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생각의 역사 1 - 불에서 프로이트까지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피터 왓슨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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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역사 : 불에서 프로이드까지

A History of Thought and Invention, from Fire to Freud

2023.5.27.()

변치 않는 진리가 있다면,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누적되어 발달과 발전이 생성된다. 변화의 바탕에는 생각과 행동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인류가 지구에 터를 잡고 살아온 과정을 현재의 관점에서 해석해보는 것이 역사다. 대부분 기록을 복원해서 만들어낸다. 왕조의 흥망성쇠를 다루거나 영웅의 이야기, 문화, 경제, 예술 등을 다루는 것이 보통 접하는 역사다. 번역가 남경태님이 역사학을 메타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피터 왓슨이 지은 생각의 역사는 이런 통념을 깨고 인간의 생각과(思考라 할 수 있다.) 발명(Inention 이지만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을 중심으로 역사를 구성한다. 독특한 관점이라 읽어가는 동안 왕이나 영웅은 미미하게 언급된다. 역사를 통섭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풀어가기에 수 십권의 역사책을 보는 듯하다. 오리엔탈리즘의 느낌이 적은 이유는 유럽 중심의 역사를 꾸미지만, 인도에 비중을 두고 아랍 세계와 중국, 우리 나라의 세종이 만든 한글까지 언급하기 때문이리라.

 

생각의 역사는 지성사이다. 지성은 쉽게 훼손될 수 있고 취약하다 전제한다. 변화가 일어나는 조건이다. 특히 시간이란 요소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인쇄술은 문헌을, 화약은 전쟁을, 자석은 항해술을 변화시켰다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생각은 어떤 제국, 영웅도 이보다 더 크게 인간사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본다. 칼 폴라니는 거대한 변환에서 상호성, 재분배, 시장으로 경제적 시대를 삼분했고, 수렵과 채집, 농경 생산, 공업 생산으로 삼분한 학자도 있으며,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균쇠에서 유럽이 아메리카를 먼저 발견하고 정복했는지를 세 가지 주제를 설명한다. 피터 왓슨은 이처럼 3분법의 개념을 써서 영혼, 유럽, 실험이란 세 가지 구조와 주제로 생각의 역사를 풀어간다.

석기와 동물 뼈의 발견을 계기로 인간의 기원이 상상하지 못했던 만큼 과거로 소급되면서 성서에 나온 전통적 연대기를 대체하였다. 책의 첫 부분은 전통적인 수렵과 채집의 역사에 청소부 가설로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한다. 초기 인류가 죽은 짐승을 먹는 청소부로도 거뜬히 살 수 있었으리란 관찰은 굳이 사냥을 하지 않더라도 짐승의 잔해로 먹고 살기 충분했다는 것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생각의 역사에서 언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돌연변이 유전자(얼굴, , 목구멍의 근육을 섬세하게 통제하는 능력을 주었다)가 언어의 토대를 이루는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라 한다.

돼지는 유목 생활에 맞지 않았으므로 사육하려면 정주 생활을 해야 했다. 석기시대 농부들의 유골은 수렵과 채집으로 생활하던 조상들보다 더 심한 영양실조, 전염병, 치아 질환의 흔적을 보여 준다. 수렵과 채집인은 하루 3~5시간만 을 하면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었다. 왜 수렵 채집 단계에서 농경 사회로 변화하게 되었는가? 과잉인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수렵과 채집이 열등한 생활방식이 아니라 인간이 증가해 세계로 퍼질 수 있게 해준 성공적인 생활방식이었다. “다만 그 생활을 마냥 유지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신석기 시대에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들 가운데 세 가지-농경, 종교, 장방형 주택-이 생겨났다. 원형 주택이 장방형으로 진화한 것은 사육과 농경의 결과에 따른 변롸로 보인다. 저장 공간이 늘어나고, 가족의 규모가 커지고, 방어의 필요성이 켜졌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진보를 위해 문자보다 중요한 발명은 없다. 수메르와 바빌로니아의 많은 이야기가 성서의 전조가 되었듯이 함무라비 법전도 메세 율법을 예고한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1부 루시에서 길가메시까지

2부 이사야에서 주희까지

3부 역사의 경첩 : 유럽의 질주

4부 아퀴나스에서 제퍼슨까지

5부 비커에서 프로이드까지로 구성하고 36개 주제로 생각의 역사를 풀어낸다.

신의 탄생과 종교가 지배하는 시대를 거쳐 신이 권위를 잃기까지, 축의 시대가 남겨준 생각들,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와 숫자, 아랍 세계, 아랍을 거쳐온 그리스 문화를 토대로 유럽이 역사의 경첩 역할 하기, 아메리카의 발견과 정복, 프로테스탄티즘의 지적 영향, 영혼과 정신, 실험, 오리엔트 르네상스(황태연의 공자와 세계 1~5권에서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다), 낭만주의, 영혼의 종말, 모더니즘과 무의식의 발견 등이 주제들이다. 1,070 쪽의 본문에 120개 포스트잇을 붙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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