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관리 - 인생을 바꾸는 하루관리의 기적
이지성.황희철 지음 / 차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2016년 1월 1일, TV속에는 많은 사람들은 바다 지평선 위에서 떠오르는 해돋이와 함께 새해 소망을 빌며 새해 맞이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새해에는 건강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모든 소원들이 이루어지도록 해달라며 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기도한다. 하지만 나는 차도 많이 막히고 사람도 미어 터지는데 구지 멀리까지 가서 해돋이를 보겠다고 저 난리들인지, 새해 첫날에 해돋이를 보면 소망이 이루어지리라 정말로 믿고 있는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비난과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 때 나의 모습은 잠에서 덜 깬 눈꼽낀 눈에 머리는 까치집을 하고 있었으며 입에서 나는 냄새를 손바닥을 통해 코로 보내며 배를 긁적이고 있었다. 쉬는 날은 당연 이래야 한다는 직장인 마인드로 여지없이 늦잠을 자주었고, 일어나자마자 TV앞에 앉아 해돋이 구경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헐뜯고 있었다. 나의 2016년 첫 하루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래도 나름 새해 첫날인만큼 새 책들 좀 사자하며, 서점에 가서 책들을 보고 있는데, 이 책이 눈에 딱 띄었다. '하루관리!' 오~ 새해는 다시 시작해보자는 의미로 한번 읽어보자 생각하며 책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저자가 이지성이다. 뒤에 황희철 작가는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이지성 작가를 본 순간 또 인문학, 독서, 논어, 꿈, 사랑.. 등등 같이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로 진행되는 책일 것이란 생각에 잠깐 망설였다. 그래도 제목도 새해 첫날과 어울리고 책 내용도 소설처럼 소설처럼 구성되었기에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인 것 같아 속고 읽는(?) 셈 치나는 생각에 책을 구매했다.

'목표를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의지가 매일 새벽마다 눈을 번쩍 뜨게 만드니까요. 하지만 할 거 다 하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마실 술 다 마시고, 흥청망청 시간을 물쓰듯 쓰면서 삶이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면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더 이상 없어요.(...) 시간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건 인생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시간이 내 통제범위 밖에 있으니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조차 모르겠죠. (...) 통제되지 못하고, 조급하게 흘러가고, 무능력으로 점철된 시간들이 '하루'라는 이름으로 진홍씨 인생에 무수히 쌓여간다면 원하는 성공을 이룰 수 있을까요?' (p 65)

 뻔한 내용, 당연한 말들이지만 당연한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나의 일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말들이었다. 새해 아침부터 늦잠을 자고 TV를 보며 불평, 불만부터 퍼붙는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보였다. 특히나 새해부터는 꼭 5시 30분에 읽어나서 책을 읽고 글을 쓰리라 했던 나의 다짐은 어디로 갔었던 걸까?

시간을 정말로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자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도 남는 시간이 정말로 많은데 그 시간을 허무하게 보낸다. 중간 중간 남는 시간, 1분, 10분, 20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시간처럼 스마트폰을 보거나 TV를 보는 것으로 의미없게 보낸다. 그리고 평소에는 수많은 이유와 핑계를 대며 시간을 허비한다. 주말은 주말이라서, 휴일은 휴일이라서, 일찍 퇴근한 날은 일찍 퇴근했기 때문에, 오늘은 불금이라서... 등등 그리고 이 많은 시간에 술을 마시거나 잠을 자거나 TV를 본다. (물론, 이 생활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할거 다하면서는 꿈을 이룰수 없다는 말이다.)

 

'1초에 대한 절실함이 없으니 시간에 대한 절실함도 없고 시간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진홍씨의 삶에도 절실함이 없는 거예요. (...) 하루를 우습게 보면 안돼요. 하루가 쌓여 생기는 시간의 무게는 엄청나요.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가장 큰 힘이예요.' (p 87)

꼭 이루고 말겠다는 절실함이 부족한 걸까? 간절함이 없어서일까? 내 생각을 행동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확실히 모르겠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 조급해 하지마'라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왠지 이 책에 강요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네시간만 자고 늦게까지 일하라니, 너무 사람을 몰아세우는 것은 아닐까?

중요한 것은 이 책을 통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1초, 1분, 1시간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며, 보람있게 써야한다는 의지가 생겼다. 이걸로 이 책이 주고자 했던 목적, 주어진 임무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여전히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는 것은 힘들다. 자신의 역할을 여전히 수행하지 못하는 내 알람에게 너무나 미안할 정도이다.)

이 책의 후반부는 이지성 작가와 황희철 작가가 하고있는 폴레폴레 활동에 대한 설명이다. 주인공인 진홍이 황희철 작가와 이지성 작가를 만나고 이들이 하고 있는 활동에 참여한다는 구성으로서 점점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나 역시 이지성 작가의 '생각하는 인문학'을 통해 이러한 활동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활동을 하고자 할 용기와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책만 읽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는 꼭 한번은 참여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이 책을 통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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