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해! - 그 마음만 있어도
낸시 E. 가이에 지음, 이고르 올레니코프 그림, 박성원 옮김 / 넥서스주니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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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용없는 그림이 얼마나 허망한지 알 수 있는 그림책. 이고르 올레니코프의 대단한 그림이 오히려 내용의 공백을 강조하는 꼴이 됐다. 그림책 작가 지망생들이 반면교사 삼아 교재로 쓸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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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협박이라 말하지 않는다 - 두려움,의무감,죄책감이 당신을 힘들게 할때
수잔 포워드 지음, 김경숙 옮김 / 서돌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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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5년 초판으로 읽었던 책. 

초판은 흰 배경에 일러스트(무려 아마노 요시타카!)가 있는 표지였는데 검색해서 나오는 건 애매한 주황색 표지 뿐. 이후 신간으로 재발행을 거듭하더니 <협박의 심리학>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조종할 때>로 탈바꿈을 거듭한 모양이다. 허나 어째 제목과 표지가 시간을 역행하며 점점 구려지는 건지 의문.






이 책은 내가 성인이 된 후, 제대로 된 한 인간으로서 자기객관화에 도움을 받았던 책이다.

내 말투가 이랬구나, 내가 나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있었구나, 죄책감을 유발해서 타인을 구속하고 있었구나... 등등.

정말 고마운 책인데 모양새가 점점 요렇게 되어부러서 안타깝다. 게다가 책이 다 절판상태라서 더더욱 안타깝고.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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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마리
이노우에 유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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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언니, 요네하라 마리 -추억은 식욕과 함께

격변의 역사를 관통하는 궤적은 저기 한켠에 두고, 소란스럽고 평화로운 요네하라 가족의 이야기가 있다. 현 이탈리아 요리사인 이노우에 유리가 언니 요네하라 마리를 추억하며 쓴 글이다. 자타공인 먹보 가족임에 자부심을 느끼며 음식과 요리, 재료, 장소를 떠올리며 언니 마리를 회상한다. 때론 여기서 더 거슬러 올라 요네하라 가문의 비화까지 엮어냈다.
과연 <미식견문록>의 마리 동생 유리답다. 글을 깔끔하고 맛나게 쓰는 것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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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자서전 - 상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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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기들이 자라온 방식대로 행동한다는 이유로 어느 특정 민족을 욕할 수는없는 법이라고 생각하네… - P194

사람들이 친밀한 관계를, 행복을 파괴하기 쉬운 기회로 생각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야. 결혼 생활을 하면서,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를 두고 씨름하는 것을 보면 소름이 끼치지. 그러다 몇년지나면 대개는 문제가 정리되기 마련이고 정리가 되고 나면 한 사람은 행복해져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덕을 쌓고 있지. 가해자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결혼 생활을 축복이라 말하고 희생자는 상황이 더 악화될까 두려의 미소를 띠며 마지못해 동의하지. 결혼처럼 깊은 관계 속에는 고통의가능성이 정말 무한히 담겨 있어. 그럼에도 나는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좋다고 믿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알아두면 좋을 많은것들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되거든.  - P301

그러나 신비주의는 스스로가 믿는 진실을 창조해 내고, 그방식에 따라 근본적인 사실들을 감지하지. 시간과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무력감, 여러 생명의 신 중 하나가 우리의 숭배를 요구해 올 때까지 잠복해 있는 저 기묘하고 깊은 감정. 종교와 예술은 모두 우주를 인간화하려는 시도들이야. 인간의 인간화가 그 출발점인 깃은 물론이지, 설명할수 없는 어떤 문제들이 사람들의 의식을 맴돌 경우, 종교나 예술이 그문제들을 설명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 종교나 예술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아. 그래서 모든 종교는 성취, 승리인 것이며, 비록 인간에겐 힘이 없을지라도 인간의 이상은 막강한 것이지. - P330

나는 종교가, 마치 태양처럼 광채가 약한 별들을 압도할 수는 있지만 아름다움이 떨어지는 별들을 압도하진 못한다고 종종 생각해. 그리하여그 별들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의 암흑을 뚫고 우리를 비추지. 인간삶의 광채는 신의 광채에 현혹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크게 느껴진다고 나는 확신해. 그리고 우리 모두가 머무를 곳 없는 망명객들임을 인식한다면 우리 사이의 동료 의식도 더 깊어지고 따뜻해지겠지.
- P334

올바른 뜻을 품는다는 것과, 어떤 뜻을 품는 것이 옳으냐를 아는것은 다르다는 얘기 말입니다. - P588

죽지 않으리라는 확신 속에 병석에 누워 있는 것은 놀랍도록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 전까지는 내가 근본적으로 비관주의자여서 산다는 것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고 늘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히 착각이었으며, 내게 삶은 한없이 달콤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P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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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도연대 6 - 탐정의 의혹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시미즈 아키 그림, 강동욱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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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 나츠히코 작품 중 평소 가장 즐겨읽는 작품인 <백기도연대>가 만화로 재탄생했다.

1. 나리가마 : 장미십자 탐정의 우울


2. 카메오사 : 장미십자 탐정의 울분

3. 가마오로시 : 장미십자 탐정의 분개


4. 바케네코 : 장미십자 탐정의 원통


5. 운가이쿄 : 장미십자 탐정의 의문


6. 멘레이키 : 장미십자 탐정의 의혹


시미즈 아키는 교고쿠 나쓰히코의 대표작인 <망량의 상자>와 <광골의 꿈>도 만화화한 작가이다. 두 작품의 중심은 고서점 주인 교고쿠도로서 어둡고 밀도높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고서점 주인 아자씨의 현기증나는 장광설 사이사이 잔혹한 이미지도 면면히 포함되어 있다.

반면 <백기도연대>의 중심은 단연 이 사람, 에노키즈 레이지로다.
카센지키 자리히코인지 톤다바야시인지, 시만토가와인지 반다이산인지뭔지 어디서만난 누구씨인지 얼토당토않은 이름으로 맘껏 불리면서 괴롭힘 당하는 화자가 있으나 어쨌거나 중심은 이 괴짜 탐정이다. 의뢰인의 사건마저 지 맘대로 만지고 지 멋대로 수렴해버리는 그는 항상 중심에 자리잡아 버린다. 그렇기에 예측불가의 엄청난 활극이 뒤따르고 마는 것이다.
특수한 능력이 있는 탐정이기에 언행은 예측할 수 없고, 그런 능력이 없다해도 워낙 이상한 캐릭터라 더더욱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재미있다. 어쩔 수 없이 자꾸만 이 인간과 말려드는 주변인들도 워낙 개성가득한 인물들이라 이것 역시 재미있다. 평소 돌부처보다 더 엉덩이가 무거운 교고쿠도가 비교적 가볍고 기운차게 움직이는 것도 볼 수 있어 즐겁다(가만보면 이 책방아자씨도 은근 즐기는 듯, 아카데미상도 아깝지않은 메소드연기가 매우 출중하였다). 게다가 에노키즈가 미남에 재력가 아드님이라는 설정도 이러한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이다.

그림체도 더할나위없이 취향저격이고(하체를 너무 빈약하게 그리는 건 별로지만ㅋ) 이야기도 군더더기없이 만화라는 형식에 맞춰 잘 다듬어 놓았다. 때론 머릿속에 상상했던 인물과 너무도 흡사하게 그려진 캐릭터를 보게 되서 즐거웠고, 그렇지 않은 캐릭터를 보는 것 역시 의외의 즐거움이었다. 하나의 텍스트를 보고 서로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건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일이다.

제발 마지막이라고 하지마ㅜㅜㅜㅜ
부디 다음권이 나왔으면~~~ 하고 목이 늘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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