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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빈의 동네 책방 이야기
페트라 하르틀리프 지음, 류동수 옮김 / 솔빛길 / 2015년 8월
평점 :
어느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_페트라 하르틀리프
언제부턴가 책을 읽고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책과 관련된 직업을 하고싶다는 욕구가 내 안에서 꿈틀댔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일부터 하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책과 관련된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작가, 서평가, 출판사 관련 직업,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서점주인 등이 있을 것이다. 무슨 직업이든 내가 열심히 한다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 등과 같이 전문적인 능력을 요한 직업들은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공대생입니다..)을 보자면 쉽지 않은 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서점 주인은 밑천과 열정만 있으면(약간의 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지금까지 서점이나 북카페를 꿈꾸며 열심히 밑천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몇몇 주변 사람에게 서점이나 북카페를 하고 싶단 말을 해보았다. `한적한 곳, 풍경 좋은 곳에 커피와 책이 함께 할 수 있는 가게를 갖고 싶다.`라고 말하면 예상한 대로 모두가 만류한다. 돈이 안된다는 것이 주 이유이다. 분명 지금과 같이 인터넷으로 모든 책들을 구매해서 볼 수 있는 시대에 서점이라니... `망하기 딱 좋은 사업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기 때문에 진짜 서점을 한다고 결정하기까지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용기를 이 책의 저자인 펱라 하르틀리프가 보여준다.
어떨결에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허름한 서점을 인수하게 된 그녀는 자신뿐만 아니라 남편까지 안정적인 직장을 때려치고 서점을 운영하기 위해 빈으로 이사하게 된다.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잠잘 곳이 없어 친구 집에서 얹혀 지내면서 어떻게 서점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해주는데 독자로서 글은 쉽게 읽혔지만 그때 당시의 저자였던 당사자에게는 매 순간이 모험이었을 것이다. 무수히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수많은 장애물과 벽들을 만나고 고민했을 것이 분명하다. 안정된 삶으로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이 멋있어 보이는 말이지만 가정이 있고 현재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존재한는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제품을 판매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판다`
이 말이 참으로 멋있었다. 책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제품이라..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판다.라는 말을 하는 그녀가 멋있었다. 이 말만으로도 서점을 운영하는 이유를 들기에 충분하다. 비록 돈벌이가 안되고 힘들지라도 이런 자부심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나에게 서점을 하고 싶은 이유를 물어본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냥 책, 커피와 함께 여유를 즐기고 싶어서.... 돈은 삼씨세끼 먹을 만큼만 벌고 잔디밭에서 보더콜리, 골든 리트리버(강아지 종류도 정해놨다.)들을 훈련시키면서 뛰어놀고 싶어서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가 서점을 운영하는 것을 보니 여유가 없어보여 걱정이 든다. 직장생활할 때보다 더 바빠보이니 과연 강아지들과 뛰어놀 수 있는 시간, 커피한잔과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걱정이다. but! 난 언젠가는 사람들이 다시 스마트폰을 버리고 종이책을 찾는 날이 올거라 굳게 믿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기 때문에 좀 바쁘더라도 보람있게 일할 준비가 되어있다.
책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시대이다. 스마트폰 시대라 불리고 있지만 과연 인간은 스마트해지고 있는가? 나름 스마트하게 책도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지만 과연 얼마나 집중이 될지 의문이다. 종이책은 종이책 나름의 매력이 있으며 인간이 살아온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녀석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따라서, 스마트폰, 전자책 등이이 나날이 발전하더라도 종이책은 영원할 것이며, 앞서 말한대로 사람들은 책을 통해서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바보로부터 진정한 인간이 되고자 스스로 노력할 것이다. 그날들을 믿으며 계속해서 서점 주인을 꿈꾸고자 한다.
그럴려면 밑천부터 모아야 한다. 열심히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