 않고 거칠다.), 안침지다(안쪽으로 치우쳐 구석지고 으슥하다), 허릅숭이(일을 실답게 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속은 자연적인 사물을 이르는 말에 많이 쓰이고, 안은 인공적인 사물에 많이 쓰이니. 同異판단어(다르다. 같다) 正誤판단어(틀리다. 맞다), 핫옷(솜옷), 고리백장(키버들로 고리짝이나 키 따위를 만들어 파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말), 두루춘풍이(누구에게나 좋게 대하는 이), 반거들충이(무엇을 배우려다 중도에 그만 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 가위 可謂(한 마디 말로 이르자면), 그러구러(그럭저럭)

 

<외람된 희망>은 이문구 문학에세이로 실천문학사에서 2015년 9월 초판 1쇄, 본문 366쪽 분량으로 내 논 것으로 독자는 초판 1쇄를 읽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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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미래 - 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전략
조영태 지음 / 북스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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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미래>에서 ‘정해진’이란 ‘인구학적 관점에서 예측 가능’한 이란 의미다. 60년대부터 정부는 강력한 감성적 접근으로 출산율을 떨어뜨렸다. 1983년에 출산율이 2.0으로 떨어졌고, 2002년 출산율은 1.24까지 떨어진다. 출산율이 2.0일 때 정신을 차려야 했다.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걸 알면서도 안이한 인구정책으로 허송세월하고 1996년이 돼서야 가족계획 정책을 포기한다. 저자는 인구관련 관련부서조차 없애버린 정부를 탓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저출산의 심각성을 정책에 반영하게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저출산 세대가 한국사회의 주류가 되는 시기에 필연적으로 나타날 문제를 예상하고 대안을 찾자며 인구학을 전공한 학자가 걱정하며 내놓은 책이다.

<정해진 미래>는 챕터 1,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라’에서 인구정책의 모범 사례 국가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사례가 된 한국의 인구 변화와 정책을 설명한다. 낮은 출산율로 보아 미래가 불투명하고, 1,2인 가구의 증가와 줄어드는 4인 가족을 설명하고, 앞으로 소형아파트가 돈이 될까? 에 대한 답을 던진다.

챕터 2, ‘저출산 시대, 모든 것이 공급 과잉’에서 30년 만에 아동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 통계를 제시한다. 이를 토대로 초등교사 1만 명 과잉이 예견되며, 유망직업의 변화(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의 퇴직 시기가 최대한 늦어질 것이라는 등), 입시교육이외의 교육을 생각할 시점이라는 제안, 월급의 1/3을 학원비로 지출하는 것은 무모하며, 군대도 변화해야한다는 논리를 편다.

챕터 3, ‘저출산+고령화, 전쟁 같은 밥그릇 싸움’에서는 ‘인구가 줄어든다고 취업이 쉬워지는 지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인 빈익빈 부익부는 은퇴 후에 시작된다’, ‘개인이든 국가든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는다’, ‘세대 간 경제, 정치적 다툼이 예견된다’는 인구학적 관점의 미래를 예측한다.

챕터 4는 저자가 생각하는 미래 생존 전략이다. 인구가 많다고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적다고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10년 후에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이 잘 팔린다는 보장이 없다. 성장 조건으로서 인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선족을 더 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조선족 인구 통계를 제시한다. 외국인의 이주와 정착을 지원하기에는 우리의 의식이 쉽게 바뀌지 않아 어렵다. 해외투자를 해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챕터 5, ‘작고 안정적인 한국을 준비하자’는 제안에 담긴 내용이다. ----- 10년 후에는 매년 출생하는 인구가 35만 명 선에 그칠 것이다. 다문화사회가 되기 어렵고 해외인재를 유치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젊은 두뇌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 부동산은 무너질 것이다. 긍정적인 것이라고는 대학입시 경쟁률이 낮아지는 것 뿐. 일본은 GDP 규모 세계 3위로 저출산,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연착륙에 성공한 듯하나, 우리는 경제 규모가 작아 일본 경험을 보고 안심할 수 없다. 저출산 문제를 풀려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여성의 전반적인 처우를 개선하면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양성평등에 기반을 준 휴가제도, 잘 정비된 공보육제도, 육아의 사회화 등 출산과 양육이 직장생활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해야한다. 여성고용율이 높은 나라가 출산율도 높다. 국가가 먼저 투자해서 아이 키우기 쉬운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아동에 대한 질적 투자로 사회적 부를 이전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이데올로기는 가족의 이익과 후속 세대의 질적 성장을 위해 기업이 희생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인식이 개혁적인 수준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한국사회를 다운사이징할 필요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정해진 미래>는 2016년 9월에 초판이 나왔고, 독자는 2017년 3월 초판 8쇄, 본문 270쪽 분량을 읽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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