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저기까지만, - 혼자 여행하기 누군가와 여행하기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40대의 여자도 어른이라고 말하기는 어색하다며 '아직 소녀감성'을 이야기하던 마스다 미리가 이번엔 여행을 꺼내들었다. <잠깐 저기까지만>은 혼자 떠나거나 남자친구와 떠나거나 엄마와 떠나거나 아니면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나거나, 어찌됐든 여행이란 것을 즐거운 놀이쯤으로 여기며 여행가기를 즐기는 그녀가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과 이야기들을 적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 역시 마스다 미리 특유의 글솜씨로 자신이 지나간 여행길을 담담히 되짚는다. 그 사이사이 그녀가 문득 문득 하는 생각들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하는 포인트 중에 하나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 언제나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들이지만 잘 적지 않는 그런 이야기들이 글로 보일때의 쾌감, 느껴본 적 있는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쾌감을 나는 마스다 미리에게서 얻는다. 그녀가 글을 아주 잘 쓰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녀의 이야기엔 힘이 있고, 그래서 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늘 즐거운가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친구란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더 나이를 먹어도 이렇게 나란히 작은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청춘'이란 지난 뒤에도 어딘가 가까이 있다가 이따금 얼굴을 내미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38쪽)

 

 
# 여행에서 돌아오자 바로 언제나의 일상이다. 어제는 미야기 현에 있었지,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거나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신기한 기분이 든다. 어린 시절에 곧잘 일어난 그 감각과 비슷했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갔다가 교실의 내 자리로 돌아와서 조금 있다 보면, '어? 나 방금 화장실에 갔었는데, 화장실 갔을 때의 나와 멀어진 기분이 들어.' 곧잘 그렇게 느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모르겠지만, 뭔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63쪽)

 

 

친구와 여행에 관한 기분에 대한 글은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감했다. 여행은 아무래도 누구와 같이 가느냐가 참 중요한데, 요즘 한창 인기있는 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의 윤상, 유희열, 이적을 보면서 나도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고, 더군다나 계획을 짜서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족 여행과 친구들과의 여행은 근본적으로 느낌이 많이 다른 듯 보였다.) 그래서 책 속에 친구들과 여행다니는 챕터들은 하나같이 부러운 눈으로 읽어내려갔다. 아.. 나도 친구들이랑 여행가고 싶다,라는 말을 마음 속으로 되뇌면서.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의 심정을 적은 저 글도 많이 공감한다. 여행지에 가 있던 나와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전혀 다른 인물같은 느낌이 들고 멀어진 느낌도 든다는 부분이 참 많이 와 닿았다. 그냥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는 허전함 공허함 정도 밖에는 표현 안해봤는데 이런 표현이 있어 얼른 옮겨 뒀다. 이 부분은 기발한 생각같다. (물론 되게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길거리 걸어다니면서 소소한 군것질거리를 들고 걸어가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들고 있는 음식은 더 맛이 있다. 군것질 하나에 사람이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지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다 안다. 그래서 길거리 음식은 그래서 일반 음식점에서 먹는 음식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마스다 미리도 이 의견에 백퍼센트 공감할 것이다. 그녀 또한 모든 지역에 놀러 갈 때마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으며,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을 보면 무조건 그 줄에 동참해 꼭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누구와 함께 여행을 하든, 아니면 혼자 여행을 하든 마스다 미리에게는 먹는 게 가장 중요해보인다. 이 책에는 그래서 추사랑 저리가라의 먹방이 기술되어 있으며, 늘 여행 경비를 적어놓는 곳에 식대가 꽤 큰 비용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일본이나 우리나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살아가는 건 먹기 위해서 사는 거다. (그럼 그럼.)

 
다만 즐거웠던 부분들을 제외한 좀 힘들었던 부분은 '어디를 가서 여행할 때 어떤 탈것을 타고 몇 분이 걸려서 갔다.'라는 여행기의 첫 부분들. 그녀는 책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어느 정도는 담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일본의 지명이나 탈것이 익숙하지 않은 내게는 그 긴 단어들이 고역이었다. JR 리쿠토센, 신칸센, 고노센 등 참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일본의 철도들의 등장과 내가 알지 못하는 일본의 지명들, 역이름이 한자와 함께 등장했을 때는 멘붕. 저 기차들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KTX, 무궁화호 기차, 해안열차 쯤 되려나. 분명히 더 많은 이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기억이 잘 안난다. 책 초반에는 어떻게든 구분해 보려고 애를 썼었지만, 안그래도 낯선 일본의 지명들을 구분하는 것도 어렵고 그 지명들때문에 진도도 잘 안나고 해서 책을 웬만큼 읽어나간 다음부터는 포기해버렸다. 그 부분은 스윽, 읽어버리고 넘어가니 전보다 훨씬 술술 읽혔다.(하하) 아무래도 나는 지명이나 세세한 명칭을 아는 것은 힘든 스타일임을 새삼 깨달았다.

 
여행 에세이기는 하지만 이 책으로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분들은 아마 없으리라 본다. 물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마스다 미리라는 어른 여자가 어떻게 여행을 즐기는 지에 초점을 맞춰서 본다면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혼자 여행을 하는데 두려움을 갖고 있는 여자어른이나 혹은 나처럼 여행을 가고 싶음에도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책. 여행 그까이꺼 대충~. 뭐 그런 느낌을 전해주는 거 말이다. 혼자 떠나거나 누군가와 함께 떠나거나 어쨌든 여행을 떠난 그녀의 모습은 멋있었다.


 
어른이라서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른이기에 누구의 터치없이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는 있다.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아닌, 단지 두려움에 여행을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가 이 책을 읽는다면 여행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는 그녀를 보고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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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지 - 테마있는 명소, 천천히 걷는 힐링여행
남민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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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번 참 길지만 '대한민국 감성여행지'에 포커스를 맞추면 어려울 것도 없다. ​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감성여행이라는 데에 있으니까.

 

 


 

"명소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감성여행"

눈으로만 보고 사진 몇 장 찍은 후 돌아서는 게 아니라 천천히 감상하며 그 명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음미한다!

 

여행 관련 에세이를 많이 읽어 봤다고 생각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국내 여행을 다룬 에세이는 거의 읽은 적이 없던 느낌도 있었다. 물론 찾아보면 몇 권쯤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대체로 해외에서의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를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갈 수 있는 국내보다는 갈 수 없는 해외쪽이 더 궁금해서였던 듯 하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저자는 우리나라의 어떤 곳을 여행하며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궁금했다.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작은 땅덩어리지만 찾아보면 오밀조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곳 없는 우리나라에서 어떤 기준으로 장소를 추려냈을까 궁금했다. 저자가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이름을 붙이지 않았던가. 어떤 장소에 가면 어떤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꼭 이 책에서 소개한대로 저자가 다녀왔던 곳을 다녀갈 필요는 없겠지만, 여행하는 방식은 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떠나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자신이 가는 곳이 분명히 어디인지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나서 경험하고 둘러보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일테니 말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는만큼 보인다고도 했다. 아마 여행을 가면 느낄 것이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찾아보면서 얻는 또 다른 즐거움. 둘 다 다른 매력이라서 어떤 하나를 콕 찝어서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가장 좋은 건 같은 여행지를 여러 번 오가며 처음엔 새로움을 다음에는 익숙함과 함께 또 다른 즐거움을 찾는 것이지만 말이다.)


마의태자, 성춘향과 이몽룡, 단종, 서동과 선화공주, 계백 등 국사시간에 한 번이라도 들어봄직한 우리가 알만한 인물들과 관련된 곳들이 등장한다. 물론 근현대사와 관련된 천주교의 성지나 독일마을 등도 등장한다. 아주 떠들썩하게 시끌벅적한 명소들은 아니지만, 알고보면 이야기거리가 풍부한 곳들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고즈넉할지 모르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 저자는 그런 자신만의 명소 40곳을 책에서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남해의 독일마을이었다. 마을이 조성되어진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독일로 파견되었던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얼마 되지 않은 일이라서 좀 가깝게 느껴졌다. 얼마 전 한국사 시험 공부를 하면서 본 그 파독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이제는 파파 할아버지, 호호 할머니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와서 살고 있다니. 시험공부를 하면서는 알 수 없던 일들이었다. 그래서 새삼 반가웠고, 우리나라지만 우리나라같지 않은 풍광에 눈이 한 번 더 가는 곳이었다. 독일의 중세마을풍 건물들이라고 하고, 예전 <환상의 커플>의 철수 집도 있다고 하고, 독일어를 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안녕?하고 인사하는 신기한 동네. 카메라를 들이댈 때마다 예쁜 뷰를 만들어주는 곳 같아서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다.

 

 

 

 

책 속에는 이미 굉장히 친숙한 곳도 등장했다. 광한루와 부여 궁남지가 그 곳인데, 광한루는 성춘향과 관련해서 대학생 시절 답사를 다녀왔던 곳이고 한 곳은 친구들과 백제 수도인 부여에 놀러갔었을 때 본 곳이었다. 내가 본 뷰와는 또다른 사진을 찍어낸 작가가 신기하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새삼 같은 곳을 보게 되더라도 담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부여 궁남지 같은 경우 난 여름에, 작가는 겨울에 갔었던지라 완전히 다른 풍광을 보여줬다. 그래서 낯설기도 하면서 겨울에도 한 번 찾아가보고 싶어졌다.

 

 

꼭 해외에 나갔다와야만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까운 곳에 가서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습득하고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한 여행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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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시 발견하다
권지애 글.사진 / 나는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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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언제나 핫하다. 트렌드세터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세계 경제의 중심이기도 하고. 뭐 이래저래 늘 핫한 도시다. 요즘 SBS 예능 <도시의 법칙>이 방영중인데, 연예인들이 뉴욕 한 가운데서 무일푼으로 먹고 살아가는 일을 리얼리티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기존의 프로그램들보다 리얼하게 현실에서 부딪히며 일을 하는 모습과 더불어 뉴욕의 온갖 곳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높은 빌딩숲의 야경이라든지, 혹은 뉴욕 양키즈의 홈구단이라든지, 메디슨 스퀘어라든지. 더불어 얼마 전에 본 <비긴 어게인>이라는 영화도 뉴욕이 배경이었다. 갑작스레 뉴욕이 눈에 많이 띄어서 부러워 하던 찰나, 내 눈에 띈 책이 바로 <뉴욕, 다시 발견하다>였다.
책은 처음부터 이야기한다. 이 책은 뉴욕에서 살면서 작가 자신이 직접 가 본 가게들 중 좋은 곳들만 추렸다고 말이다. 한 마디로, 새로 쓰는 뉴욕지도-인 셈이다. TV에 나온 유명한 곳들 말고 주변에 찾아보면 소소하게 찾을 수 있는, 한국으로 말하자면 작은 가게를 하나 갖고 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추천하는 거-라고 말하면 좀 간단히 이해가 되려나. 뉴욕에서 선물을 살 때 꽤 많이 유용할 것 같은 공간들도  많이 존재하고, 싼 맛집이라던가 예쁜 팬시 문구나 그릇들을 파는 곳 등 그곳에 살아본 사람이 아니라면 추천해 줄 수 없는 가게들이 많이 등장한다. 말하자면 한국의 '우리 동네 숨은 가게 찾기' 정도로 볼 수 있는데, 뉴욕은 워낙에 땅덩어리가 커놔서- 저자는 가 봐야 할 곳도 많고 추천하고 싶은 곳도 많은가보다.

 

 

 

 

 

 

아무래도 패션쪽보다는 악세서리나 팬시 문구 쪽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이런 잡화들을 소개하는 코너에 눈길이 많이 갔다.
 
위의 사진은 그리니치라는 가게로 카드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인데 유니크하고 앤티크한 느낌의 카드들이 많이 있었다. 작가는 '뉴욕 사람들은 카드 쓰기를 좋아한다'면서 언제나 카드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카드의 모양이 굉장히 발달한 것 같다고 평했다.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들어찬 저 가게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

두번째 사진은 백구라는 가방 전문점인데, 이름이 너무 웃겨서 많이 각인이 됐던 곳이다. 가방을 좋아해서 눈길이 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이름의 임팩트가 너무 강하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 백구를 떠올리게 되기도 하면서, 백구라는 이름이 너무 귀엽기도 해서 말이다. 백구에 관한 사진은 그리 많이 실려 있지는 않았지만, 가방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이고 같은 종류의 가방도 색색가지로 다 준비되어 있어 고르기 힘들었다는 작가의 말로 미루어 볼 때, 나는 아마 백구에 가서는 선택하지 못하고 한참동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의 뒤쪽엔 '그래도 명소는 명소다'라며 뉴욕의 유명한 명소들을 쭈욱 정리해 놓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점이나 서점, 커피집, 뮤지컬 등의 순위를 매겨서 '내 마음대로 베스트'를 매겨 놓기도 하고, 뉴욕 여행에 필요한 팁들을 잘 적어두기도 했다.
팁들이 되게 유용해서 나같이 초짜 여행자들에게는 필요한 조언이 될 것 같다.
특히나 해외에 나가면 헷갈리는 '팁' 계산 방법도 작가의 노하우를 적어뒀으니 보고 참고하면 좋을 듯.

 

 

 

 

 

벌써 8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름의 피크는 이미 지나가고 있는데, 나는 아직 방구석이다....  올해 나의 여행 계획은 없음ㅠㅠㅠㅠ
이렇게 책으로나마 마음의 도피여행을 펼치는 건 현실과의 괴리감이 꽤 커서일테다...
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여행은 존재한다. 나는 뉴욕에 살지 않지만, 가보고 싶은 곳의 리스트를 체크하면서 '언젠가는 꼭 한 번 방문해보리'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다.
센트럴 파크만큼 큰 공원은 없지만, 요 앞 한강 공원에라도 나가서 아쉽지만 센트럴파크의 느낌을 내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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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박광수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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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이라는 만화는 아직까지 펼쳐봐도 재미있다. 그 책 속에는 소소한 재기발랄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으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관심, 세태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일침, 그리고 간간한 개그까지- 광수생각은 만화가 그저 웃고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여운을 남길 수도 있구나라는 걸 가르쳐준 최초의 만화책이었다. (물론 여타 만화책들과 표지부터 달랐지만 말이다) 광수생각을 만났던 이후, 박광수 작가의 책은 일단 사서 보거나 서평단을 신청해서 보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어찌됐든 한 번은 읽어보는 편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창의적 생각에 대한 동경이랄까. 그래서 이번에도 손에 넣게 된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온 것을 발견하고 신청했을 때 내가 당첨되기를 얼마나 바랐던지.. 누구보다 책을 먼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책 배송일정이 딜레이 돼서 꽤나 속이 좀 탔었지만 그래도 잘 도착해서 본 책은 이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작가는 만화보다는 에세이를 주로 쓰고 있다. 만화에서와의 다른점은 크게 느낄 수 없다. 그때의 그 재기발랄함이 만화에서 글로 사진으로 그림으로 바뀌었다는 것만 빼곤 말이다. 짧은 글 속에는 허를 찌르는 날카로움도 존재하고, 감상적인 사랑의 단어들이 날아다니기도 하고, 꽤 단호한 말투의 경고 혹은 충고도 존재한다. 이번에는 사물에 생각을 더했다. 주변에는 늘 어떤 사물이든 존재한다. 인간은 사물을 사용하는 동물이니까- 그런 사물들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사물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내려가진 않는다. 그저 사물은 사물일 뿐.. 작가는 이런 사물들 속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을 펼쳐놓았다. 운동화를 보면서 자신이 여태껏 걸어왔던 시간들을 격려한다거나, 사탕통을 보면서 어떤 사탕이 나올 줄 모르니 인생과 닮았다 생각한다거나, 수저 한 벌을 보면서 엄마가 해 준 밥을 생각한다거나. 일반인들도 충분히 생각해봄직한, 하지만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던 것들을 책 속에 담았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책 속의 어떤 글이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몇 군데에서든 발견할 수 있다. 박광수 작가 특유의 '공감력'이 발동되는 지점이다.

 

언뜻 보기에 이 책은 잠언집 혹은 멘토들의 명언을 모아놓은 글들과 섞인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만한 글들이 실려있다. 위의 헬렌켈러의 이야기처럼. 현실을 일깨워주는 글은 늘 읽는 이를 뜨끔하게 한다. 누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냥 생각만 하고 있는 것과 눈앞에 나타난 생각을 읽어서 내 상황을 떠올리게 되는 건 또 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 다시 일깨워주는 것. 그게 생각보다 깊게 와 닿는 법이다. 이 책엔 그런 글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몇 가지만 적어보자면
 
널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널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오직 너, 너 자신 뿐이야. 71 
아무에게도 조언하지 마라. 하지만 타인에게 조언하듯이 삶을 살아라. 50 
무너지고 난 이후에는 오히려 고요하다. 무너질 때가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법이다. 주변에서 큰 소리를 내며 당신을 현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너지는 사람들이다. 90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불친절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할 필요도 없다. 세상 모든 사람과 친구인 사람은 그 누구의 친구도 아닌 법이다. 98
 
이런 글들은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하다. 이상하게 자기 계발서들의 '이렇게 하세요'라는 글들은 거부감이 드는데 여기의 이런 글들은 왜 현실감으로 와닿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림과 같이 존재하는 아기자기한 캘리그라피 속의 한 마디가 가슴에 진하게 와 닿을 때가 많다. 그의 그림과 글은 보는 사람들을 일단 무장해제 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으니까.

 

 

 

전작들과 크게 다른 점은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그의 책들을 전부 찾아 읽었으니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가끔은 늘 그래왔던 그의 글들에 실망할 때도 종종.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의 팬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아기자기하고 마음에 와 닿는 글들과 그림은 이렇게나 건재하고, 여전히 재기발랄한 그의 새로운 생각들은 존재하는 것 같으니..

금새 읽어버릴만큼 읽기도 쉽고 가슴에 박히는 이야기도 있는 이 책을, 책 읽기 싫어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 길지 않은 글들 속에서도 충분히 얻어가는 것이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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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제곱

이힘찬 지음 / 티핑포인트 / 2014년 7월

 

카카오 스토리를 잘 쓰지 않아서 작가가 운영하던 스토리가 얼만큼의 인기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12만이라는 사람들이 그의 스토리를 즐겨찾기 해 놓을 정도면 기본 이상은 되지 않을까,란 마음에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눈을 휘어잡을 수 있는 건 강렬한 임팩트겠지만, 사랑 이야기는 포인트를 잘 잡아내서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인기를 얻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비슷한 류의 책들은 늘 언제나 나오지만,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데도 내 얘기처럼 익숙하다면 그것만큼 좋은 책이 있을까. 감성제곱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속 내용도 궁금해진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존 러벅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4년 7월

 

책을 고를때 나는 별 생각없이 둘러보던 신간들 중에서 관심이 가는 제목은 일단 새 창으로 띄워두고 책 소개글을 꽤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다. 이 책도 그렇게 읽어보던 중에 옮긴이가 적어둔 책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고등학교 시험시간에 본 예문인 이 책의 원서를 찾아 줄까지 쳐 가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면 좋을지, 근데 그게 예의 자기 계발서들과는 다르다고 하니 또 궁금해졌다. 정말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살면 좋을지 알 수 있게 되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강지혜 외 33명 지음 / 달 / 2014년 7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여행에 관한 것이라면 더더욱. 한 사람의 기억과 추억도 장소에 따라 변하고 바뀌는데, 하물며 여러 사람의 기억과 추억이란, 게다가 한 권의 책으로 그 이야기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제목부터가 출판사 '달'스럽달까. 이병률 작가의 책도 그랬고 달에서 나왔던 책들도 그랬고. 제목부터 눈길이 갔던, 그리고 내용을 알고 나서 더 마음이 갔던 그런 책.

 

 

 

 

 

 

 

 

+++

덧) 벌써 다섯 번째 책을 고르고 있다. 현재 내 곁에는 네 번째 책이 함께 있고. (뭐 침대에 굴러다닌다는게 맞는 말이겠지만ㅋ) 다음 신간페이퍼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 이렇게 또 1년이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봄에 시작했는데 지금은 한여름이고, 마지막 리뷰를 끝내고 가장 좋았던 책을 선정할 시간이 되면 가을이겠구나. 정말 6개월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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