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내공 - 내가 단단해지는 새벽 공부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조윤제는 왜 새벽을 어른의 시간이라고 하는 걸까?”라고 묻고 답한다. “새벽이란 어제와 결별하고 새로운 하루를 가늠하는 시간이다.” “어른이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그 확신에 책임을 지는 내공을 갖춘 사람이다.” “새벽 공부는 천 년을 이어온 깊은 성찰과 마주하며, 재주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내공을 차곡차곡 쌓아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세월을 버티며 얻은 주름과 그 안에 스며든 시공의 더깨들이 쌓인 삶의 무게, 내공.” “이제 어른이 될 시작이다.” 여기까지는 <천년의 내공> 도입부 서술이다. ‘폐문독서라 이름 짓고 새벽에 책을 읽는 나는 격하게 공감한다.

들어가는 글에서 격()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경지라 풀고, 오바마가 미중전략경제대화에서 인용한 <맹자>의 한 구절 산 속의 작은 길도 많이 다녀야 큰 길이 되고, 잠시만 다니지 않으면 금방 풀이 우거져버린다를 예로 든다.

()주변을 장악하고 길을 제시해 주는 깊이라 풀고, “곤궁에는 운명이 있음을 알고, 형통에는 때가 있음을 알고, 큰 어려움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성인의 용기다.‘라고 자로의 물음에 대한 공자의 대답을 예로 든다.

()단 한마디로 가로질러 제압하는 단단한 힘이라 풀고, 후진타오가 부시의 오만을 꾸짖으려 반드시 산 정상에 올라 뭇 산들의 자금을 굽어보리라고 인용한 답사를 예로 든다. 멋지지 아니한가?

 

말에 필요한 세 가지로 격, , 기를 가진다는 것은 내면의 힘이 있음을 말한다. 전공 지식이나 교양상식을 뛰어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세상과 사람을 읽는 통찰력과 오랜 경험과 수련으로 쌓아온 호연지기를 내공(內功)이라 부른다. <천년의 내공>은 중국 석학 지센린이 중국 고전에서 뽑아낸 148개 문장 중 90여개를 풀어주는 책이다. 다 익힌다면 경계가 한 단계 오른다고. 저자는 새벽은 내공을 쌓기 좋은 어른의 시간이라 말한다. 매일 조금씩 익히고 외우라는데 나는 하루에 읽고 새겨둘 문장 70개를 골랐다.

 

: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경지

대장부의 절제와 비굴하지 않음은 스스로에게 당당한 공명정대함에서 나온다. 마흔이란 나이는 따르는 자리에서 이끄는 자리로 올라서는 시기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스스로 더 부족하다고 느낄 때 더 노력하게 되고, 어제의 나보다 더 강한 내공을 갖출 수 있다. 삶이란 내 것이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삶을 대할 때 걱정과 어려움이 나를 살게 하고 안락함이 나를 죽음으로 이끈다는 말을 떠올려 경계해야 한다. 원대한 꿈 이루기 위해서는 그 꿈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 담금질을 감내해야 한다. 부만 있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철학 없이 부자가 되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는다면 한계가 없는 부의 추구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어른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여부는 온전히 나에게 달려있다. 올바른 배움이란 뛰어나지 않은 사람에게도 배울 점을 배우는 것이다. 존중이란 구걸하듯 억지로 얻는 것이 아니다. 삶의 모든 순간에서 초연한 어른이 되기는 어렵다. 다만 오늘을 차곡차곡 쌓아 가면 어제보단 나아진다. 어른이란 먼저 등을 보여주고 길을 여는 존재다. 예상을 깨는 배려의 말은 큰 선물이 된다. 어려울 때 그 사람의 품격과 힘이 드러난다. ‘이란 스스로 드러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본다. 듣는 내가 열려 있다면 모든 사람의 말은 옳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그의 발전을 기다려준 어른이 있다. 타인과 마주본다는 삶의 진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나로 통한다(기소불욕 물시어인, 역지사지, 혈구지도 기독교 황금률 :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장량의 계책, 소하의 군수지원, 한신의 승리만 못했으나 그들을 알아보고 능력을 발휘하게 했던 유방이 최종 승자다. 사람이 내는 소리가 곧 말과 글이다. 박수 칠 때 떠나야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다. “장강의 뒷물결은 앞물결을 재촉하고, 세상의 새사람은 옛사람을 쫓는다.”위로는 충고가 아니라 고백과 공감이다.

 

: 주변을 장악하고 길을 제시해주는 깊이

한 번의 확신을 가지기 위해 만 번을 준비한다. 성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도전하는 것이 힘이다. 위대함은 흔하고 사소한데서 시작된다. 시도해야 한다. 만 번을 준비할 수 있었던 고수의 비결은 즐거움이다. 한 발 물러서서 스스로를 관찰하면 해답이 보인다. 객관적 시각과 몰입은 공부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이루고 싶은 이상이 있다면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 바다의 신 약이 황하의 신 하백河伯에게 했던 충고를 기억하라. 우리가 스스로를 제한하는 세 가지는 활동하는 무대, 살고 있는 시간, 우리가 아는 지식의 한계다. 제한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소한 타협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가치는 도덕이다. 급박한 상황일수록 휘둘리지 말고 휘둘러야 한다. 인맥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어른이란 자신의 신념에 확신을 가진 당당한 존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先憂後樂과 같다. 우리는 고난에 처해 있을 때나 좋은 상황에 처해 잇을 때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난에서는 절망하고 좋은 상황에서는 안주한다. 하지만 고난도 반드시 끝나기 마련이고, 행운의 뒤에는 위기가 온다.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 객관적으로 보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학문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질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성인은 자신의 일과 직업에 도움이 되는 전문지식을 얻는 공부와 자기성찰과 자기완성을 위한 인문교양 공부가 필요하다. 받아들인 다음 내 것으로 소화해서 쏟아낼 수 있어야 공부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용기가 어른의 지혜다. 어제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 있어야 진정한 배움이다. 배움이란 단순히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배움으로써 스스로 변화되어야 완성되는 것이다. 공부는 지위가 높아질수록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조선의 왕은 경연을 통해 신하들과 함께 공부했다. 공부란 나의 뜻과 일상을 일치시키기 위해 정진하는 과정이다. 좋은 문장은 수많은 좋은 글들을 흉내 낸 끝에 다져진 경지다. 퇴계의 낮에 책을 읽었다면 반드시 밤에는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라는 사색이 중요하다는 거다. 평안할 때 위기를 말할 수 있어야 어른이다. 말은 미래를 부르고 사람의 그릇을 결정한다. 단단한 의지를 품고 있다면 인간은 꺾이지 않는다. 위기는 인간의 바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체의 결정이라는 말은 리더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다. (마쓰시다 고노스케)

 

: 단 한마디로 가로질러 제압하는 단단한 힘

분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분노해야 하는 상황에서 잘 분노 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노련하게 화를 낼 줄 아는 것, 그것이 내공이다. 조직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적은 내부 있기 마련이다. 꾸짖음의 목적은 나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도, 상대에게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타협하지 않는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인간이다. 무례를 꾸짖을 때는 당당한 기세를 담아야 한다. 작은 불의를 양보하면 큰 불의를 불러들이게 된다. 고수만이 고수를 알아본다. 비판을 위한 비판을 걸러내야 조직이 산다. 비겁함 앞에서는 낮은 목소리로 크게 분노하라.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줄 알아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어떤 말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모든 일에는 적합한 때가 있다. 성공은 성공할 때까지 반복한 실패의 결과다 비범함은 평범함 속에 있다. 어른이라면 좌우명 한마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말이란 내가 아니라 듣는 사람을 향하는 것이다. 자시에게 엄격하다면 상황에서는 유연할 수 있다. 권위에 대한 맹신은 권위에 대한 부정보다 위험하다. 고수가 되는 지름길은 없다 무어신가를 이루고 싶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라. 살아낸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무거운 각오다. 위대함은 목표가 아닌 과정에서 비롯된다.

 

<천년의 내공>은 청림출판에서 20168월 본문 359쪽 분량으로 초판 1쇄를 내놓았고 나는 20188125쇄를 읽었다. 익숙한 문장도 있으나 논어, 맹자, 사기, 좌전, 시경, 당시를 모두 읽을 수 없는 독자에게 좋은 문장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천년의 내공> 부록에서 옮겨 새길 글

1. 言者無罪 聞者足戒(언자무죄 문자족계 : 말의 책임은 화자가 아닌 청자에게 있다)

2. 他山之石 可以攻玉(타산지석 가이공옥 : 다른 상의 돌로도 자기의 옥을 갈 수 있다)

3. 投我以桃 報之以李(투아이도 보지이리 :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주자 자두로 보답했다)

4. 天作孼 猶可違 自作孼 不可活(천작얼 유가위 자작얼 불가활 : 하늘이 만든 허물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허물에는 살아갈 수 없다)

5. 滿招損 謙受益(만초손 겸수익 : 교만은 손해를 부르고 겸손은 이익을 받는다)

6. 從善如登 從惡如崩(종선여등 종악여붕 : 선을 따르기는 산을 오르듯 어렵고 악을 따르기는 담이 무너지듯 순간이다)

7. 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거안사위 사즉유비 유비무환 :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대비하면 화를 피할 수 있다)

8. 人非聖賢 孰能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인비성현 숙능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 : 사람은 성인이 아닌데 누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잘못을 저질렀어도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나을 수 없다)

9. 知人者智 自知者明(지인자지 자지자명 : 타인을 아는 자는 지혜롭다 하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명철하다 한다)

10. 信言不美 美言不信(신언불미 미언불신 :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11.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화혜복지소의 복혜화지소복 : 화는 복이 의지하는 바이고 복은 확가 잠복하는 곳이니 일의일비하지 말자)

12. 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起於累土 千里之行 始於足下(합포지목 생어호말 구층지대기어루토 천리지행 시어족하 :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씨앗에서 나오고, 높은 누대도 한 무더기를 쌓는 데에서 시작되고, 천리길도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13. 敏而好學 不恥下問(민이호학 불치하문 : 영닌하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아랫사람에게 묻길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14.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라)

15. 工欲先其事 必先利其器(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 :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먼저 도구를 다듬어야 한다)

16.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也(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잎이 더디 시듦을 안다)

17.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 배우고 생각지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생각만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18.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 :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당하지 않고 어진 이는 근심하지 않고 용감한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19. 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다만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잘하는 일이 있겠는가)

20.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21.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 :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22.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선한 것을 골라 따르고 선하지 못한 것은 가려서 고친다)

23. 凡事預則立 不預則廢(범사예칙립 불예즉폐 : 무릇 모든 일은 준비하면 이뤄지고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24. 學然後知不足 敎然後知困(학연후지부족 교연후지곤 : 배우고 난 뒤에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고 가르치고 나서야 고달픔을 알게 된다)

25. 尺有所短 寸有所長(척유소단 촌유소장 : 한 자도 짧을 때가 있고 한치도 길 때가 있다)

26. 盡信書 不如無書(진신서 불여무서 : ‘성경을 맹신하는 것은 서경이 없는 것만 못하다

27. 生於憂患 死於安樂(생어우환 사어안락 : 걱정과 어려움이 나를 살게 하고 안락함이 나를 죽음으로 이끈다)

28.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 : 하늘의 때는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득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29. 而不捨 金石可鏤(계이불사 금석가루 : 멈추지 않고 새기면 쇠와 바위도조각할 수 있다)

30. 吾生也有涯 而知也無涯(오생야유애 이지야무애 : 우리의 삶에는 끝이 있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다)

31. 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辯之 篤行之(박학지 심문지 신사지 명변지 독행지 :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고 밝게 판단하고 독실히 행동한다)

32. 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임연선오 불여퇴이결망 : 못가에서 물고기를 보며 부러워하느니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게 낫다)

33. 桃李不言 下自成蹊(도리불언 하자성혜 : 복숭아와 오얏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나무 밑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

34. 燕雀安知鴻鵠之志哉(연작안지홍곡지지재 : 제비와 참새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리오)

35. 忠言逆耳利於行 良藥苦口利於病(충언역이이어행 양약고궁이어병 : 충고는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고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

36. 人固有一死 或重於泰山 或輕於鴻毛(인고유일사 혹중어태산 혹경어홍모 : 사람은 누구나 한번 죽는다. 그 죽음이태산보다 무거운 이도 있고 기러기 깃털보다 가벼운 이도 있다)

37. 智者千慮 必有一失 愚者千慮 必有一得(지자천려 필유일시 우자천리 필유일득 :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을 생각해도 한 번의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은 얻음이 있을 수 있다)

38. 若要人不知 除非己莫爲(약요인부지 제비기막위 : 남이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않된다)

39. 少壯不努力 老大徒傷悲(소장불노력 노대도상비 :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늙어서는 오직 상심과 슬픔뿐이다)

40. 疾風知勁草 歲寒見後凋(질풍지경초 세한견후조 :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인지 알 수 있고, 추워진 뒤에야 잎이 늦게 떨어짐을 볼 수 있다)

41. 貧賤之知不可忘 糟糠之妻不下堂(빈천지지불가망 조강지처불하당 :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선 안 되고 변변치 않은 음식을 함께 먹었던 아내는 버려선 안 된다)

42. 山不厭高 海不厭深 周公吐哺天下歸心(산불염고 해불여심 주공토포천하귀심 : 산은 높아지기를 마다 않고 바다는 깊어지기를 꺼리지 않는다. 주공이 입안의 음식을 뱉으며 인재를 환영하자 천하가 마음을 열었다)

43. 非學無以廣才 非志無以成學( 비학무이광재 비지무이성학 :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펼칠 수 없고 뜻이 없으면 학문을 성취할 수 없다)

44. 非淡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비담받무이명지 비영정무이치원 :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고요하지 않으면 먼 곳에 이를 수 없다)

45. 勿以惡小而爲之 勿以善小以不爲(물이악소위지 물이선소이불위 : 악이 작더라도 행하지 말 거시며 선이 작더라도 행하지 않아선 안 된다)

46.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성년부중래 일일난재신 : 젊은 시절은 거듭 오지 않으며 하루에 아침을 두 번 맞지 못한다)

47. 一年之計在於春 一日之計在於晨(일년지계재어춘 일일지계재어신 :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세워야 하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운다)

48. 寧爲玉碎 不爲瓦全(영위옥쇄 불위와전 : 옥이 되어 부서질지언정 하찮게 완전한 기와가 되지 않겠다)

49. 當局者迷 旁觀者淸(당국자미 방관자청 :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본다)

50. 大鵬一日同風起 扶搖直上九萬里(대붕일일동풍기 부요직상구만리 : 붕새는 어느 날 바람과 함께 일어나 회오리를 타고 곧장 구만 리를 오른다)

51. 長風波浪會有時 直雲帆濟滄海(장풍파랑회유시 직궤운범제창해 : 거친 바람이 물결 헤치는 때가 오면 구름 돛 달고 거친 바다를 헤쳐가리)

52. 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독서파만권 하필여유신 : 책 만 권을 독파하면 글 쓰기가 신의 경지에 오른다)

53. 會當凌頂 一覽衆山小(회당릉절정 일람중산소 : 반드시 산 정상에 올라 뭇 산들의 작음을 보리라)

53. 蜉撼大樹 可笑不自量(비부감대수 가소불자량 : 개미떼가 큰 나무를 흔들려 하니 분수를 모름이 가소롭구나)

55. 業精於勤荒於嬉 行成於思而毁於隨(업정어근황어희 행성어사이훼어수 : 학문은 부지런함으로 조예가 깊어지고 게으름으로 뒤떨어진다. 성공은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며 실패는 생각없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56. 試玉要燒三日滿 辨材須待七年期(시옥요소삼일만 변재수대칠년기 : 옥돌을 시험하려면 꼬박 사흘은 태워 보아야 하고, 인재를 가리려면 7년은 기다려야 한다)

57. 年年歲歲花相似 世世年年人不同(년년세세화상사 세세년년인부동 : 해마다 피는 꽃은 서로 비슷하건만 해마다 사람 얼굴은 같지 않네)

58. 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십년마일검 상인미증시 : 십 년간 칼을 갈았으나 서리 같은 칼날은 아직 시험해 보지 못했다)

59. 誰知盤中餐 粒粒皆辛苦(수지반중찬 립립개신고 : 누가 알리오. 상 위의 밥 한 톨 한 톨 모두가 농부의 땀방울임을)

60. 桐花萬里丹山路 雛鳳淸於老鳳聲(동화만리단산로 추봉청어로봉성 : 단산의 만 리 길엔 오동나무 꽃이 한창인데, 어린 봉황이 늙은 봉황보다 청아한 소리를 내는구나)

61. 海闊憑魚躍 天高任鳥飛(해활빙어약 천고임조비 : 바다는 광활해 물고기 뛰어놀고 하늘은 높아 새들이 날아오른다)

62. 兼廳則明 偏信則暗(겸청즉명 편신즉암 : 겸허히 여러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편벽되게 한쪽의 말만 믿으면 아둔해진다)

63. 由儉入奢易 由奢入儉難(유사입사역 유사입검난 : 검소에서 사치로 들어가기는 쉽고 사치에서 검소해지기는 어렵다)

64. 鑑前世之興衰 考當今之得失(감전세지흥쇠 고당금지득실 : 이전 세대의 흥함과 쇠함을 살펴 현재의 득실을 고려한다)

65. 循序而漸進 熟讀而精思(순서이점진 숙독이정사 : 순서를 밟아 점차적으로 나아간다. 깊이 읽고 자세히 생각한다)

66. 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불외부운차망안 지연신재최고봉 : 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것은 내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라네)

67. 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불식여산진면복 지연신재차산중 :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이 있는 건 내 몸이 이산중에있기 때문이다)

68. 博觀而約取 厚積而薄發(빡관이약취 후적이박발 : 두루보되 요점을 취하며, 두텁게 쌓되 함부로 드러내지 마라)

69. 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인유비환리합 월유음청원결 : 인생이란 슬프다가도 기쁘고 헤어졌다가도 또 만나는 것, 달이란 흐려졌다가도 맑고 찼다가도 또 기우는 것)

70. 紙上得來終覺淺 絶知此事要躬行(지상득래종각천 절지차사요궁행 : 책에서 얻은 지식은 끝내 부족하게 여겨질 뿐이고, 이 일을 진정 이해하려면 몸소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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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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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2019.1.28.()

 

저자의 문제의식은 금속활자로 만들어 낸 책이 어떤 역사적 역할을 했는가를 진지하게 고려한 적이 없다.”에서 출발한다. 이는 고려와 조선이 어떤 책을 찍었는지,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의도에서 책을 콘텐츠를 쓰고, 책을 만들고, 보급하고 소유했는가?”라는 당연한 질문에 대한 탐구다. 책은 독자에게 자신의 내용을 강요하거나 설득한다.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에게 족쇄를 채우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을 해방시킨다. 그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이 진정한 독서다. 인간의 역사는 곧 의도를 갖는 책의 역사들이다. 이와 갖은 사고방식에 터해 책의 날개에태종이 주자소에서 책을 인쇄해 팔라.”고 명령함으로서 조선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조선의 사대부가 그 책으로 만들어졌고, 결과로서 유교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 책들이 600년간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끄는 말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를 읽으며 자극된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잊지 않고 싶다. 오래 기억하고 싶어 이끄는 말에서 밝힌 내용을 뜻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옮겨본다.

문자의 행렬을 해독해 나가는 게 책읽기다. 임진왜란 때 조선 전기까지 전해오던 고려 이전의 서적이 모두 소실되었다. 활자나 인쇄기술 쪽 연구는 진행되고 있으나 그 활자와 인쇄 기술이 쏟아낸 책들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어떤 사람, 혹은 어떤 세력의 어떤 의도로 어떤 과정을 통해 얼마나 인쇄 보급되었는지, 또 그것이 양반 상놈을 포함하는 사화구성원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별반 알려진 게 없다. 활자와 인쇄술의 우수성만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금속활자의 의미는 방대한 종수의 책을 찍어냈던 조선시대에 더 두드러졌다. 금속활자의 활용은 정도전의 아이디어였고, 태종이 정도전을 제거한 뒤 그 아이디어를 채택해 계미자를 만들어 책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금속활자는 다종 소량인쇄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서는 지방에서 목판으로 번각되거나 필사본으로 복제되었다. 대량 복제에는 목판 인쇄를 이용했던 것이다. 이런 기술은 당시 세계적으로도 수준 높은 것이었다.

讀書曰士, 從政曰大夫. 사대부는 기본적으로 독서인이다. 처음부터 한글로만 쓰인 책을 찍기 위해 한글 금속활자를 만든 적이 없었으니 세종과 그 시대의 지식인들의 생각에는 백성과 책을 연결시키는 상상력이 부족했다. 양반-남성의 영원한 제국을 위한 것이었다. 조선후기 민중의 손으로 만든 문학작품은 대부분 필사본이었다. 조선은 교서관(校書館)이나 지방 감영 등 국가 기관을 통해 책을 인쇄하고 유통시켰다.

조광조는 성리학의 윤리로 조선의 모든 인간을 윤리적 인간으로 만들려 하였다. 조광조로 대표되는 기묘사림은 소학, 삼강행실도 등 막대한 분량의 다양한 윤리서를 찍어내 보급하는 것을 과업으로 삼았다. 이어 퇴계와 율곡은 자신들의 시대에 비로소 인쇄된 <주자대전>을 정독하고 성리학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 조광조 이후에 조선조 학문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서양 중세에 라틴어가 귀족과 승려의 전유물로 성서는 민중이 읽지 못했고, 양피지에 쓰여 고가였기에 쉽게 구할 수도 없었다. 조선과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정도전, 태종, 세종, 조광조, 이황, 이이는 조선 전기 서적 문화의 중심에 서 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지향한 책 문화는 양반-남성의 지배를 합리화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조선 서적문화를 이해하는 기본 틀이다.

조선에는 출판업자가 없었고 상업적 출판은 20세기 초에 나타난다. 조선조에는 사후 간행된 문집 2,300부를 친지에게 나누어 주는 수준이었다. 문인과 지식인들의 독서 대상은 중국의 책들이었다. 조선 저자의 것이 아니었다. 명나라 성조때 편찬된 <사서대전>,<오경대전>은 세종 때 수입된 이후 조선에서 사서오경의 독점적인 판본이 되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은 중국에서 수입된 책에 코멘트를 달아 편집한 것이고, 이익의 <성호사설>은 중국 최신 서적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정리한 책일 뿐이다. 18세기 후반 조선 학계의 탁월한 업적은 직간접적으로 북경 유리창에서 수입된 서적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박지원의 산문과 그의 사유는 이 시기 중국에서 수입된 공안파(公安派)의 비평이론과 김성탄(金聖歎)의 소설 비평에 기원을 두고 있다. 책벌레 이덕무가 골몰했던 책들도 거개 중국의 신서였으며, 또 그의 참신한 산문의 이론적 근거 역시 공안파의 저작에 있다. 이러한 박지원류의 문체와 사유를 탄압했던 정조의 文體反正 역시 이 시기 북경에서 수입된 서양 서적들의 이단적 사유의 유통을 금지시키려 한 것이었다. 새로운 사유에 긍정적 진보적 사례인 박지원, 박지원과 대척점에 있던 보수로 그만의 독서 원리와 방법을 구축한 홍석주, 다독을 목적으로 삼은 독서가였던 유만주 모두 중국책의 애독자이자 비평가였다.

조선의 독서 문화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붕괴되었다. 언문일치운동으로 막대한 양의 책이 폐기되거나 일제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되었다. 한글을 쓰자도 한문서적을 살리자는 것도 민족주의의 주장이었다. 역사는 책벌레가 만든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언어화되고, 그 언어를 담아 유포하는 것이 바로 책이기 때문이다.”

 

1. 혁명의 완성을 꿈꾸었던 정도전의 금속활자 : 목판인쇄는 단 1종의 인쇄물을 얻는다. 금속활자는 대량인쇄가 가능하다. 조선조에서 금속활자는 소량인쇄에 이용하였다. 정도전의 <서적포를 설치하는 시>를 썼으나 금속활자가 활용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태종 이방원이 계미자, 세종은 갑인자를 만들어 서적을 인쇄했다.

2. 정도전의 아이디어를 훔친 태종의 계미자 : 13921월 서적원을 설치하고 7월 조선이 건국되어 서적원의 관제가 조선으로 이관되었다. 1395<대명률직해>가 목활자로 인쇄되었는데 이두로 구결을 소상히 달았다. 1400년 태종이 주자소를 설치하고 금속활자를 제작하였다. 9개 월 만에 수 십 만자의 활자를 제작했다. 1410년 태종은 비로소 주자소에 명하여 서적을 인쇄해 팔게 했다.(태종실록)” 조선전기의 권력은 왕권에서 연산군이후 신권으로 넘어갔다.

3. 타고난 독서가 세종 그리고 금속활자 : 세종은 밤 1시에서 3시 사이에 일어났단다. 사신과의 대화를 위해 중국어도 배웠다. 중국어 습득을 위해 유학생을 요동과 북경에 보내고자 하였으나 중국이 거절했다. 세종대에 갑인자가 주조되는데, 활자 크기가 커지고, 밀납이 아닌 대나무로 활자를 고정해 인쇄 속도가 빨라졌다. 계미자는 하루 10장미만, 경장자는 20, 갑인자는 40장을 인쇄할 수 있었다. 갑인자는 조선의 대표 활자다. 당시 중국은 비용 탓에 목판으로 회귀하였고 일본은 금속활자를 몰랐으니 조선이 최고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금속활자는 사대부의 전유물이었고 조선활자는 대략 10만에서 30만자였다.

4. 모든 인간을 도덕화하라 : 조광조가 꿈꾸던 이상 사회는 모든 개인이 도덕적 인간이 되는 사회였다. 이를 실현하려 <삼강행실도>,<이륜행실도>,<여씨향약>,<열녀전> 등을 보급하였다. 이 모든 윤리서적은 <소학>에 근원을 두고 있다. <소학>은 인간의 일생과 일상을 구체적으로 제약한 규범이었다. 중종은 <소학> 1,300부를 찍어 관료와 종친에게 나누어주었다. 기묘사화는 소학화파와 반소학화파의 대립이었다. 소학에 근거한 사림들의 도덕 위주의 문화를 쇠퇴하게 만들었다. 선조 때 사림은 정계에 복귀한다. 소학도 부활한다. 그렇다고 도덕적 사회가 된 것은 아니다. 당쟁이 시작됐다. 그들 역시 과거 부패한 정권과 다르지 않았다.

5. 주자대전을 섭렵한 퇴계 이황 : 1419년 세종 1년 영락제로부터 <성리대전>,<사서대전>,<오경대전>을 받아다가 인쇄하여 전국에 배포하였다. <성리대전>은 성리학을 공부하는 학습용 책으로 성리학의 기본 개념을 서술하고 있다. 퇴계가 43세 되던 해에 주자대전을 접한다. 퇴계는 성리학의 이해를 위해 100권의 <주자대전>을 탐독하고 48권에 이르는 주자의 편지를 훑어가며 주자 당시의 송대 지식인과 송대 역사에 대해 정밀하게 탐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퇴계는 <주자서절요>를 지었고, 1561년에 2010책으로 처음 간행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간행되어 주자학으로 들어가는 가장 보편적인 문이 되었다. 이후 봇물처럼 제자들에 의해 관련 서적이 쏟아졌다. 장유는 1632<개복만필>에서 중국에는 다양한 학문이 존재하는데 반해 조선은 오로지 주자학만 안다고 학문의 편협성을 한탄했다.

6. 율곡 이이의 독서예찬 : <자경문>독서란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일을 행하는데 실천하는 것이다. 만일 살피지 않고 오뚝 앉아 독서만 한다면 무용한 학문이 된다고 정의한다. 일을 하지 않으면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이 율곡의 일과였다. 율곡에게 독서는 인간 행위의 윤리성을 판단하는 준거였다. 조광조-퇴계-율곡에 이르는 사림정권이후 학문의 다양성이 실종되었다.

7. 미암 유희춘의 책 모으기 : 임진왜란 기간 경복궁 불타고 고려로부터 전해온 전적과 조선 건국후 200여 년 동안 생산된 방대한 문서가 재가 됐고, 전국 지방 관아에서 축적하고 있던 엄청난 양의 목판들도 재가 됐다. <이암일기>는 조선 전기 사람들의 생활사 복구 자료로 중요하다. 유희춘의 장서 축적은 목판을 소장한 교서관에 인쇄에 필요한 비용과 종이를 대고 목판 인쇄본을 받아 보관한 것과 지방의 감사나 지방관에게 부탁하여 인쇄한 것이다. 선물 받은 책, 물물교환, 매매, 사신단을 통해 수입, 대가를 지불한 필사 의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3,500책 이상 소장하였다. 전쟁과 세월이 지나 그의 축적은 오유(烏有 : reverting to nothing 흔적 없이 이전 상태로 돌아가다) 되었다.

8. 세상의 모든 것, 이수광의 지봉유설 : 20권으로 당시 중세인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7권은 문장(문학)이다. 이전의 한국 역사에서 이와 유사한 저작은 없었다. 독서와 메모의 축적이 새로운 저술로 나오게 된 거다. 책은 3,435 조목, 등장인물 2265, 서적의 저작자 348명을 포함한 책이다. 이수광은 베트남, 라오스, 타일랜드, 자바,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30개 아시아 국가와 포르투갈, 영국, 구라파국 여러 나라를 소개한다. 명나라 사람 정효가 1599년에 저작한 <오학편>을 인용한 것이다. 명나라 사람이 지은 <속이담>이란 책을 읽고 최초로 천주실의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곤여만국전도>와 책을 통해 서양을 인식했다. 사신으로 갔다가 북경에서 안남, 유구, 타일랜드 사신과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고 한시를 주고받았다. <지봉유설>은 유서(類書 : 여러 문헌에서 발췌한 지식을 유사한 내용끼리 묶어 분류해서 묶은). 성리학이 성과 , 같은 관념의 조작에 몰두할 때 이수광은 현실의 구체성을 다뤘다는데 의미가 있다.

9. 허균이 만든 가짜 책과 이단 시비 : 허균이 이탁오를 만나고 그의 <장서 : 유가의 역사의식을 뒤집은 책>,<분서: 이탁오 사상의 핵심인 동심설, 하심은론, 사론을 실어 둔>를 읽었다고 하나 우리의 선입관과 달리 이탁오처럼 성리학에 철저하게 각을 세운 사상가는 아니었다. 공금을 횡령한 듯하고, 문장이 뛰어난 천재인 것은 틀림없으나 경박했다.

10. 이단 아닌 이단자 박세당 : 주석가의 주장이 권력과 결합해 비판의 목소리를 뭉갤 수 있다면 진리가 된다. 진리를 만드는 것은 논리의 적합성이 아니라 오로지 권력일 뿐이다. 정이와 정호, 주자가 <대학>의 착간을 지적해 바로 잡았듯이 박세당도 착간을 바로잡았다. 그 결과가 <사변록>이다. 주자가 했듯이 대학과 중용의 중요한 문장을 자기 생각에 따라 다시 배열했다. 이는 당쟁에서 정통을 벗어난 이단의 빌미가 됐다. <사변록>에서 이단성을 찾을 수 없다. 정쟁에 희생된 것이다.

11. 장서가 이의현의 책자랑 : <경자연행잡지>에 이의현의 북경방문 42일간의 기록이 있다. 18세기 후반 유리창에서 51, 1,328권의 서적과 서화 15건을 구입해 왔다. 양명학파 계열의 문집과 이탁오의 책도 구입했다. 조선 지식인에게 중국 서적을 공급하던 파이프라인 역할을 했던 서반(청의 궁정 예식 안내원)을 통해 서적을 구입했다. 조선에 금속활자나 목판본으로 찍은 책은 중국 24와 같은 거질의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의현은 출세했지만 골수 노론으로 새 책과 새 세상이 소용없었다.

12. 한가하게 쓴 방대한 사전 이익의 성호사설 : 3030, 3,000개 항목을 담아낸다. <성호사설>도 유서류의 저작이다. <지봉유설>과 다른 점은 사회비평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시험 공부를 위한 학문이 사람의 본성을 해친다. , 부등 문장으로 국가 경영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잘못이다. 서울과 시골의 문화적 불평등이 권력의 불평등이 된다. 혼인으로 당파를 형성하는 고질명은 명철한 임금도 어쩔 수 없다. 노비제도 폐지. 재물은 노동의 대가여야 한다.’ 등을 담고 있다. <성호사설>은 정약용,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정인보 등 사회를 고민 했던 양심적 학문의 계보다.

13. 홍대용, 북경 유리창에 가다 : 1765년 홍대용의 북경 방문은 조선의 학문과 예술, 문학에 파란을 일으켰다. 홍대용이 청의 지식인들을 만나 인맥을 구축한 것은 조선후기 지성사의 전환점이 된다. 이들의 인맥을 통해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박지원, 김정희가 중국학자와 문인들을 만나 우정을 쌓고 학문과 문학, 예술을 논할 수 있었다. 동시대의 홍대용은 신문물을 받아들였으나 정조는 북경에서 수입된 책이 조선 지식인을 오염 시키고 주자학을 해친다고 판단하여 서적 수입금지령을 내렸다. 당시 북경에는 수 만권을 갖춘 대형서점이 11개나 있었으나 조선에는 서점이 없었고, 서적 거간꾼인 서쾌만 존재했다.

14. 책을 읽는 바보 이덕무 : 이덕무는 서파(庶派)였다. 분하지만 참고 단정한 길을 걸었다. 지적 행위로서의 독서에 몰두했다. <사소절>,<관독일기>

15. 연암의 문학은 어디서 왔는가 : 연암의 문학이 독창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여러 증좌로 설명한다. 연암의 산문을 가능케 한 것은 외부의 사유, 곧 책이었다. 청대 문인이자 비평가인 김성탄의 <수호지>비평에서 영향을 받았다. 이탁오 사상의 영향을 받은 원굉도의 문학은 오로지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사유와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주장한다. 연암이 필사한 책과 자신의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다. 열하일기와 산문은 작가의 독창적 사유를 개성 있는 언어로 드러낸 것이다.

16. 책을 탄압한 호학의 군주, 정조 : <홍재전서> 정조는 자신이 다스리는 세상을 가장 보수적인 정통주자학에 의해 완벽하게 작동되기를 원했던 사람이다. 서양서적, <금병매>, 소품, 고증학을 이단적 사유로 보고 문체반정으로 사상을 통제했다. 문체반정이란 된서리를 맞은 <열하일기>는 당대에 인쇄되어 유통되지 않았다.

17. 이옥의 문제반정 : “만물이란 만 가지 물건이다. 진실로 하나로 할 수 없다.” 획일화와 일반화는 폭력이다. 이옥의 글에서 시공간에 따른 다양성, 개별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이옥에게 성리학의 一理的 세계관은 해체된다.

당신은 술집에서 왔다 둘러대지만 창가에서 온 줄 나는 알아요. 어닌 일로 한삼위에 연지가 꽃처럼 찍혀 있나요. 당신, 내 머리에 대이지 말아요. 옷에 동백기름 묻어나니까요. 당신, 내 입술 가까이 오지 아요. 붉은 연지 부드럽게 흐를 듯해요. 차라리 장사꾼의 아낙이 될지언정 난봉꾼의 아낙은 되지를 마오. 밤마다 어디를 쏘다니는지 아침이면 돌아와 하느니 술타령인걸요.”

18. 다산 정약용의 다작 : 다산의 저작은 박학과 다독의 소산이다. 박제가의 <북학의>, 박지원의 <열하일기> 다산 정약용의 여러 자작들은 당대에 인쇄되거나 보급되지 못했다. 1900년에야 인쇄 발행됐다. <여유당전서>1936년에야 출판됐다.

19. 사대부의 이상적 삶과 서유규의 임원경제지 : 서유구는 경화세족으로 장서구축은 그들의 문화였다. 서유구의 가문은 18세기 후반 북경발 신학문을 수용한 최고 수준의 학자가문이었고, 훈육을 받을 수 있었다. 사직 후 18년간 학적 노동의 결과로 11352책의 <임원경제지>를 남겼다. 전원에서 품위 있는 삶, 자족적인 삶을 위한 방법을 담고 있다. 900여 참고자료에서 찾아낸 자료로 구성한 책이다.

20. 홍석주 가문의 책읽기 : 홍석주가 아우 홍길주에게 준 <홍씨독서록>을 통해 한 분야에 깊이 빠진 공부보다 넓게 많이 읽는 것이 내게는 맞는 것 같다.

21. 유만주-한 젊은 지식인의 광적인 독서체험 : 유만주의 아버지 유한준(1732~1811)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문장의 작자다. <흠영>에 독서 기록을 남겼다. 13년간 하루도 빼지 않고 기록한 일기다. 수많은 책을 읽었고 <수호지>에 매료됐으며, <서양기>를 읽어 기하학, 곤여전도, 지동설을 알고 있었다. 박학의 추구는 18세기 지식인들 사이에 유행이었다.

22. 신채호의 영어책과 고서 : 신채호의 학문은 한학에 기초하고 있다. 상해 망명 시절에 영어를 배웠는데 능통했다. 구서 읽기를 쓸데없는 지난 이야기라 하고 근대 지식인의 신서만 찬미하는 것은 노예근성이 초래한 바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민족주의자, 독립운동가, 역사학자, 문필가, 아나키스트였다. 일제 강점기에 한문으로 된 서적은 한국인이 돌보지 않는 사이에 일본인들이 헐값에 사들이고 빼앗고 훔쳐 가져갔다.

 

다음은 저자 강명관의 시각으로 학교 교육이 담아내지 못했던 것들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언사. 한문과 교수로 오랫동안 한문서적을 읽고 연구한 결과로 본다.

저자는 조선을 통치한 27명의 왕중 세종만이 仁政과 왕도정치로 백성을 위했을 뿐 나머지는 수탈자였다.”고 판단한다.

조광조가 <소학> 보급에 전력투구한 것은 철저한 가부장적,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오직 지배층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일이었다고 저자는 판정한다. 윤리와 도덕만 진리로 강요될 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고. 공감한다.

조선 지식인들이 퇴계의 노력 덕분에 주자에 대해 깊이 이해했으나 주자라는 거대한 호수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하며, 퇴계를 존경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는 학문이란 무엇인가 묻는 것과 같이 거창한 문제라고 본다. 율곡이란 천재에 의한 텍스트의 고정과 절대화는 당연히 다른 텍스트를 배제했고 조선 사림의 사유를 편협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허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조선 후기 사회에서 서구 근대의 모습을 찾으려는 한국인의 욕망이 만들어 낸 허구라고 본다. 허균이 4,000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으나 이를 읽고 소화해낸 것은 아니라고 볼 때 소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정조에 대하여 저자는 일반의 평가와 달리 정조를 근대와 상관없는 사람으로 본다. 새로운 사유에 철퇴를 내리고, 주자학 서적 보급에 골몰한 정조가 개혁군주일 수 없다는 것이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가 잡다하다는 평가에 대해 새 책은 쉽지 않다.” <도덕경>,<장자> 석가, 예수, 마호메트의 어록 <자본론>,<종의기원>,<꿈의 해석> 말고 대부분은 해설과 각주에 불과하다는 게 저자 생각이다. 저자는 18세기 조선의 학문은 청에 1세기 뒤졌다고 본다. 책읽기가 무너짐에 따라 한국 사회의 교양층이 무너지고 있다고 본다.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을 읽으며 생각한 독자 의견이다.

이두를 연구하려면 조선 태종때 목활자로 인쇄된 <대명률직해>도 포함해야 한다. 이두로 구결을 소상히 달았다고하니. 한국에 양주동이후 이두를 읽고 해석하는 사람이 남아있는지. 한국 여성들의 억울함의 시원은 조선 조광조의 의식에 있다. 고려나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남성과 여성의 상하는 그리 크지 않았다. <소학>에 대한 저자의 비판적 견해에 대부분 공감하나 학교 현장에서 자기 주변 청소를 할 줄 모르고, 휴지를 주우라면 내가 왜 주워야하느냐고 되묻는 상황이다. 우리 부모 세대가 <소학>의 일부라도 실천하고 가르쳤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소학은 눈을 뜨면 침구를 정리하고 소제하라고 가르쳤다. 퇴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 준 것은 책을 읽는 기쁨이다. 하나의 완성은 나머지의 배제라는. 율곡의 <격몽요결>은 개인의 삶의 자세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20대 초반부터 격몽요결을 틈틈이 읽고 썼다. 오유(烏有)라는 어휘를 배웠다. 에도시대에 일본에는 서점이 많아 서적의 거래가 활발했다. 일본의 근대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문화의 축적이 근대화의 수용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는 신상목의 견해에 공감한다. <지봉유설><성호사설>에 대한 평가에서 오늘날 독서가들이 가야할 길을 본다. 지혜에 이르는 길은 知思識見解라는 개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탁오 평전>을 읽은 것이 조선 후기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넓게 읽어야 겹치는 부분이 생기는 거다. 유홍준 교수의 가치가 학계에서 대중의 인식보다 비중 있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감이 온다. 이덕무는 내가 어려울 때 견주어 힘을 내게 하는 인생의 데카르트 좌표다. “교과서는 인간의 지식을 제한하는 감옥이다.”는 저자의 격한 표현은 교과서는 지식의 일부로 임으로 평생 공부하여야 한다로 바꾸어 수용한다. 신채호남 남과 북에서 인정 받듯이 어떤 이데올로기든 일제 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힘쓴 사람들은 높게 평가하고, 일본에 빌붙어 호가호위한 이들도 그에 맞는 평가를 해야만 한 단계 도약이 쉬울 것이다.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는 푸른역사에서 2007년 본문 380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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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시간 - 세상의 모든 것을 만나다
최보기 지음 / 모아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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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시간

2019.1.26.()

2019126일 토요일 오후다. 오전에 <지리 창문을 열면>을 읽고, 오후에 <독한시간>을 읽었다. <독한시간>은 북칼럼니스트의 칼럼을 묶어 낸 책이다. 북칼럼니스트가 추천한 책을 읽는 것은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첫째, 먼저 읽고 추천하기에 질 낮은 책을 피할 수 있어 안전하다. 땀 흘려 책을 쓴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읽다보면 짜집기와 허망한 이론, 얕은 지식을 모은 책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넓게 보고 책을 선택할 수 있다. 독자가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도 없거니와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 북칼럼니스트가 추천하는 책을 읽다보면 그와 내 취향과의 차이를 자연히 알게 된다. 덕분에 눈여겨보지 못한 영역을 늦게라도 챙겨볼 수 있다.

셋째, 북칼럼니스트는 필연적으로 다독가여야 한다. 고전과 신간, 베스트셀러와 많이 팔리지 않지만 의미 있는 책들을 읽고 골라낼 수 있다. 그러니 북칼럼니스트가 추천하는 신간은 믿고 살 수 있다.

 

<독한시간>을 읽어가며 63권을 어떻게 묶었는가를 눈여겨보았다. 변화와 혁신,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출발하기 위한 전략을 인생의 봄을 만나다로 묶었다. ‘찬란한 여름을 맞이하다로 묶은 영역은 노력, 타인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 행복, 여성이해, 아이들의 삶을 응원 위해 알맞은 책들이다. 문학작품에서 만난 인간의 삶과 죽음, 일깨움, 역사읽기, 배우는 책읽기, 자연에 관한 책들을 묶어 가을날의 사색과 함께하다를 만들어냈다. 읽고 쓰기, 평생 독서, 발상의 전환을 담은 책들을 겨울의 지혜에 맞서다라는 장 제목으로 묶었다.

 

짧게 쓴 글이라 미끄럼틀 타고 내려가듯 쉽게 읽힌다. 현학적인 냄새도 풍기지 않아 추천한 책을 독자가 스스로 선택하게 열어두었다. 아마도 추천도서 63권을 다 읽은 사람은 세계에서 오직 저자 최보기님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록 보유기간을 장담할 수 없다. 많은 독자들이 따라 붙을 것이고 읽어가는 독자 중에 나도 있을 터이니

 

<독한시간>은 본문 244쪽 분량으로 2019122일에 발행한 최신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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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창문을 열면 - 청소년을 위한 지리학개론, 2019 올해의 청소년교양도서 봄분기(상반기) 부문 선정 도서, 2020 전국지리교사모임 추천도서
서태동.하경환.이나리 지음 / 푸른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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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수업에서 손을 뗀지 9년째다. 지도가 재미있어 선택한 지리교육이 30여년 내 전공이었다. 현직에 있을 때 책을 내보고 싶다는 꿈은 꿈이었는데, 상무고등학교 서태동 선생님과 하경환, 이나리 선생님은 지리교사의 꿈을 실천했다.

 

지리는 공간 속에 자리를 잡아 장소를 만들고, 장소 간의 이동을 통해 지역성을 만들어 내며, 동시에 다양한 스케일로 세상을 바라보는 플랫폼이다. 이제 지도를 통해 지리를 느끼면서 다시 지도 밖으로 행군하는 용기를 갖자!”고 바램을 피력한다.

 

부제가 청소년을 위한 지리학개론이다. 청소년으로 빙의해서 읽고자 시작했다. ‘1장 지리, 세상의 모든 것은 적벽대전과 칠종칠금,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방법, 공간을 책과 영화, sns등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지리를 소개한다. 2장부터 8장까지는 입지, 공간, 장소, 이동, 지역, 스케일, 지도를 다룬다. 저자의 장소감을 소개하는 신두리 해안사구를 읽으며 추억을 떠올린다. 1990년 신두리와 8km 거리에 있던 원이중학교에서 근무했다. 소풍 장소로 결정된 신두리 사구까지 걸어서 오고갔다. 당시 권혁재 교수님의 지형학에도 소개 되지 않았었으니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해안지형이었다. 미리 알지 못하고 수년이 지나 권교수님의 지형학에 신두리가 소개돼 중요성을 알게 됐으니 지리를 배웠다고 하나 제대로 배운 게 아니었다.

 

읽다보니 행정한다고 교과수업을 하지 않고 지낸 시간이 길어 청소년의 시각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사실이나 개념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선다. 세월이 흘렀나보다. 지오캐싱(geocaching)은 처음 접한다.

 

자녀나 주변 친구의 자제들이 중고등학생이라면 선물해주면 좋을 책이다. 지리가 뭔지 모르고 지리과에 점수로 합격한 학생들에게도 먼저 읽어 보게 추천한다. 지리를 오해하는 사람에게 지리를 전공하면 요런 거를 배운다고 알려 줄 수 있는 책이다. 학부에서 배운지 오래되고 중학교에서 지리, 역사, 일반사회를 가르치다가 감도가 떨어지는 선생님도 두 시간만 내면 주욱 훑어보고 학부시절로 돌아가보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지리 창문을 열면>을 집필하신 서태동, 하경환, 아나리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책은 지리서적 전문 출판사인 푸른길에서 본문 194쪽 분량으로 201810월에 초판이 나왔고, 12월에 2쇄를 찍어냈다. 345쇄가 넘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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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은 인문학이다 - 흥미진진 영어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 지식의 향연
고이즈미 마키오 지음, 홍경수 옮김 / 사람in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어원은 인문학이다

2019.1.25.(금)


<어원은 인문학이다>를 고를 때 우리보다 번역에 훨씬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 일본의 시각에서 나올만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어원을 찾아가는 것은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메이지시대 이래로 서구사상을 통째로 번역했던 경험이 가능하게 한 책이다. “서구인에 의한 일영사전 출간보다 50여 년이나 앞서 일본인들이 영어를 습득하기 위해 영일사전을 만들었다”는 사례에서 보듯 적극적인 자세가 있었다. 

앞부분을 읽다가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만하는 시간에 읽기에 딱 맞겠다 싶어 미루어 두었다. 단어마다 1000자 내외로 풀어 놓아 짬이 나는 대로 읽기 쉽고도 좋게 편집돼 있다. 여행 계획이 취소돼 한달음에 읽는다. 

신화를 포함한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면 400쪽이 넘는 분량과 172개 어원이 뒤죽박죽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편집 경력자인 저자는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중세, 근세(전), 대항해시대, 근세(후), 아메리카 대륙의 개척시대, 근대, 세계대전, 전후 21세기로 장을 나누어 세계사 흐름에 따라 어원을 배치하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찾은 어원 12가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요약한 느낌을 받으며 반가운 마음으로 카오스부터 가이아, 아프로디테, 니케, 뮤즈, 아마존, 아킬레스, 멘토, 세이렌, 판을 만난다. 이후부터는 학교에서 배운 그리스 역사에 따라 어원을 풀어간다. 강연자라면 강연 중 에피소드로 활용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어원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신화와 역사, 문학, 전쟁, 과학기술과 연관된 내용이다. 다독자라면 과거에 읽은 책에서 봤던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을 밟을 거다. 

<향연>에서 소크라테스가 ‘모든 것을 초월한 아름다운 그 자체’‘아름다움의 본질과 원형’을 ‘아름다움의 이데아’라 정의하고 이를 추구하고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결론 내렸음을 소개하며, ‘남녀 간의 육체관계 없는 정신적인 사랑’으로 사용되는 플라토닉 러브는 오해라고 밝혀낸다. 11세기 초 Doomsday Survey가 세계 최초의 토지조사 기록이라는데 우리역사 보다 앞선다. ‘광대한 플랜태저넷 왕조’에서 마그나카르타를 인정할 수박에 없었던 존 왕의 처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는 하루 시간 노동, 의료비 무료, 안락사 승인이라는 복지 정책을 그려냈음을 배운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G. 오웰의 <1984>가 유토피아와 반대되는 Dystopia를 그린 소설이다.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새로운 단어와 표현 3,000여개 중 유명한 것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으로 be 대신 다른 동사를 넣어 재치 있게 쓰는 표현을 소개한다. 아메리카의 추수감사절은 필그림스가 1620년 가을에 도착해 겨울 동안 반이나 죽어나갔으나, 이듬해 가을에 풍족한 수확에 감사하며 식량을 원조해 준 인디언을 초청해 벌인 잔치였단다. 공식을 외우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체감 방법에 따르면, 화씨 60도는 섭씨 15.6도로 날씨 좋은 가을날 온도, 화씨 90도는 섭씨 32.2도로 한여름 평균온도, 화씨 100도는 37.8도로 한여름 가장 더운 날 정도다. 골드러시 당시 일본에서 표류해 간 어부 ‘만지로’는 ‘료마가 간다’에서 언급된 일본인이다. 한국전쟁 때 중국군이 미군 포로에게 공산주의를 믿으라고 강요한 행위를 중국어로 세뇌(洗腦)라고 하고, 그대로 직역해 brainwashing이 됐다. <Dear John letter>라는 노래가 ‘이별의 편지’고, 2개월 후 <Forgive me, John>이 나왔다는 ‘전쟁과 여인’의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영어를 업으로 살아야한다면 어원별로 용례를 요약해 두고 쓰면 좋겠지만 나는 아니다. 저자 고이즈미 미키오는 역사와 어원을 결합한 이런 종류의 책은 세계 최초라고 자부한다. 옮긴이와 저자의 인연으로 한국에 번역된 책이다. 사람인출판사에서 2018년 11월 본문 415쪽 분량으로 초판을 내놓았다. 내용은 깊이가 얕지만, 책을 쓴 저자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가 있어야만 가능한 책이다. 많이 팔리는 이유로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추천한다는 광고 문구 덕도 있을 듯. 극장의 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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