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선생


현재 6권까지 출간된 만화 <니체선생>.

촌철살인의 짧은 에피소드가 취향 저격, 무료한 일상의 소소한 낙이었는데...


니체선생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작품의 시작과 동시에 강력하게 등장해 한 방을 날린 니체선생의 존재감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니체선생은 이제 편의점의 상품처럼 무기물 같은 역할로 축소되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뜬금없이 한마디를 날릴 때나 유효한 캐릭터가 된 듯하다. 아니 작가가 그렇게 만들어버렸다는 게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니체선생>의 실제적 주인공은 마츠코마니까 말이다.


작가가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화화한 이 작품은 작가와 동명의 캐릭터인 마츠코마가 서술자이다. 그렇지만 만화 속 캐릭터인 마츠코마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성인 남자의 아저씨모에는 누구의 취향이기도 어렵지ㅋ;;;),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4권부터 재미가 수직 하강해 버렸다. (평범한 척하지만 가장 위험한 인물은 마츠코마인지도...)




























그나마 3권부터 등장한 시바타 켄 캐릭터가 신선했고(왜 어깨에 탄피 흉터가 있는데ㄷㄷ), 6권 새 캐릭터 기타카와가 볼만했다. 그렇지만 매 권마다 등장하는 새 알바생이 거의 비슷비슷하달까, 극단적으로 과장되거나 양면적인 성격이 반복적이라서 재미가 덜했다. 원패턴의 유사 반복은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 지금 있는 캐릭터를 빌드 업을 하는 게 아니라 새 캐릭터를 넣고 빼고를 반복하니까 쉽게 물린다.


게다가 5권에 등장한 나라하라는 완전 극혐 캐릭터라 아예 이 만화에 대한 애정까지 사라지게 만들 것 같았다. 무개념 민폐 캐릭터라 싫어하라고 만든 캐릭터인 줄 알면서도 정말 싫었다. 최악의 알바생이라고 해도 어쨌든 그 에피소드에는 재미가 있긴 해야 되는데 불쾌함만 가득했다. 덧붙여 5권의 에피소드 상당수는 <니체선생> 드라마화를 다루고 있어서 질적ㆍ양적으로 가장 퀄리티가 떨어진다. 드라마 따위 안물안궁. 일본의 만화ㆍ애니 실사화를 기대할 만큼 내 취향과 시간은 관대하지 않다.


권수를 더해갈수록 책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5권이 가장 얇다). 에피소드의 신선함과 재미도 덜하다. 캐릭터는 유사 반복적이거나 극단적이다- 어떤 면에선 다들 특정 분야의 변태들이다. 아직은, 아직은 다음 권을 기다려본다...



그리고,


오뎅, 계란, 망년회, 왠일...

그노메 오뎅 오뎅 오뎅 오뎅 나도 지겹다 오뎅 오뎅...

제발 표준어 좀 쓰고 맞춤법 좀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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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2-21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웃었지만, 죄송합니다,, 계란, 오뎅, 왠일,,, 자주 썼고 쓰고요,,,,요,,, 맞춤법 잘몰라요.ㅠㅠ

dollC 2022-02-21 11:58   좋아요 1 | URL
독자는 써도 됩니다요ㅋㅋ 책 만드는 이는 그러면 안되지요ㅎ 요즘 현대문명이 얼마나 좋은지 맞춤법 검사도 해주잖아요😉
 
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
브리기테 슈스터 지음, 김목인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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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에 대한 강력한 울림.

천 마디 말보다 단 한 장의 사진이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가 바로 그것이다.


스위스 베른의 건축물에 설치된 옥외 고양이 사다리를 사진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브리기테 슈스터가 찍고 책으로 엮었다. 

책은 '고양이 사다리'의 정의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의미와 함께 그 배경과 과정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래픽 디자인으로 다양한 형태의 고양이 사다리를 분류해 놓아 시각적으로 금세 친숙해진다.




사진은 양 페이지 전체에 걸쳐 큼직하게 배치되어 있고, 아주 간단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챕터를 나누어 고양이 사다리를 유형별로 구분해 놓았는데 일반 사다리, 닭장 사다리, 계단식, 나선형을 비롯해서 설치와 해체가 쉬운 접이식 사다리나 잘린 나무 둥치를 사용한 자연물 사다리까지 종류도 많고 다양하다.


고양이 사다리가 환기시키는 '공존'을 의식하며 읽을 수도 있고, 단순히 사진 작품집으로만 감상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다만 불친절한 편집이 못내 아쉽다.


​


책은 짝수 페이지에 한국어, 홀수 페이지에 영어로 구분되어 있다.

작은 글씨의 빡빡한 한국어를 다 읽고 나면 영어는 아직 네다섯 페이지나 남았다. 어차피 영어 때문에 짝수 페이지를 공백으로 둘 거면 한국어와 영어를 같은 내용으로 맞춰서 편집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한국어의 자간, 행간에도 숨통이 트여 보다 읽기 편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진의 경우, 양면 페이지에 걸쳐 배치되어 있어서 고양이 사다리가 사진 중앙에 있는 경우 잘려서 보인다. 다른 경우들도 펼침면의 곡선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전면 펼침으로 제작했어야 할 성격의 책인 것 같다. 단가 때문이었을까. 책 가격의 문제보다 책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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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이웃 - 박완서 짧은 소설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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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소설 모음집. 가볍게 술술 읽히면서 시대상 -특히 여성상이 밟힌다. 엄마가 무료해하시기에 선물로 구입했는데, 큰글씨책으로 살 것을... 생각이 짧았다.(불효녀는 웁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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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쓰지 않은 책들
조지 스타이너 지음, 고정아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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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스타이너의 쓰지 않은 책에 대한 책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책이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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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쓰지 않은 책들
조지 스타이너 지음, 고정아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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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스타이너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통찰력 아닐까.

끊이지 않는 의문과 호기심, 예민한 감성의 피부,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방대한 지식과 이들을 언어로 표현하는 탁월한 능력... 그 안에 형형히 빛을 내는 통찰력이 눈부시다. 언제나 이방인인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고독의 필요와 사색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사적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인 정당"이라는 사적 공간을 주장하면서 '이길 수 있는 패가 아닌' 것 또한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또한 알고 있으며, 독자 역시 스타이너의 주장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최소한 이해는 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취향」과 「질투에 관하여」, 「학교와 문해력」​에서는 방대한 지식과 장르 간의 침투력이 흥미롭다.(과연 이 사람의 지식의 끝은 어디인가.) 분야의 벽을 건너뛰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마치 사유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기분이다. 고전에서 현대로, 경제에서 예술로, 과학에서 음악으로 넘나드는 글은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어 길을 잃지 않는다. 독자는 즐겁게 파고에 몸을 맡기면 된다. ​「에로스의 혀」는 스타이너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의 독창성이 뛰어나며, 「시온」, 「인간과 동물에 관하여」는 가장 사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시온」은​​ 유대인으로서 세상의 이방인이라는 정체성과 부유하는 자신의 뿌리에 관한 고찰을, 「인간과 동물에 관하여」​는 개인적이고 소소한 생활을 편안한 말투로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대답할 수 없는 질문」은 반드시 읽어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총체적 질문과 사색이 깊은 울림을 준다.


조지 스타이너의 쓰지 않은 책에 대한 책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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