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쓸모없기를 바란다. 내가 쓸모가 있었더라면 어찌 이처럼 크게 자랐겠느냐.`
`대부분의 경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쓸모없음`이 아니라 `쓸모 있음`이다. 못 우는 닭이 잘 우는 닭보다 먼저 밥상에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쓸모란, 사람의 입장에서 하는 말일 따름이다. 쓸모 있는 나무란 목재로 쓸 수 있는 곧고 단단한 나무겠지만, 그 역시 사람의 입장이다.`
`쓸모란 결국 관점의 문제일 뿐이다. 시선만 바꾸면, 즉 내 자리를 조금만 옮겨서 보면 쓸모가 없다가도 생기고 있다가도 없어진다.`
`쓸모 있다고 무조건 좋은 거 아니고, 쓸모없다고 무조건 나쁜 거 아니다.`
[중간만 해라]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중간만 하라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쓸모있으려고 하지도 말고) 너무 못하려도 하지 말아라(쓸모 없으려고도 하지 말아라). 쓸모 있음과 없음의 중간에서?? 많이들어는 봤는데...
회사에서 일 잘한다며 소문나 있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불쌍하다. 상사의 계속된 부름에 쉴틈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달려간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산더미인데 상사의 인정에 여전히 목말라있는지 일을 또 받아온다. 어느새 야근은 일상이 되어버렸고 일을 끝내기 위해서는 주말에도 여지없이 출근해야 한다. 승진을 위해 자기계발까지 하려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일주일에 고작 서너시간? 자신에게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그리고 일을 하는 목적 자체가 무엇인지 잊고 산지 오래다.
반대로 열정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힘들게 사냐며 자신만의 생활 방식을 고수한다. 누가 뭐라하든 나만의 길을 가겠다며 퇴근 시간에 맞춰 컴퓨터를 끄고 당당하게 회사를 나간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몸은 편할지 몰라도 맘이 불편하다. 하긴 해야겠고, 하기는 싫고 갈피를 못잡고 이리저리 빠질 궁리만 하기에 시간만 천천히 갈 뿐이다. 승진은 전혀 신경 안쓰는 척 하지만 먹여살릴 가족이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른들 말처럼 중간만 하는 것 역시 쉽지가 않다. 오히려 더 어렵다.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 선택과 순발력을 잘 발휘해야 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할텐데 살다보면 두가지 만족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인정 받으려고 하는 욕구와 편하고 싶은 욕구 속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다보면 나 역시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거나, 퇴근은 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회사에서 떠나질 못하고 있다.
쓸모없는 인간이 되느냐 쓸모 있는 인간이 되느냐, 중간만 하느냐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