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독재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감정독재

2023.6.24.()

제목이 왜 이런가? 감정의 영향력이 큼을 강조하려는 뜻인지, 그러니 주의해야 함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출판한 지 10년이 지나 시대 상황(사건과 사고, 정치가 지루하지 않게 하니까)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라고 가르치고 배우며 상대가 그렇게 하기를 기대한다. 현실에서 많은 사람이 인간은 감정의 노예라 말한다. 저자의 전제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성과 감성을 대척점에 두지 않기를 바란다. 감정이 나쁘게 작용해 화를 부르기도 하지만, 동기와 정열의 씨앗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다면(설렘이 없다면)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감정독재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감정이 표현된 행동을 학문적으로 이론화한 글이다. 심리학자인 대니얼 커너먼 (심리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의 연구 사례를 자주 인용한다.

누구나, 어떤 집단이나 노력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란 말은 자신들이 고생한 군 복무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다. 조직의 책임을 맡게 되면 무언가 성과를 내려고 한다. 이를 행동효과라 이름하니, 구관이 명관이라는 얘기가 생긴다. 다른 각도에서 부작위효과를 설명하니 뽀빠이의 유머 냅뒀더니 다 되지데가 떠오른다. 인간은 합리적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다. 여우와 신포도, 달콤한 레몬이 그러하다. 이를 이론화하여 인지부조화이론이라 한다. 인지 부조화가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삶이 고통스러울 때 극복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얻는 것의 가치보다 잃어버린 가치를 크게 평가하기 쉽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표현이 손실 회피 편향이란 이름을 얻는다. 헤어져야 할 커플이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를 매물비용 탓으로 푼다. “예전에 너를 한 번 도와준 일이 있는 사람은, 네가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더욱더 너를 다시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를 문전 걸치기 전략(foot-in-the-door-technique)이라 한다.

 “원정대의 지휘권을 평범한 능력자 1인에게 맡기는 것이 훌륭한 두 사람에게 반씩 나누어 맡기는 것보다 낫다(p.178)는 군주론의 맥락은 링겔만 효과(사회적 태만)와 같다. 독서모임은 5명이 최적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면대응해야지 섣부른 희망과 낙관을 경계하라는 스톡테일 패러독스(미 해군 조종사)나의 지식은 비관적이나 나의 의지와 희망은 낙관적이다라는 슈바이처의 생각으로 조율한다. 전문가는 평범한 사람보다 과신하기 쉽다. 승자의 저주, 평균회귀, 등비수열의 마술인 티핑포인트(한 때 말콤 글레드웰의 글에 빠졌었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인인 넛지, 집단사고 이론(피그만 침공 실패)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다는 말을 스탈린이 했다고. 무엇보다 던바의 수(Dunbar’s number)가 페이스북 친구수를 줄여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사회적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숫자가 150. 온라인상의 교류에 가치를 매기지 않는다.

 

오른쪽 손목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https://blog.naver.com/grhill/2231373939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뜻밖의 미술관 - 생각을 바꾸는 불편하고 위험한 그림들
김선지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뜻밖의 미술관

2023.6.15.()

그림 속 천문학,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에 이은 김 선지 작가의 뜻밖의 미술관을 만난다. 한국일보에 칼럼을 연재하기 전에 김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나는 그의 내공이 미술과 역사 공부에 터를 두고 있어 탄탄하다고 여겼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에 이은 뜻밖의 미술관도 그가 모더니즘이 단계를 뛰어 너머 포스트모더니즘 작가임을 확인하게 한다. 정규교육이 품지 않았거나, 품지 못한 영 교육과정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시선에 기대 이를 발견할 수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에 기반을 둔 교양 예술이다.

 

첫째, 전통적이고 교과서적인 미술(그림) 세계를 소개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술사 학계 권위자의 관점을 소개하면서도 작가의 시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유홍준의 화인 열전시리즈가 그러하듯이 13개의 명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노출하고 있어 독자의 지적 호기심까지 자극한다. 11명의 화가를 재조명하는 과정도 화가의 삶을 바탕으로 하기에 화가별 대표작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보통사람, 이른바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작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오주석의 한국의 특강이 도화지에 12색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려야만 했던 열악한 경험을 가진 독자에게도 동양화를 읽는 법을 알려 주었듯이 역사, 시대적 배경과 함께 풀어가는 이야기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이란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다.

셋째, 정형화된 그림 해설이 아니다. 독자는 그림을 보고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곁가지를 만들어 독자의 독서 경험을 떠올리게도 한다. 고갱의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떠올리고, 한 걸음 나아가 손철주, 이주은의 , 그림이다를 읽으며 느꼈던, 화장실에 가기도 아까운, 그런 기분을 맛본다. 오늘 신문기사에 등장한 클림트의 <부채를 든 여인>을 보며, 우키요에에 감동한 프랑스 미술가들이 미술사 조를 만들었음까지 연상하게 된다.

 

고전 조각의 이상적인 남성상이 투사된 흰 피부의 키 크고 잘생긴 남성’(p.26)이라는 예수의 전형이 탄생하는 과정과 BBC의 합리적 추론(검은 피부의 육체 노동자)을 소개한다. 어떻든 위대한 성인이자 스승임은 틀림없지만, 외모지상주의의 관점으로 볼 수도 있다는 작가의 시선을 본다. 독일의 미술사가 빙겔만에서 자리 잡은 백색의 미학은 과학의 발전으로 고대 조각이 대부분 채색되었음이 밝혀졌으나,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경로 의존성은 쉽게 벗어나지 못함을 지적한다. 피그말리온을 리얼돌의 창시로 보는 관점은 교육계에서 중시하는 피그말리온 효과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관점이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학생은 교사가 기대하는 대로 성장한다고 믿는다. ‘라파엘파의 그림 속 판타지아’(P.51)를 읽으며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을 떠올린다. 고바이다의 이야기는 통치와 내조의 모델로 가르치고 배우는데, 김 작가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든 아름다운 신화로 본다.

황금비율에 대한 여러 논의와 작가의 생각은 숫자의 일치(?) 같은 수학적, 과학적 시각이 아닐까? 황금비인 1:1.618과 다비드 1:1.535, 밀로의 비너스 1:1.555는 눈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을까? 수치에 차이가 있으니 황금비는 거짓이라고 몰아붙이기는 지나치다.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만, “인간은 세상에서 어떤 패턴을 보고 의미를 찾는 존재”(P.75) 라는 작가 관점에 동의한다. 유럽 중세에 대한 평가는 이슬람 학문이 번역돼 소개된 시점을 기준으로 전과 후로 나누고 구분해 준다면, 브뤼헐의 작품을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웃어가며 코드피스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플랑드르의 캉탱 마시를 그로테스크한 그림을 그린 대표 사례로 보여주고 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렸음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그로테스크한 인물을 흥미있는 대상으로 보았음을 작가는 안타까워한다. 일반적으로 접하는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에 페르소나가 있음을 알려주며, 가면 뒤에 숨겨진 모습을 추측해 보인다.

 

희대의 호색한이었던 제우스에 대한 평가에 100% 공감하며, 제우스에 비하면 카사노바는 수준 이하다. 미켈란젤로가 여성의 몸을 남성처럼 그린 이유(P.197)로 열거한 남성의 몸을 표현하는 데 만족감, 여성 누드모델의 희소성, 여성의 몸이 불완전하다는 고대 그리스 미학, 남성의 신체적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미적 취향 등에서 한 가지만은 아닐 것이다. 스페인에 가면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 가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을 봐야 한다. 작가가 르네상스의 천재는 레오나르도나 미켈란젤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P.225)라고 강조하고 있으니.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에서 소개한 젠틸레스키의 그림을 두고 트라우마를 표현한 것인지, 최초의 페미니스트였는지 알아보자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생학에서 언급하는 합스부르크 턱도 소개한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린 마담 르브룅이 이를 드러내고 웃는 초상화가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갖는지 소개한다. 18세기 이전 초상화가 입을 굳게 다문 까닭은 당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충치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며칠 전 여권 재발급 반려 사유가 이가 보인다는 거다) 작가는 앙투아네트와 르브륑의 관계를 우정으로 해석한다. 고갱의 그림과 함께 학계 일부에서는 그를 문화 식민주의자 혹은 미성년 소녀들을 성 착취한 소아성애자라 비판하는”(P. 302) 관점을 소개한다. 마하트마 간디의 아름답지 못한 측면, 소설 롤리타가 나올 수 있었던 까닭은 고대 그리스에서도 있었던 구습이자 유습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던 독자의 시선이다.

 

왼손을 머리 뒤로 올리고 오른손은 음부 위에 얹고 있는데”(P.228)는 그림을 몇 번 보아도 알 수 없다. 관람자의 시선이 기준인지, 그려진 잠자는 비너스가 기준인지. 조르조네는 기대어 누운 여성 누드의 원조”(P.230) 라는 지식은 기억해야 그림 비너스의 연대기를 만들 수 있겠다.

 

#뜻밖의미술관#김선지#그림속천문학#싸우는여성들의미술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 제12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2023.6.10.(토)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를 읽으며 2023년 6월 초순 활자화된 할리우드 노배우들의 초 늦둥이 출산, 우리나라 탤런트 김모의 늦둥이 출산을 떠올린다. 작가의 고백처럼, ‘거대한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루저의 고백이다. 시대적 분위기에 올라타, 사랑받지 못한, 선택받지 못한 자신의 실패를 유부남 교수, 윤곽이 뚜렷한 코와 키 큰 남자를 비난하며……. 아마도 심사위원 중 여성의 입김이 없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은 남성 위주의 삶을 살아가는 독자의 오판이기를 바란다. (소설을 다 읽고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읽으니 다섯 심사위원 중 넷이 여성이다)

「사랑하는 일」 레즈비언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부모, 가족에 대한 원망, 분노, 욕, 빈정거림 투성이다. 그러면서도 행복하다는 자기애만 100%인……. 「롤리타」 이후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유쾌함과 거리가 멀다. 이런데도 작가상을 주고받다니. 하긴 소설이니까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한국문학에 대해 아는 게 없기 때문일까?

“나는 타인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목화 맨션」 오래된 맨션의 재개발을 기대하며 빚을 내 사 놓고 세를 준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다. 계약관계를 넘어선 주고받는 정을 보여 주기 때문에 가슴 조이며 읽어가지만 훈훈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은 ‘강남’ 헬리콥터 맘의 육아일기(?), 자녀 교육을 그린 소설이다. 김건형의 해설을 읽으니 소설의 구조를 쉽게 확인하라 수 있다.

「0%를 향하여」 영화를 좋아해 영화과에 진학하고, 상업적 성공이 어려운 현실에서 독립영화를 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영화인들 이야기를 그린다.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은 성 소수자의 이야기다. ‘여귀’란 제사 지낼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죽은 귀신이다. 참고문헌을 여러 개 밝혀둔 것은 아마도 소설이란 형식을 빌려 퀴어를 담론으로 만들려고 노력한 모습으로 읽힌다.

문학동네에서 7편의 중단편소설을 410쪽으로 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산의 마지막 습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다산의 마지막 습관

2023.6.5.()

 

독서, 책을 읽어 얻은 이로움은 크고도 많다. 다시 확인하거니와 좋은 책을 읽으니 흩어진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 희노애락애오욕 중에서 노()가 참고 억누르기 어렵다.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니 세상사를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음에도 자기의 관점으로만 판단하기가 쉽다. 특히 타인이 나를 부정하거나 모욕을 줄 때는 노()를 통제하기 어렵다. 성인마저도 그렇다고 고백하고 있으나, 나의 분노함은 나를 가장 부끄럽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럴 때 좋은 책은 흩어진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성찰할 기회를 가지라 한다. 6월 초 읽은 다산의 마지막 습관이 그렇다.

 

정민 교수가 쓴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에서 학문하는 방법론을 배우고 유용하게 활용한 추억이 있다. 조윤제가 지은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마음 다스림이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어 근원이 되는 심경근사록을 찾아 읽어 삶에 대해 생각한다. 근사록의 교육 부분은 현대 교육심리학, 교육철학과 견주며 배운 점이 많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을 읽는 것은 다산 정약용의 삶을 배우고 조윤제의 글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18년이란 세월을 유배지에서 살아가며 저술에 몰두했던 다산의 삶은 진정한 학자의 본보기이다. 다산의 삶은 그에게 닥쳐온 불행이 그 자체로 인생의 비극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임을 나에게 보여 준다. 한 사람의 생이 얼마나 고귀하냐는 잣대로 보면, 다산의 삶이 정조의 삶보다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언급한 책들과 마찬가지로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공자, 맹자, 주자 등의 언행을 토대로 기본에 충실하라 말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주변을 청소하라는 당부는 소학의 첫 가르침이다. 마쓰다 마쓰히로의 청소력, 맥레이븐 제독의 텍사스 대학 졸업 연설의 첫 부분도 침대부터 정리하라. 별로 좋은 책은 아니라는 평가가 있지만, 12가지 인생의 법칙도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 하라를 중요한 인생 법칙으로 꼽는다. 예기모든 안팎의 사람들은 첫닭이 울면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옷을 입는다. 베개와 대자리를 걷고 방과 마루, 뜰에 물을 뿌리고 청소한 다음 자리를 펴놓는다. 그런 다음에 각자가 맡은 일을 한다.

 

()를 통제하지 못한 탓에 신중하라, 한겨울에 내를 건너듯이. 두려워하라, 사방에서 에워싸인 듯이”(여혜 약동섭천 유혜 약외사린 與兮 若冬涉川 猶兮 若畏四隣)를 심장에 담아두려 한다.

굳이 베풀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 은혜를 베푼다면 차라리 베풀지 않음만 못할 수도 있다. 베풂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p.103)라는 문장은 나에게 반성하라 한다.

보고 듣는 것은 외부의 자극과 영향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외부에 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네 가지를 모두 예에 맞게 하라 한다. 보고 듣는 것은 내가 통제하기가 말하고 행동하기보다 어렵다. 그렇다고 말하고 행동을 예에 맞게 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다. 우선은 말과 행동을 삼가는 일이 중요하다. 날마다 긍정하는 말, 칭찬하는 말, 북돋는 말, 격려하는 말을 해야 한다. 매일 매일 그렇게 하여 이 되게 해야 한다. 총알은 삶의 신체를 상하게 하듯이 말은 상대의 영혼을 상하게 할 수 있다. “흰 구슬의 흠집은 갈아서 고치면 되지만 말의 잘못은 어찌할 수 없다. 가볍게 말하지 말고 함부로 지껄이면 안 된다. 누구도 혀를 붙잡지 못하니 해버린 말 쫓아가 잡을 수 없다.”(p.243)

 

인생이란 오디세이 서사시가 아닌가. 장 예모 감독의 영화 人生처럼. 흩어짐 마음을 붙잡게 하는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사두고 두 해가 지나 읽었다.

 

https://blog.naver.com/grhill/2231211031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생각의 역사 1 - 불에서 프로이트까지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피터 왓슨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의 역사 : 불에서 프로이드까지

A History of Thought and Invention, from Fire to Freud

2023.5.27.()

변치 않는 진리가 있다면,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누적되어 발달과 발전이 생성된다. 변화의 바탕에는 생각과 행동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인류가 지구에 터를 잡고 살아온 과정을 현재의 관점에서 해석해보는 것이 역사다. 대부분 기록을 복원해서 만들어낸다. 왕조의 흥망성쇠를 다루거나 영웅의 이야기, 문화, 경제, 예술 등을 다루는 것이 보통 접하는 역사다. 번역가 남경태님이 역사학을 메타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피터 왓슨이 지은 생각의 역사는 이런 통념을 깨고 인간의 생각과(思考라 할 수 있다.) 발명(Inention 이지만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을 중심으로 역사를 구성한다. 독특한 관점이라 읽어가는 동안 왕이나 영웅은 미미하게 언급된다. 역사를 통섭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풀어가기에 수 십권의 역사책을 보는 듯하다. 오리엔탈리즘의 느낌이 적은 이유는 유럽 중심의 역사를 꾸미지만, 인도에 비중을 두고 아랍 세계와 중국, 우리 나라의 세종이 만든 한글까지 언급하기 때문이리라.

 

생각의 역사는 지성사이다. 지성은 쉽게 훼손될 수 있고 취약하다 전제한다. 변화가 일어나는 조건이다. 특히 시간이란 요소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인쇄술은 문헌을, 화약은 전쟁을, 자석은 항해술을 변화시켰다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생각은 어떤 제국, 영웅도 이보다 더 크게 인간사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본다. 칼 폴라니는 거대한 변환에서 상호성, 재분배, 시장으로 경제적 시대를 삼분했고, 수렵과 채집, 농경 생산, 공업 생산으로 삼분한 학자도 있으며,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균쇠에서 유럽이 아메리카를 먼저 발견하고 정복했는지를 세 가지 주제를 설명한다. 피터 왓슨은 이처럼 3분법의 개념을 써서 영혼, 유럽, 실험이란 세 가지 구조와 주제로 생각의 역사를 풀어간다.

석기와 동물 뼈의 발견을 계기로 인간의 기원이 상상하지 못했던 만큼 과거로 소급되면서 성서에 나온 전통적 연대기를 대체하였다. 책의 첫 부분은 전통적인 수렵과 채집의 역사에 청소부 가설로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한다. 초기 인류가 죽은 짐승을 먹는 청소부로도 거뜬히 살 수 있었으리란 관찰은 굳이 사냥을 하지 않더라도 짐승의 잔해로 먹고 살기 충분했다는 것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생각의 역사에서 언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돌연변이 유전자(얼굴, , 목구멍의 근육을 섬세하게 통제하는 능력을 주었다)가 언어의 토대를 이루는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라 한다.

돼지는 유목 생활에 맞지 않았으므로 사육하려면 정주 생활을 해야 했다. 석기시대 농부들의 유골은 수렵과 채집으로 생활하던 조상들보다 더 심한 영양실조, 전염병, 치아 질환의 흔적을 보여 준다. 수렵과 채집인은 하루 3~5시간만 을 하면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었다. 왜 수렵 채집 단계에서 농경 사회로 변화하게 되었는가? 과잉인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수렵과 채집이 열등한 생활방식이 아니라 인간이 증가해 세계로 퍼질 수 있게 해준 성공적인 생활방식이었다. “다만 그 생활을 마냥 유지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신석기 시대에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들 가운데 세 가지-농경, 종교, 장방형 주택-이 생겨났다. 원형 주택이 장방형으로 진화한 것은 사육과 농경의 결과에 따른 변롸로 보인다. 저장 공간이 늘어나고, 가족의 규모가 커지고, 방어의 필요성이 켜졌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진보를 위해 문자보다 중요한 발명은 없다. 수메르와 바빌로니아의 많은 이야기가 성서의 전조가 되었듯이 함무라비 법전도 메세 율법을 예고한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1부 루시에서 길가메시까지

2부 이사야에서 주희까지

3부 역사의 경첩 : 유럽의 질주

4부 아퀴나스에서 제퍼슨까지

5부 비커에서 프로이드까지로 구성하고 36개 주제로 생각의 역사를 풀어낸다.

신의 탄생과 종교가 지배하는 시대를 거쳐 신이 권위를 잃기까지, 축의 시대가 남겨준 생각들,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와 숫자, 아랍 세계, 아랍을 거쳐온 그리스 문화를 토대로 유럽이 역사의 경첩 역할 하기, 아메리카의 발견과 정복, 프로테스탄티즘의 지적 영향, 영혼과 정신, 실험, 오리엔트 르네상스(황태연의 공자와 세계 1~5권에서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다), 낭만주의, 영혼의 종말, 모더니즘과 무의식의 발견 등이 주제들이다. 1,070 쪽의 본문에 120개 포스트잇을 붙여 두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