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2 - 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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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끝내는 게 좋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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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니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1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오진숙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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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판 1쇄. 저자 약력을 읊으며 떡하니 처녀작이란 말을 잘도 써놨다. 다른 작품에도 문제지만 하필 이 책에 이러니까 아이러니랄지 블랙코미디같기도. 2쇄부턴 수정이 된 모양이지만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실수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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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전제들이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다. 전개되는 내용 역시 합리적인 근거라기 보단 개인적 판단(을 가장한 소망)이나 유추에 가깝다. 그러니까 내가 이 책에 대한 정의를 잘못 내렸다는 뜻이다. 


에로티즘은 작가가 개진하는 ‘금기와 위반에 대한 고찰‘을 다루기 위한 수단일 뿐.

어쨋든 기본적인 전제부터 납득하지 못했기에 시작지점부터 엇갈린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완독하고나서야 깨달은 것은 이 내용들이 그럴듯하지만 애초에(나 같은 사람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냥 사드를 읽으련다.

















워크룸프레스의 <불가능>과 <에로스의 눈물>.

<불가능>을 읽고 나니 역시나 내가 작가에 대해 단단히 오해했음을 알았다. 나는 그의 글을 이해할 수 없었다. 흠… 내가 뭘 읽은 걸까…


<에로스의 눈물>은 바타유의 에로티즘에 관한 미학적 관점이라는 시각에서 보니 좀 더 쉬웠다. 물론 비교적으로 그랬다는 것이고, 이 책이 에로티즘의 기원과 역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역시나 작가의 주관성으로 빚어낸 자신만의 에로티즘의 기원과 역사로 이해했다. (현재라면 검열당할만한 엄청난 자료들이 그대로 실려있다. 심장조심ㄷㄷ)



그래, 그냥 사드를 읽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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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 방대하지만 단일하지 않은 성폭력의 역사
조애나 버크 지음, 송은주 옮김, 정희진 해제 / 디플롯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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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술술 읽혀서 걱정스러울 정도다. 이렇게 쉽게 읽어내려가도 되는걸까. 이 책을 여러 필독서 중 하나로 주워 넘기려는 알량한 내 마음이 수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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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위한 싸움에서 희생자를 비난하는 태도는 성 학대 희생자들이 극복해야 하는 만만찮은 장애물이다. 법과 여론은 계속해서 희생자의 순결 뿐 아니라 성격과 처신에 도덕적 무게를 둔다. 피의자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고소인에게 질문한다. 왜 그런 식으로 행동했는가? 왜 이런저런 행동을 하지 않았는가? 희생자가 어떻게 행동하지 못했든 책임이 있다고 비친다. 그들의 몸은 의문의 여지 없는 진실을 내놓으리라 기대된다. 희생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기존의 강간에 대한 예측에 딱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까지) 성폭행의 심각성, 의학적 검진이 주는 수치심(때로는 고통도), 희생자가 강간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성들이 이렇게 예측했다. - P118

이런 관점들이 21세기에도 여전히 돌아다닌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19세기와 20세기 초 법학 교과서에는 이런 신화들이 가득했다. 가장 흔한 신화는 "흔들리는 칼집에 칼을 꽂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었다. 다시 말해서, ‘진짜‘ 저항은 항상 효과가 있다." 페니스는 무기로 비유되고, 질은 수동적인 그릇이다. ‘흔들리기만‘ 해도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자신의 미덕에 대한 공격에 맞서 싸우지 못한 여성은 묵인했거나 심지어 적극적으로 동의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 P120

취약성은 ‘상처‘를 뜻하는 라틴어 vilnus에서 왔다. 취약하다는 것은 상처나 피해를 받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지각이 있는 존재는 모두 취약하다. 우리가 유한한 수명과 몸을 가진 생명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의존성 때문이기도하다. - P136

크렌쇼는사람마다 취약성은 다양하며, 그중 일부는 고유하지만(피부색·젠더·장애·섹슈얼리티 등), 또 어떤 것은 외부적이거나 상황에 따른 것(감옥이나 군대 병영, 슬럼가에 사는 경우 등)이다. 이런 다양한 취약성들은 얽혀 있으며 상호적으로 강화한다. 그들이 소유한 특정한 특성 특징 · 정체성이 그 자체로 사람들을 더 또는 덜 취약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힘의 위계질서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이데올로기적·경제적·정치적·공간적 체계로 인해 취약해진다. 취약한 사람들은 누군가에 의해 ‘상처 입을 수 있는‘ 존재가 된다. - P138

식민주의적 편견은 싱의 강간과 살해에 쏟아진 국제적인 관심을 뒷받침했다. 서구 매체는가해자들을 "후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문화"에 속한 자들로 그려내어 "유색인 남성으로부터 유색인 여성을 구하는 백인남성"에 대한 서구의 집착에 기여했다. 무엇보다도 사회학자 포울라미 로이초두리 Poulami Roychowdhury가 지적했듯이, 싱의 남자친구는 벌거벗겨지고 다리가 부러질 만큼 심하게 구타를 당한 후 길가에 버려졌다. 그러나 로이초두리는 건조하게 말했다. "백인 남성들은 유색인 남성으로부터 유색인 남성을 구할 생각이 없다. " - P276

남성들이 연령과 사회적 계층에 관계없이 강간을 저지른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음에도 프랑스에서는 이민자 남성들에게만 관심이 쏟아졌다. 반면 백인·중산층·이성애 남성들은 프랑스 여성의 보호자로 그려졌다. ‘다른‘ 민족 집단은 열등하다고 여겨지고, ‘문명화된‘ 성적 관행에 동화되지 못하고 성적표현에 대한 자기들의 ‘타고난 본능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 P302

전시 강간은 남자들 사이에 전반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거기에는 적의 남성성에 대한 모욕으로서의 상징적 가치가 담긴다. 인류학자 비나 다스 Veena Das의 말에 따르면, 여성의 몸은 "남성들이 서로 소통하는 기호"가 된다." 여성의 강간은 ‘남자들은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여자들은 그 대가로 돌봄을 제공해준다‘는 ‘젠더 계약‘ 불문율을 지키는 데 명백히 실패한 남성 동료들에게 내려지는 징벌이다.  - P325

트라우마 개념은 어마어마한 양의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문화권 증후군이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어도, PTSD와 RTS는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었다. 트라우마 개념이 여기저기에서 강간 희생자에게 적용되면서 네 가지 중요한 효과가 발생했다. 그것은 강간 희생자들의 학대 이후 처신에 영향을 미쳤고, 희생자의 병리화를 이끌었으며, 치료 체제에 영향을 주고, 결국 권력의 위계질서를 공고히 했다. - P382

샌데이와 왓슨프랭크, 헬리웰은 강간이 구조적으로 불평등할 때 많이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낮은 수준의 군사화와 높은 수준의 성 평등, 여성의 경제력이 비교적 강간수준이 낮은 공동체들의 특징이다. 그들은 이 책의 결론 중 한가지를 지적한다. 즉 성 학대는 불평등과 남성성의 맥락 안에서조장된다는 것이다. - P398

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은 불일치 · 저항·선동이 아니다. 공동체의 연대와 상호 관계를 파괴하는 것은 통합과 합의의 명목으로 차이와 불일치를 억누르는 것이다. -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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