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ㅣ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평점 :
1990년대 초반 교토의 료안지에서 석정(石亭)을 바라보며 여러 장 사진에 담아 두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읽고 일본에 갔기 때문이다. 지금은 책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없다. 시골 서점에서도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 『이것이 한국이다』를 살 수 있었으니 베스트셀러였을 것이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책은 읽으면 그만인 것으로 여겼다. 독서 노트를 남겨 놓지 않았으니 기억에 남은 것이라고는 ‘이어령의 글은 쉽다’ 정도다.
2020년 2월 초에 신간 『한국인 이야기』를 선물 받았다.
일본 극우 작가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가 로마 황제와 영웅 이야기고
버턴의 『아라비안나이트』가 천년 야화 임을 읽어 알지만, 우리 이야기, 한국인 이야기가 이제 나왔다는 거다.
우리는 정보를 ‘캔다’고 말한다. 호미로 나물 캐던 풍습이 잠재해 있다는 거란다. 나아가 앨빈 토플러가 인류 문명의 물결을 농경시대부터 계산한 것은 오류라고 말한다. 채집형 한국 문화가 한류의 원천이란 점을 시사한다. 우리는 태어나면 한 살로 계산한다. 서양은 태어나 365일이 지나야 한 살이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어령은 한국식 나이 계산법은 대우주의 생명 질서를 바탕으로 오늘의 문명과 연결 짓는다. 이에 비해 서양은 자연과 단절된 문화 문명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산모가 먹는 미역국은 태중의 양수와 성분이 비슷한 것도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깨닫게 한다.
이런 통찰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과거는 검색으로, 현재는 사색으로, 미래는 탐색하라 한다. 검색은 PC로, 사색은 명상으로, 탐색은 모험심으로 하는 것이란다. 지적 호기심이 거대한 지적 그물망이 된다는 뜻이리라.
이어령, 『한국인 이야기』, 파람북,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