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다상담 1 - 사랑, 몸, 고독 편 강신주의 다상담 1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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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_강신주


 대학교 친구의 추천으로 읽어봤습니다. 솔직히 추천이라기 보다는 반강제적으로 제가 책을 골라달라고 하니깐 이 책을 주더라고요. 다~상담이라고 하니 모든 것을 다 상담해주겠구나 했는데 1권은 사랑/몸/고독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랑, 고독은 그렇다치고 몸? 몸에 대해서 뭘 상담해준다는건지 궁금했죠.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저도 처음에는 성적인 내용을 예상? 아니 기대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친구가 강추해준 책이니 진지하게 읽어봤습니다.


먼저 나오는 부분은 책 표지에서처럼 사랑입니다. 강신주는 사랑하기 위해서 잔인해져라라고 말합니다. 잔인해 본 사람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죠. 저는 잔인하다는 말, 독하다는 말과 같은 맥락을 봤습니다. 하지만 잔인하든 독하든 사람들이 이것들을 못하니깐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마냥 착하게 사는게 좋은 줄 알고, 그리고 잔인해지지 못하니 매번 당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착하다는 말이 멍청하다는 것과 같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심성이 그런걸. 바꾸려고 하면 더 괴롭지 않을까요? 막상 잔인하게 다른 사람을 차놓고는 한동안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이 많듯이..


누군가를 살인한다는 건 미워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진짜 미워하려면, 내가 죽어도 미워하는 건데 우리는 정말로 누군가를 미워해본적이 없습니다. 나 하나의 이익을 생각하면 누구를 미워하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 처럼 누군가를 정말 미워한다면 살인 후의 모든 감당, 책임에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이 각오가 없으면 살인을 못하는거죠. 왜냐하면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이 싫으니깐요. 강신주 작가는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면 타인의 시선, 우산, 돈 등 자신에게 손해될 것들(?)이 전혀 눈에 안들어옵니다. 사랑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충분히 희생을 당하고 돌을 맞아도 할 수 있는게 사랑입니다. 다음으로 사랑은 둘의 경험입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경험, 둘을 제외한 다른 것들이 들어오지 않는 것,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죠. 부부싸움을 할 때도 옆집 신경 안쓰고 큰 소리로 싸움을 계속하면 둘이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결혼에 대해서 말하는데 결혼과 사랑은 별개라고 말합니다. 인문학자들은 영화 제목처럼 '결혼을 미친짓이다'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결혼을 해 본 저로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결혼을 하는 순간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바뀌게 되고 그로인해 현실로 돌아오는 건가요?

이 책의 사랑편에서 가장 의미 깊게 읽었던 부분입니다. 결혼에 대한 내용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그냥 사세요. 그냥 살다가 상대방이 사랑스러우면 내가 죽은 다음에 편하게 살라고 혼인 신고를 하는 거예요. 여러분은 거꾸로 하죠. '혼인 신고를 해야 저 사람의 돈이 내꺼다', '시댁의 비호를 받아서 나도 유학을 간다' 그 정도 되면 사랑은 아니에요. 그 정도 되면 거래죠."


우리는 배우자가 떠나갈 걸 미리 예방이라도 할 것처럼 혼인 신고를 결혼 전 혹은 결혼 후 바로 합니다. 그만큼 믿음이 없다고 해야 하는건가요? 그냥 결혼 전 프로포즈와 같은 과정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에 아무 생각없이 하는 거겠지만, 아마도 '나와 헤어지면 넌 법적으로 한번 결혼한 남자이기 때문에 편하게 살진 못할거다'라는 고약한 심보도 일부분 있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에 대한 느낌은 자존감의 느낌입니다. 내 자존감이 조금은 더 올라가야 된다는게 사랑의 기준이죠. 둘의 경험을 하게 되면 아무것도 안 가진 내가 이 세상의 모든 걸 가진 사람처럼 된다네요. 제가 느끼는 사랑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의 존재자체가 고마운거죠. 내 아이를 사랑하는 거랑 같은 거라 봅니다. 내 아이가 말썽을 아무리 피워도 이뻐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듯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방구를 끼고 코를 파고 발가락을 만진 후 냄새를 맡아도 이뻐보인다면 사랑이라 봅니다. 강신주 작가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는 내가 행복해서랍니다. 저랑은 조금 틀린 견해인 것 같기도 하네요


결론은 나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는 사람!,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사람!, 내가 원하면 다 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같이 서로 위해주고, 서로 도와주고, 서로 이해해주고 서로서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이여야 합니다. 100과 100이 만나 서로의 50을 떼고 합쳐서 100이 되는게 사랑이죠. 특히, 결혼할 때는 상대방의 조건을 보고 결혼한 사이보다 조건이 안 좋아도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결혼한 후에도 더 오래가고 사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조건은 절대적으로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강의인 몸 부분은 간단히 하려고 합니다. 강신주 작가가 몸이란 주제를 가지고 질문을 받아보니 대부분이 성과 관련된 것들이어서 놀랐다고 말하는데, 이 책에서 몸에 대한 강의의 전반적인 내용이 섹스, 서로 만나야 된다 등 이런 내용들입니다. 몸은 악기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악기 역시 서로 만나야 제대로 된 소리가 되고, 지속적으로 연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계속해서 연주하듯이 몸 역시 자주 만나라고 말하네요. 제가 물란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몸 역시 악기처럼 자주 만나서 연주하라는 말이 음란한 것처럼 생각되어졌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의 내용은 좋았습니다. 몸과 정신은 함께 간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며 우리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무언가를 의심하거나 우울한 증세가 있다면, 일차적으로 운동을 하면 해결된다고 말합니다. 제가 요즘 기분이 쭉 가라앉는게 운동을 안해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몸이 세계와 연결되는 도구이며 몸은 세계에 개발되어 있는 반면 정신은 상당히 폐쇄적이다. 라고 합니다. 몸은 관계를 원하는데 정신은 안된다며 가로막는다. 따라서 몸이 원하는대로 행동해라. 이런 내용인 듯....


마지막은 이 책의 마지막 강의인 고독입니다. 고독 강의내용은 천천히 읽어봤습니다. 왠지 철학적인 냄새도 나면서 재미있을 것 같았거든요. 고독은 '홀로 있다'는 느낌입니다. 고독하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에덴동산의 아이가 아니라 세상의 풍파와 싸우는 어린이 되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지요. 고독은 일찍 겪을 수록 빨리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언제 고독을 겪느냐가 인생에 있어 중요합니다. 강신주 작가는 젊었을 때 더럽게 힘들어야 나중에 웬만큼 힘들어도 안힘들기 때문에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라고 하네요.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고생하고 싶지 않아도 고생하게 되는 것 같은 청년들이 불쌍하기만 합니다.


이어서 몰입에 대해서 설명해줍니다. 몰입은 나를 잊어버리는 것,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르는 겁니다. 나를 잊어버리는 만큼 몰입하는 거죠. 몰입을 하게 되면 고독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슬픈 건 고독하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나를 항상 의식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나를 만나는 사람이 시계를 자꾸 보고, 계속 딴짓을 한다면 불쾌합니다. 백화점 역시 이런 것들을 알기 때문에 시계도 안 갖도 놓고, 창문을 만들지 않는거죠. 저도 얼마전에 캐리비안 베이에 갔다왔는데 시계가 하나도 없어다고요. 왜냐! 시간도 잊고 열심히 몰입해서 놀으라는 겁니다. 시간을 보면 집에 일찍 가고 싶어지니깐요. 고독이란 건 몰입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회사에서도 일이 없을 땐 몰입하지 못하게 되고 그럴때면 계속해서 시계를 쳐다보고 딴짓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면 내가 여기서 뭐하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게 고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울하지 않으려면 '나는 왜 이렇게 고독하지'를 묻지 말고 이렇게 묻는게 좋다고 합니다. '언제부터 세상에 대해서 몰입하지 않았을까? 따라서 더 몰입하고 싶고 더 들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몰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에서 몰입하도록 교육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보라고(몰입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이 재미없는걸 보는게(몰입하는게) 쉽지 않죠. 그래서 교과서 밑에 만화책이니 다른 책들을 숨겨놓고 본겁니다. 그리고 무언가에(만화책 같은) 몰입한 학생은 선생도 교칙도 심지어는 수업시간마저 신경쓰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놈들은 독하다네요. 자기를 밀어내고 있는 교과서를 억지로 쑤시고 들어갔으니깐요. 몰입이 안되는데 억지로 하는건 불행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성공할 수 있지만 행복한 아이가 되기는 힘든 법이죠.


우리가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 찾기 힘든거고 하고 싶은 걸 아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서양 학생들은 무작정 열심히 몰입해서 놀고 노는 와중에 재미있는 것, 하고 싶은 것,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찾아서 한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와는 정반대죠. 아무튼 불쌍한 우리나라 학생들입니다. 공부를 잘한다고 행복한 것도 아닌데 열심히 죽어라 몰입하기 힘든 책만 파고 있으니


친구가 추천해서 본 책인데 반은 재미있었고, 반은  별로였어요. 하지만 강신주 작가님의 강의는 한번 가서 듣고 싶어졌습니다. 책으로 보는 것과 실제 강의를 듣는 것은 차이가 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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