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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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다.`

이런 생각을 내 인생에서 한번이라도 해 본적이 있을까?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고 책을 많이 읽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과생이지도 않았던 나는 글 쓰는 것과는 평생 인연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블로그에 꾸준히 서평을 올리면서 글을 쓰고 있다. 잘 쓰고 있는 건지 나날이 발전해나가고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기하다.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도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나도 서민 교수처럼 세월이 흘러 조금 글 쓰는 실력이 나아졌다고 자기칭찬할 때 쯤 이 글을 보면 창피해서 모두 삭제해버리진 않을까? 하긴 누가 내 글을 본다고... 그냥 혼자 자기만족하면서 추억거리로 남겨놓자.

`나는 왜 쓰는가`

서민 교수는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말을 빗대어 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누구나 한번쯤 가져봐야 할 질문이라 말한다. 뭐.. 글을 제대로 쓰고 있지는 않다만, 나는 왜 서평을 쓰고 있는걸까?

남들로부터 `대단하네, 서평도 쓰고`란 말을 듣고 싶어서 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막상 보는 사람이 몇 안되니 들을 수가 없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을 때 밀려오는 감동이 너무 좋아서이다. 처음에 얘기했지만, 공대생으로서 1년에 책 한권도 안 보던 내가 한달에 7~8권씩 읽으면서 서평을 블로그에 꼬박꼬박 올리고 있으니, 그리고 글 쓰는 것이 날로 발전하고 있으니(지극히 나 혼자만의 생각임) 뿌듯하지 않으랴...난 그저 내 아내가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가 겨우 읽어달라고 해야 읽어주는 정도지만 너무 고맙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 후에 내 자식들이 읽어주면 서로 공감도 잘되고 감동이 있지 않을까?

`글이라는 게 참 묘해서, 말로 못하는 것도 글로는 가능해진다. 나는 1년에 서너 차례씩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데, 지금도 신혼 같은 생활을 유지하는 건 다 그덕분이다.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쓴 편지를 살짝 공해볼까 한다.` (p. 71)

이 페이지를 본 게 회식에서 술을 몇잔(1병 반으로 기억) 걸치고 지하철이였을 것이다. 술냄새는 풀풀 풍기면서 그래도 교양인인척 하기 위해 책을 읽어보겠다고 폈는데 서민교수가 1년에 서너 차례씩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이다. 술도 먹었겠다 나도 한번 써보자 해서 책 중간 빈 페이지에 꼬부랑글씨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나도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쓴 편지를 올려봤다.

`아내에게...
지금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난 술한잔 걸쳤떠니 지금 조금 힘들다.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어 이렇게 달려가는 중이라오. 매일 집에서 혼자 있기 심심할 텐데...
그래도 자기가 집에 있어 얼마나 든든하지 몰라요. 거꾸로 되어야 하는건데..
내가 믿음직한 남편인지 잘 모르겠네.. 그래도 잘 살아보려 노력하는 중이라오..
술 좀 먹었더만 술술 써지네 그려... 이 글씨를 알아볼수나 있을런지..
자기가 내 옆에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오. 자기 없는 세상은 어떨지 상상도 못하겠고..
열심히 잘 살아봅시다. 힘들고 어려운 나날들도 많겠지만. 우리라면 쉽게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쉽게 쓰자. 없어보이는 게 두렵겠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쉽게 쓸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그 방면의 진정한 고수란 것을. (p. 175)

나 역시 쉽게 쓰인 책이 좋다. 다른 책에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쓰는 작가야말로 고수라 했다. 어려운 내용을 말로도 다른 사람을 이해시기키가 쉽지 않은데 글로 이해시키는 건 오죽하겠는가? 책의 서평만을 쓰고 있는 나야 전문적인 내용이 없으니 쉽게 쓰고자 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블로그에서 글을 읽은 직장 동료가 `어려워서 못있겠다`라고 말해서 조금은 당황했다. 순간 `책이 어려웠으니 그랬을거야`, 아님 `조금 어렵다고 금방 포기한거겠지`라고 반박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다시 읽어봐도 내용이 머리속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책 서평도 쉽게 쓰는게 어려운데 전문적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을 쓰시는 분들은 얼마나 많은 고뇌 속에서 글을 쓰겠는가?

아직 글쓰는걸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점점 글을 잘 쓰고 싶어진다. 지금은 큰 욕심 안부리고 일단 1년동안 책 100권만 읽자 생각하며 나름 엉망이어도 서평을 쓰고 있지만, 항상 쓸때마다 초라한 글솜씨가 창피하다. 서민 교수가 말해주는 글 잘쓰는 방법들 중 어느하나 만족하는 것이 없으니 더 초라해보인다. 나도 서민교수처럼 지옥훈련을 한번 받아야 하나? 라고 생각도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조급히 생각안하기로 했다. 글쓰는 것 말고도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야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운동, 책읽기, 강아지와 놀아주기, 산책하기, 그리고 돈벌기..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나이기에 지금과 같이 블로그에 서평을 쓰는 것만으로도 족하리라. 지옥훈련은 일 때려친 다음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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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5-10-10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제시스패로우 2015-10-1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