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서 맞벌이를 하면서 살고 있는 걸 보면 현대의 좋은 부모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그래서 자식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부모가 좋은 부모라 할 수 있을 듯 싶다. 뭐, 꼭 자식만을 위해서 맞벌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박할 수는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대신에 일을 선택한 만큼 돈으로 아이를 위해서 해주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 여기고 있는 것만은 반박할 수 없을 듯하다.

하긴, `좋은`이란 형용사 의미 자체가 애매 모호하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지간에 `아이를 위해서`라는 전제로서의 부모가 하는 일이면, `좋은` 부모로서 의무를 다 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돈을 잘 벌어서 아이가 경제적으로 남부럽지 않도록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으면 그것 역시 `좋은` 부모가 맞을 듯 싶다.

그렇다면 좋은 부모라는 척도를 점수로 평가할 수 있다면, 지금의 부모들은 몇점이나 될까?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면 모두들 내가 아이에게 얼마나 잘해주었는지, 얼마나 잘 챙겨주었는지, 얼마나 잘 놀아주었는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볼 것이다. 어쩌면 좀 괴팍하게, 지금의 부모들을 보자면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부모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좋은 부모의 기준을 평가를 해보면 어떻게 될까? 아이의 입장에서 과연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

얼마전, 영재 발굴단 프로그램에서 영재라 불리는 한 아이를 통해 엄마와 아빠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테스트를 해 보았다. 즉, 한 아이가 영재가 되기까지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정신적, 심리적 영향을 끼쳤는지 점수로서 확인을 해 본 것이다. 결과는 엄마의 지지율이 100점, 아빠의 지지율이 95점이 나왔다. 전문가들이 말하길, 어느 부모도 이런 점수는 나올 수가 없단다. 아이의 부모는 특이하게도 벙어리였다. 이 부모는 말을 못하기에 아이의 눈과 입을 자세히 쳐다본다. 안보면 의사소통이 힘들기 때문이다. 부모는 벙어리라서 경제적인 여유를 줄 수도 없고, 잘 놀아줄 수도 없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아이가 하는 말을 유심히 보고, 눈을 쳐다보고, 들리지 않지만 잘 들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이 부모를 보자면, 좋은 부모란 아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부모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하는 말에 잘 귀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따라주길 바라며, 돈이란 물질적인 것으로 소통하려고 한다. 귀로 듣는 것 말고도 몸짓, 눈, 손, 글, 표정, 심지어 사랑하면 마음으로 소통한다고 하는데 지금의 부모들은 오로지 입으로만 소통하려고 한다. 가장 편하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많은 부모들이 갈망하는 영재가 대한민국에 많아지기 위해서는 벙어리 부모를 보자면 우리 부모들이 모두 벙어리가 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입을 닫는 만큼 벙어리 부모처럼 아이들을 더 유심히 보고 감정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처럼 모두가 한순간에 다 벙어리가 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우리 부모들 각자가 바뀌어야 한다. 맞벌이 부부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부모들이 바뀌기 이전에 대한민국 사회 구조가 먼저 변해야 한다. 하지만 이놈의 나라는 바뀔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진정으로 아이의 행복을 원한다면, 현재 자신이 부모러서 잘 하고 있는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미없이 남들 하는대로 따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 내가 아이의 잠재력을 짚밟고 있지는 않은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아직 자식을 키우는 경험을 제대로 해보진 않았지만, 뱃 속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진지하게 생각중이다.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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