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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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얼음장을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클리셰다. 독자에게 이미 형성된 지식(스키마)이 있을 때 이를 부정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해내는 일이 책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루이스 다트넬이 지은 인간이 되다는 그 역할을 다한다. 흐름 출판사가 제공한 요약집으로 저자의 논리와 주장을 들어 본다.

 

머리말에서 에드워드 월슨의 지구의 정복자에서 선택한 문장이 선사 시대를 모르면 역사를 이해할 수 없고, 생물학을 모르면 선사 시대를 이해할 수 없다이다. 인간이 지구를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가? 공존의 터전으로 보는가? 라는 다른 관점 중 인간이 되다는 환경을 인간의 필요에 따라 정복할 수 있다는 관점을 암시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신기관에서 밝힌 관점을 따르고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이 물질적 풍요와 환경 파괴를 함께 낳았다. 인간이 21세기의 모습으로 진화하기까지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모든 능력과 제약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가설을 증명한다. 이를 위해 인류의 역사를 깊이 파고들면서 문화와 사회와 문명에서 기본적인 인간성이 어떻게 표출되었는가를 탐구함이 책의 방향이자 주요 내용이다.

  

인간의 장점(특성만 강조하는 시대에)과 결함을 함께 이야기한다. 진화 과정에서 직립보행의 결과 손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언어를 사용하여 공동체 구성원과 이견을 조율하고 문화를 만들었다. 뛰어난 지능과 복잡한 뇌는 진화의 산물이다. 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인간의 장점에 관한 언급은 요약집에서 찾을 수 없지만, 본문에서 언급하리라 여긴다. 장점에 견줄 때, 목의 구조가 질식사의 위험성이 높다거나 직립보행 탓에 무릎에 부담을 준다거나 뇌는 인지적 결함과 버그가 넘쳐나며, 중독에 취약하고 척추가 부실하다는 결점도 서술해 흥미를 갖게 한다. 결함은 진화 과정에서 일어난 타협의 산물로 본다.

 

생물학 전공자인 루이스 다트넬이 인류학과 사회학의 연구를 빌어 인간의 한계를 서술한다. 인간은 특정 온도에서만 살 수 있고, 폐는 살 수 있는 고도를 제한하고 물과 영양분을 계속 섭취해야 한다. 바닷물을 마실 수 없고 미생물과 기생충의 침입에 취약하며 근육의 힘이 부족해 축력을 이용하거나 기술 발전에 의존한다. 잠을 자야 할 필요성은 사회의 활동 주기를 좌우한다.

또한, 우리 몸의 특징은 인간 문화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음을 전문적으로 설명한다. 모든 구어가 복잡한 소리를 낼 수 있는데 정교한 발성 능력은 우리 종을 정의하는 특징 중 하나로 본다. 인간의 말에서 가장 흔한 자음이 ‘m’인데, 사람의 해부학적 제약에 따른 것이라 한다. 손가락이 10개인 것에서 고대 십진법과 오늘날 미터법으로 발전했다. 1초는 쉬고 있을 때 심장 박동 주기와 대략 비슷하고 1인치는 전통적으로 엄지의 두께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우리에게서 진화한 심리학적 메커니즘과 소질도 인간 문화에 특별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첫째, 무리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유행, 문화 규범이나 종교적 견해, 정치적 선호를 채택할 때 무리를 따르는 편향된 행동을 한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파동2000년 초 버블로 주식 시장이 급락한 사례가 있다.

 

인간이 되다는 인간의 장점과 결함, 신체적 심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생물학의 관점에서 인류에 관해 이야기한다.

- 진화가 낭만적 사랑과 가족을 탄생시켰으며, 지배 왕조들이 결혼을 어떻게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는가?

- 감염병이 세계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

- 인구 증가 속도, 남녀 성비 균형과 같은 인구학적 힘들의 효과는 무엇인가?

- 알코올, 커피, , 담배, 양귀비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 유전 부호의 오류, 돌연변이 등이 범선시대와 범죄 조직의 탄생과 연관이 있는가?

- 정신적 소프트웨어에 존재하는 버그가 일으킨 영향은 무엇인가? 등을 다룬다.

각각의 문제의식은 한 영역만으로도 연구하기에 벅찬 대주제이다. 루이스 다트넬은 여러 문제의식을 아우르는 연구의 결과를 통섭하고 있어서 연구자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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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끝과 시작 - 책읽기가 지식이 되기까지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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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 놓고 읽는 순서에 밀려나는 책이 있다. 하나는 원체 재미가 없어 읽어가는 것이 고역인 책 - 마르셀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그렇다 - 이 있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인데 우리의 삶과 접점이 적다. 다른 하나는 책이 담고 있는 내용 수준의 차원이 높아 엄두가 나지 않는 - 강유원의 책 읽기의 끝과 시작이 그러하다 - 책도 있다. 강유원의 강의를 들었기에 초판을 사서 발췌해 읽었다. 발췌독은 꿰지 않은 구슬 같다는 생각에 정독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와중에 지인에게 추천까지 했으니 더 미룰 수 없다. 책 읽기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지만, “책 읽기가 지식이 되려면 책을 읽고 나나 후 어떤 형식으로든 책에 관한 후기를 써야 한다. 그게 서평이다. 서평은 나를 위해 내가 읽은 책을 갈무리해 놓는다는 점에서 책 읽기의 끝이지만, 그 서평을 내가 다시 읽거나 타인이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책 읽기로 이어 간다는 점에서는 책 읽기의 시작이다.”라는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책 읽기의 끝과 시작은 첫째, 어떻게 읽을 것이냐는 주제로 책에 접근하는 방식에 관한 논이다. 둘째, 서평의 여러 형식을 소개하며 어떻게 쓸까 하는 고민에 모델을 제공한다. 셋째, 근대와 정치, 그리고 인간이란 관점에서 시대를 읽은 23개 서평을 싣고 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주제 정하기, 저자 파악하기, 표지와 차례 분석하기, 서론 및 헌정사 일기, 단면 자르기,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입장 연관성 갖기, 다시 읽기에 관해 논하고 있다.

 ‘어떻게  것인가 관해  권의 책에서 특정한 내용을 뽑아서 쓰는 주제 서평여러 권의 책들을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엮는 주제 서평역자 후기논고를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 (신문에 공개된 졸고 ‘투키디데스의 함정’ http://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1046 

 특정한 내용을 뽑아서 쓰는 주제 서평이었고,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여행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엮는 주제 서평 http://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0629 

이다)

시대를 읽는 주세 서평들은 31권의 책에서 23개의 주제를 뽑아 쓴 서평이다. 이 부분은 지적인 책 읽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내용이 쉽지 않은 만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될 듯하다. 저자가 말하는 다른 관점에서 다시 읽기를 위해 지적 호기심을 갖게 한 핵심을 요약한다.

코스모폴리스, 홉즈의 이해, 신학-정치론, 지나간 미래를 읽고 이를 통해 서구 근대의 기원에 관한 핵심을 서평으로 공개하고 있다. 분량이 14p에 달하니, 독자는 서평만 읽어도 서구 근대의 기원에 관한 논의가 학창시절에 배운 - 산업혁명과 함께 근대사회가 성립했다는 식의 내용이 완벽하지 않음을 파악할 수 있다. 그중 1430년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채택했던 시점, 164830년 전쟁의 종결, 1895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및 회화와 문학에서의 모더니즘의 발흥을 서구 근대의 시작점으로 보는 견해(170. p)를 만난다.

약속된 장소에서이상과 현실에 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한 발만 물러나서 생각해 보면 순수한 세계라는 이상주의는 시초부터가 어긋난 것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현실이란 본래 혼란과 모순을 내포하고 성립되는 것이며, 혼란이나 모순을 배제해 버리면 그것은 이미 현실이 아니다.”(204. p)를 보면, 내 생각과 그의 생각이 다르지 않음을 안다.

파테이 마토스(pathei mathos!)고통에서 배운다로 기억할 문장이다.

열정과 이해관계의 서평은 탐욕으로 간주 되던 금전 추구 행위가 도덕적 사회적 정당화를 어떤 방식으로 획득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서평을 읽은 후 책을 주문하게 한다.

파르티잔서평은 파르티잔의 역사와 정규군을 비교하며 파르티잔이 정규군을 이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과 사례를 담고 있다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서평에서 경제력은 신분 상승의 핵심적 계기였으나 이제는 교육과 지식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이단의 민중 반란서평은 동학이 대두된 내외적 상황과 이론화과정, 친일 논란, 시천교로의 분파 등을 다룬다. 인내천이 교주 최제우가 아닌 3대 교주 손병희의 이론화에 터 한 것임을 배운다.

 

부록(344p부터 491p까지)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서평을 실어두었다. 멋지다.

지적인 책 읽기를 시작하려면 읽어보라 권할 책이다.

책 읽기의 끝과 시작정독은 퇴근 후, 세이노의 가르침두 번째 다시 읽기는 e-book으로 근무 중 짬을 내, 존 케리가 엮은 역사의 원전도 점심시간에 읽는다. 요즘 세 권을 동시에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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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길이 보입니다 - 국내외 금융기관과 기업체에서 쌓은 부와 경영에 대한 직관과 통찰
최원락 지음 / 모아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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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길이 보입니다.(1,500자)
2024. 6. 14(금)

하루 앞만 볼 수 있어도 주식에 투자해 큰돈을 벌 수 있을 터.
어떤 사람은 자신의 생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점집을 찾는 사람도 있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현재에 충실하여야 한다.
국가의 정책이나 경제학 등의 학문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국가나 기업의 존망이 걸린 일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앨빈 토플러의 조언을 받아들여 전자정부를 시작으로 지식 정보화 사회를 만든 일은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탁월하고도 시의적절한 시도였음은 이제 누구나 아는 일이기에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
갑골문이나 델포이 신전의 신탁 등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임을 안다. 1950년 RAND사가 개발한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에 따른 예측 방법론이 델파이 법(Delphi Method)이다. 관리자가 여러 명의 전문가 의견을 2∼3회 청취하고 피드백을 받아 최종 라운드 예측의 평균값 또는 중앙값으로 결과를 예측한다. 특정 암은 언제쯤 정복할 수 있을까? 혹은 AI가 산업계를 완전하게 바꿀 때는 언제쯤일까?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등 여러 질문을 전문가에게 의견을 들어 예측해보고 대비한다.
『이제 길이 보입니다』는 20세기 변화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세상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국내외 금융기관과 기업에서 업무를 봤던 경험과 세미나, 학회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전문가의 회합을 챙겨보면서 독서와 결합하여 주장을 펼친다. “새로운 사회의 바람직한 인재의 소양들”은 무엇인가에 관한 직관과 통찰을 드러낸다.
저본주의의 변화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해 살펴본다. 책을 읽어가며 Peter Dicken이 지은 GLOBAL SHIFT(세계경제공간의 변동)에서 다룬(지리학 전공책이다) 내용을 만난다. 에너지의 전환, 메타버스, 수요자 중심의 사회, 초고령사회의 문제, 스프트 파워와 산업 한류란 제목으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생각하자 한다.
저자가 직관과 통찰로 내세우는 바람직한 인재는 상상력과 열정, 도전정신을 갖고 꾸준하게 공부하여야 함이 기본이라 말한다. 직관력과 통찰력 그리고 스턴버그의 지능이론(현대교육심리학에서 다루는 최근 이론이다) 중 맥락지능을 갖춘 융합적 인재를 기대한다. 스턴버그의 실제적 지능을 실용지능으로 표현하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와 경영에서 쌓은 경험은 다양한 분야에 관한 지식을 토대로 지혜를 발휘한 결과임을 저자의 『이제 길이 보입니다』를 통해 배운다. 독자층을 제한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기억해 두면 쓸모 있을 문장을 옮겨둔다.
“승자의 주머니 속에는 꿈이 있고 패자의 주머니 속에는 욕심이 있다”(p.189)
“인간은 실패하지 않고는 성장하지 못한다. 인간은 패배했을 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에 끝나는 것”(p. 196)
“나이 들어 배우는 사람은 젊은 아내와 결혼하는 노인과 같다”(P. 199)
“곤경에 빠지는 것은 무엇인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무엇인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P202)
모아북스 대표 이 박사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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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 을유세계문학전집 95
아시아 제바르 지음, 장진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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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
2024.6.9.(일)
일과 퇴고, 유튜브라는 늪에서 벗어나야겠다고 했기에 일요일 오전에 몰입을 시도했다.
아시아 제바르의 『프랑스어의 실종』을 읽고 소설에 더 잠겨 있고 싶어 <알제리 전투>와 <영광의 날들>을 다시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오후 일정을 바꾼다.
소설은 알베르 카뮈가 『페스트』를 쓴 배경으로 삼은 지중해 남서부 해안, 알제리의 알제에서 서쪽으로 가야 볼 수 있는 오랑이란 도시 근처다. 지역으로 보면 알제가 중심이지만 퀘벡, 모로코 등 프랑코포니 권역이다.
알제리가 프랑스 식민지였기에 독립하기 전 베르칸(여성인 저자가 남성으로 표현한 주인공이다)은 가족으로부터 아랍어를 배웠고, 프랑스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운다. 아랍어는 구어이고 프랑스어는 문어였다. 알제에서 지배자의 언어와 피지배자의 언어가 대립하고 공존했다. 독립한 알제리의 아랍화 정책은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지식인에게 프랑스로 가라 하고, 프랑스에 망명 중인 알제리인의 내부에서는 알제리로 돌아가야 하는가 두고 갈등한다.
알제리의 역사는 식민지 시대 독립을 위한 투쟁을 소설에서 나지아(베르칸의 아랍 연인) 조부의 삶과 저격을 통해 묘사한다. 영화 <알제리 전투>를 다시 보게 하는 동인이다. 독립 이후 베르칸이 아랍화 정책에 비판적 은둔자의 태도를 보이자 배신자라 평가되며, 많은 이들이 프랑스와 퀘벡으로 몸을 피하는 갈등을 연출한다.
베르칸은 두 여인의 사랑을 받는다. 프랑스 연인 마리즈와 사랑을 나누지만, 육체 교합에서 프랑스어로는 ‘야 하비비’(Ya habibi, 오, 내사랑)라는 아랍어의 느낌을 전하지 못한다. 야 하비비는 절정에 달했을 때 튀어나오는 아랍어인데 이를 프랑스어로 전할 수 없다. 이런 부족함은 조상의 땅인 알제리로 돌아가 글을 쓰라고 부추긴다. 베르칸에게 글을 쓰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마리즈가 해낸다.
귀향 후 “문득 그녀에게 성욕을 느꼈다.”(p.120)라는 문장에서 시작하는 소설 전개가 놀랍다. 황당하고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 문장 이후 베르칸과 나지마의 관계는 급속도로 전개한다.아랍 여인이었던 나지마와 사흘 밤낮에 걸친 사랑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묘사하고, 주인공이 나지마를 잊지 못하는 까닭은 언어에도 그 몫이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알제를 떠났던 나지마는 두 해가 지난 뒤 베르칸의 실종을 알지 못한 채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베르칸을 사랑하며 인지 않는다며, 파도바로 찾아 오라는 편지를 보내며 소설은 끝난다.
소설 제목 ‘프랑스어의 실종’은 이베리아반도에서 레콩키스타 이후 이슬람교도가 쫓겨나며 아랍어가 사라졌듯이 알제리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며 프랑스어가 사라짐을 의미한다고 본다. 이를 주인공 베르칸의 실종으로 암시한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2024년 아직도 알제리는 프랑스어가 제2 공용어인 프랑코 포니 국가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다.
식민지를 경험한 한반도 상황을 알기에 베르칸을 통해 친일 또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변절했던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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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 - 필요한 만큼 읽고 원하는 결과를 내는 힘
가마타 히로키 지음, 정현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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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독서법에 관한 책이 많다. 여러 권을 사서 읽어보기도 했다. 첫 책 독서로 말하라를 어떤 온라인 서점에서 독서법으로 분류해 판매한다. ‘독서법이란 문장은 왜인지 콕 집어 말하기 쉽지 않지만, 어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독서법, 책을 읽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별하게 책을 읽는 방법이 좋다는 식의 주장에 대한 거부감이다. 혹은 적지 않게 책을 읽는(‘이라고 쓰고 싶지만, 오만해 보일 것 같아 을 고른다.) 사람에게 생긴 자만일지도 모른다. 이과식 독서법을 읽은 까닭은 사무실 한 귀퉁이에 방치되어 있고 쓰레기로 처리하려는 상황이라 읽고 버리자는 마음으로 선택한다.

 

몇 해 전 알라딘에서 볼 수 있는 도서 구매 기록을 보니 천만 원이 넘었다. 언젠가 태안에서 사는 최기교장 선생님이 이젠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읽을 책인지 보인다. “라는 말을 해 주었다. 공감한다. 책을 고를 수 있다는 말은 다년간 독서로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았다는 의미다. 어떤 책은 기존의 지식을 강화하고, 부족한 부분을 알게 해 준다.

이과식 독서법에서 이과식 독서의 특성은 미분(微分)’이라는 문장을 떠올린다. 책은 미분이란 단어를 직접 쓰지 않지만, ”이과계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 중 하나로요소분해법이 있다.”(p. 88)라고 말한다. 사물을 잘게 분석하는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언급한다. 데카르트는 신과 물질과의 분리를 시도했고, 여기에서 현대 자연과학이 출발했다고 본다. 책을 읽을 때 모르는 것은 망설이지 말고 덮어버리기”, “조각내 생각하기를 하자는 것이다.

아웃풋의 질은 지금까지 행해온 인풋의 양과 질에 따라 결정된다. 인풋의 기본은 문장을 읽는 능력이다.

 

저자 가마타 히로키는 적은 투자로 인생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책은 굉장히 실속있는 쇼핑 품목이다.” “집세와 관리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서 구매비를 확보해놓는 식으로 우선순위를 두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말한다.

 

작가가 살던 시대의 사고방식을 미리 알면 그의 작품을 읽기 훨씬 쉽다. 이럴 때 역사적인 지식이 도움이 된다.”는 문··철의 비중이 큼과 역사를 알아야 독서의 뼈대를 잡기 쉽다는 내 지론과 같다. “독서와 사색이 조화를 이룰 때 인생의 달인이 된다.”는 문장은 독서와 만 보 걷기를 병행하며 원고를 쓰는 습관을 갖고 있으니 공감한다. “문과 출신 성인이 고등학교 이과 책을, 이과 출신이라면 청소년용 문과 도서를 입문서 세 권 중 한 권으로 선택해 보자.”도 졸저 독서로 말하라의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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