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로 - 남편 이황에게 보내는 권씨 부인의 마음 역사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2
안소영 지음, 김동성 그림 / 메멘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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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이 상처하고 맞이한 둘째 부인을 소재로 쓴 글이다. ···을 사화라는 회오리 같은 삶에서 솎아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다. ‘남편 이황에게 전하는 권씨 부인의 마음이란 부제를 달았다. 권씨 부인은 집안에서 사화를 겪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처지였다. 그런 권씨를 부인으로 맞아 준 이황에게 혼백이 되어 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한양 서소문에서 예안까지 한강을 거스르고 죽령 고개를 넘어 남편에게 이르는 열 엿세 동안을 그렸다.

 

작가 안소영의 글은 이미 책만 보는 바보에서 보았다. 당신에게로를 통해 작가는 독자를 몇 번이나 목이 메고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이황은 어떻게 정신줄을 놓은 아내를 맞이한 것인가?

권씨 부인은 왜 일찍 혼백이 되었는가?

이황은 권씨 부인을 어떻게 대했을까?

왜 독자는 몇 번이나 목이 메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는가? 한낱 텍스트에서......

 

정신줄이 오락가락하던 아내가 이황의 귀애를 받고 헤진 관복을 깁는다.

바늘귀에 겨우 실을 꿰어 숭덩숭덩 뒷자락 솔기부터 호았습니다. 그런 다음, 구멍 나고 해진 곳에 다홍빛 천을 덧대었습니다. 콧잔등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한 땀 한 땀 공들여 기웠습니다. 도포의 옥색과 덧댄 천의 다홍색, 서투르나마 그 위에 땀땀이 지나간 흰 무명실...... 다 해 놓고 나니, 당신의 도포 자락에 화사하고 고운 꽃이 피어난 것만 같았습니다. 제 입가에서도 배시시 웃음이 피어났습니다. 다른 날보다 더 조바심 내며 당신의 퇴궐을 기다렸습니다.

저물녘에야 퇴궐한 당신이 관복을 갈아입으러 방에 들어오셨습니다. 바느질한 도포를 얼른 내놓았지요. 조금은 자랑스러운 표정이었을 것입니다. 도포를 펼쳐 든 당신은 흠칫, 놀라셨습니다. 더 우쭐해진 저는 눈을 빛내며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제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시고는 당신이 말씀하셨습니다.

부인이 직접 하신 게요? 정말 고맙소.”

그러고는 제가 펼쳐 들고 있는 도포 소매에 필을 꿰셨습니다. 때마침 방으로 들어오던 어멈이 놀라 탄식했습니다.

에그!”

하지만 당신은 개의치 않으셨습니다.”(p. 89)

 

다음은 이황이 정신줄이 오락가락하는 권씨 부인에게 한 말이다.

날마다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보듯이 우리 안에 있는 마음도 자주 들여다보며 잘 다스려야 하오. 한번 어긋나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도 없이 빽빽해지지만, 한번 탁 트이며 드넓은 우주도 껴안을 수 있는 게 사람의 마음이오.” (p.93)

 

권씨 부인의 혼백이 이황에게 하는 말이다.

아아. 당신은 부디 마음 아파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아이의 명도, 저의 명도 거기까지였습니다. 짧았다하나 아이는 이 세상에 다녀간 의미가 충분히 있었고, 아쉽다하나 저는 당신 곁에서 충분히 행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온혜로, 당신에게로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p.170)

 

당신에게로는 안소영님의 글이다. 2020년 출판사 <메멘토>에서 본문 182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글을 읽으며 마음이 흔들리지 않은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듯하다. 좋은 글이다. 이어지는 역사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시리즈 마지막 문장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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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MMPI
황선미 지음 / 초록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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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교과서를 읽지 못한다.

담임이나 교과 담당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들과 점심시간마다 책을 읽게 해 주려고

회초리를 들고 강압적으로 한글을 가르쳤던 추억이 떠오른다.

동료들은 책을 읽지 못해 점심시간마다 나에게 불려 오던 다섯 아이를 독수리 오형제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30년 전의 일이다.

 

상담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생의 마음이나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그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저 목표만 가지고 덤볐다. 성과가 있어 한글을 읽고 쓰게 된 후에 고등학교에 가게 도와주었으니 내 몫은 다했다고 여겼다.

 

요즘처럼 심리학을 배우고 공부하지 못한 채 떠나보낸 시간이 미안하다.

뒤늦게 래포, 래포 증진 기술, 지시적 상담, 비지시적 상담, 행동적 상담, 엘리스의 합리 정서적 상담(REBT) 등을 살펴보던 중이다.

 

처음 시작하는 MMPI를 읽는다.

MMPI는 수검자가 경험하는 심리적 증상을 진단하기 위해, 수검자의 성격 경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활용하는 심리평가 도구다

초보자가 알아야 할 것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상담교사, 그냥 교사,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읽어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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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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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교토의 료안지에서 석정(石亭)을 바라보며 여러 장 사진에 담아 두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읽고 일본에 갔기 때문이다. 지금은 책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없다. 시골 서점에서도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 이것이 한국이다를 살 수 있었으니 베스트셀러였을 것이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책은 읽으면 그만인 것으로 여겼다. 독서 노트를 남겨 놓지 않았으니 기억에 남은 것이라고는 이어령의 글은 쉽다정도다.

 

20202월 초에 신간 한국인 이야기를 선물 받았다.

일본 극우 작가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가 로마 황제와 영웅 이야기고

버턴의 아라비안나이트가 천년 야화 임을 읽어 알지만, 우리 이야기, 한국인 이야기가 이제 나왔다는 거다.

 

우리는 정보를 캔다고 말한다. 호미로 나물 캐던 풍습이 잠재해 있다는 거란다. 나아가 앨빈 토플러가 인류 문명의 물결을 농경시대부터 계산한 것은 오류라고 말한다. 채집형 한국 문화가 한류의 원천이란 점을 시사한다. 우리는 태어나면 한 살로 계산한다. 서양은 태어나 365일이 지나야 한 살이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어령은 한국식 나이 계산법은 대우주의 생명 질서를 바탕으로 오늘의 문명과 연결 짓는다. 이에 비해 서양은 자연과 단절된 문화 문명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산모가 먹는 미역국은 태중의 양수와 성분이 비슷한 것도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깨닫게 한다.

 

이런 통찰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과거는 검색으로, 현재는 사색으로, 미래는 탐색하라 한다. 검색은 PC, 사색은 명상으로, 탐색은 모험심으로 하는 것이란다. 지적 호기심이 거대한 지적 그물망이 된다는 뜻이리라.

 

이어령, 한국인 이야기, 파람북,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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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쏜살 문고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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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바실리예프 고골의 단편소설 세편을 읽는다.

’, ‘외투’, ‘광인일기

 

배경은 뻬쩨르부르그, 현재 상트페트르부르크다. 20세기초 레닌그라드라 부르기도 했지만 표트르 대제가 중세 러시아를 근대로 이끌며 계획한 도시다. 한 때 북방의 수도라 불리기도 했다. 영화 레닌그라드의 배경인 핀란드만에 위치한 도시다.

 

소설은 19세기 초 러시아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제정 러시아 치하의 계급사회, 관료사회의 경직된 모습, 이발사란 직업에 대한 추억, 러시아에서 겨울 외투 가진 의미, 분에 넘치지 않게 살아가려는 사람, 아내에게 발언권이 없는 남편, 결혼과 연애에 대한 태도, 복수 등

 

외투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아픔을 느끼게 한다.

 

를 읽을 때는 카프카가 를 읽고 변신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

 

광인일기는 루쉰의 광인일기와 제목은 같아도 고골의 광인이 더 크레이지하다. 자신을 스페인 왕이라고 여기며 종교재판을 받는 이야기. 매를 맞고도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는 루쉰의 광인일기에서 보이는 정신승리법과 다르지 않다.

 

2020. 2. 11. 화요일 오전, 고골의 소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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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 이슬람.테러.석유를 넘어, 중동의 어제와 오늘
서정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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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중동을 말하다에서 오늘은 2016년이다.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 타임 안샤리의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정수일의 이슬람 문명은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게 도와준 책이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도 서구의 시각을 벗어난 관점에서 중동을 보게 한 책이다.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21세기 중동,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고 안목을 갖고자 선택해 읽는다.

 

프롤로그에다 저자 서정민은 현재 중동의 불안정성은 미진한 국민국가 형성때문이다.”고 단언한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교적 대립과 이슬람과 기독교 세계의 분쟁으로 이해하던 독자에게 호기심을 일으킨다. 십자군 전쟁과 언론, 문명의 충돌이란 책이 만든 선입견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렇다. 식민주의 상태에서 획일적으로 그어 놓은 국경선이 이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터전을 갈라놓았음은 알고 있었으나 저자처럼 단언하지 못한 독자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중동과 이슬람 지역은 단일체가 아니다.”는 문장도 중동을 이해하는 시각의 틀을 담았다는 저자의 의도를 드러낸다.

 

1: 우리가 몰랐던 중동과 이슬람

- 인종이나 혈족 그리고 생김새로 아랍인을 구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아랍은 민족적 개념이다. 어떤 나라가 아랍 국가인가를 아는 쉬운 방법은 언어다. 아랍어를 공식어로 사용하는 나라가 아랍국가다. 튀르크어를 사용하는 터어키,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이란,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이스라엘은 아랍일까?

- 중동은 지역적 혹은 지정학적 개념이다. 중동이란 개념이 논란이 되는 까닭은 이것이 가진 유럽중심주의적 시각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건국한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이 지역이 아람이라고 불려서는 안 되었다. 아랍이라는 용어가 확산될 경우, ‘아랍이 아닌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속하지 않는 이질적인 국가라는 인상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이 정착 시킨 개념을 유대인들이 널리 확산시켰다는 나름대로 근가가 있단다.

- 이슬람권 혹은 이슬람 세계는 종교적 개념이다. 이슬람을 국교로 삼거나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모든 나라의 집합을 의미한다. 이슬람회의기구 소속 국가는 57개국이고 2013년 기준 16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다.

- 돼지고기 금지는 이슬람의 전통이 아니라 중동 유목민들의 전통이다. 유대교도 돼지고기를 금한다. 한여름 50도가 넘는 기온이 공동체의 보건을 위해, 농사를 짓지 않는 유목민들은 먹을 것이 늘 부족해 돼지에게 먹이를 줄 수 없었고, 늘 이동해야 했기에 돼지 사육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 중동은 동양적 가치와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오히려 서구화 되어 동양적인 전통과 가치를 상당 부분 빠르게 버렸는지도 모른다.

- 여성들의 베일은 남성 중심 가부장적 사회의 전통으로 우리의 장옷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이슬람 시대 이전의 여성들은 남성의 소유물이었고, 이슬람 종교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러한 악습을 바로잡겠다는 사회 혁명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여아 살해 금지, 여성에게 상속권과 재산권을 부여했던 것이다.

- 쿠탑과 서당은 교육 환경과 방식에서 유사하다.

-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 속성을 갖고 있다. 이른바 명예살인

- 여성 운전을 금하는 나라는 57개 이슬람 국가 중 사이디아라비아가 유일하다.

- 이슬람 전통과 부족주의 전통이 교차하는 사회다.

- 강력한 권위주의와 가부장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생사를 결정하는 우물 혹은 오아시스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남성은 무장을 해야 했다. 남성의 전투력에 공동체의 생존이 달려있었기 때문에 남성 중심의 사회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 이슬람과 기독교가 충돌의 역사로만 볼 수 없다. 갈등의 뿌리는 십자군 전쟁에 있다. 제임스 레스턴의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신의 전사들을 보면 살라딘은 유럽에서 존경받는 이슬람 영웅이다.

- 책이 2016년 작품이라서 IS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 않으나 이젠 과거다.

- SNS가 만든 아랍의 봄도 소개한다.

-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란의 재등장이다. 트럼프 탓에 아직도 곤경에 빠져 있지만, 트럼프의 영향력이 역사라는 시간을 이길 수 없지 않은가.

 

2: 테러, 전쟁 그리고

3: 변화하는 중동의 오늘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20167월 중앙books에서 본문 279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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