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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지 - 테마있는 명소, 천천히 걷는 힐링여행
남민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한 번 참 길지만 '대한민국 감성여행지'에
포커스를 맞추면 어려울 것도 없다.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감성여행이라는 데에 있으니까.

"명소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감성여행"
눈으로만 보고 사진 몇 장 찍은 후
돌아서는 게 아니라 천천히 감상하며 그 명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음미한다!
여행 관련 에세이를 많이 읽어 봤다고 생각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국내 여행을 다룬 에세이는 거의 읽은 적이 없던 느낌도 있었다. 물론 찾아보면 몇 권쯤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대체로 해외에서의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를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갈 수 있는 국내보다는 갈 수 없는 해외쪽이 더 궁금해서였던 듯 하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저자는 우리나라의 어떤 곳을 여행하며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궁금했다.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작은 땅덩어리지만 찾아보면
오밀조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곳 없는 우리나라에서 어떤 기준으로 장소를 추려냈을까 궁금했다. 저자가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이름을 붙이지 않았던가. 어떤 장소에 가면 어떤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꼭 이 책에서 소개한대로 저자가 다녀왔던 곳을 다녀갈 필요는
없겠지만, 여행하는 방식은 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떠나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자신이 가는 곳이 분명히 어디인지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나서 경험하고 둘러보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일테니 말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는만큼 보인다고도 했다. 아마 여행을 가면 느낄 것이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찾아보면서 얻는 또 다른 즐거움. 둘 다 다른 매력이라서 어떤 하나를 콕 찝어서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가장 좋은 건 같은 여행지를 여러
번 오가며 처음엔 새로움을 다음에는 익숙함과 함께 또 다른 즐거움을 찾는 것이지만
말이다.)
마의태자, 성춘향과 이몽룡, 단종,
서동과 선화공주, 계백 등 국사시간에 한 번이라도 들어봄직한 우리가 알만한 인물들과 관련된 곳들이 등장한다. 물론 근현대사와 관련된 천주교의
성지나 독일마을 등도 등장한다. 아주 떠들썩하게 시끌벅적한 명소들은 아니지만, 알고보면 이야기거리가 풍부한 곳들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고즈넉할지
모르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 저자는 그런 자신만의 명소 40곳을 책에서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남해의 독일마을이었다.
마을이 조성되어진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독일로 파견되었던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얼마 되지
않은 일이라서 좀 가깝게 느껴졌다. 얼마 전 한국사 시험 공부를 하면서 본 그 파독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이제는 파파 할아버지, 호호 할머니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와서 살고 있다니. 시험공부를 하면서는 알 수 없던 일들이었다. 그래서 새삼 반가웠고, 우리나라지만 우리나라같지 않은 풍광에
눈이 한 번 더 가는 곳이었다. 독일의 중세마을풍 건물들이라고 하고, 예전 <환상의 커플>의 철수 집도 있다고 하고, 독일어를 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안녕?하고 인사하는 신기한 동네. 카메라를 들이댈 때마다 예쁜 뷰를 만들어주는 곳 같아서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다.


책 속에는 이미 굉장히 친숙한 곳도 등장했다. 광한루와 부여 궁남지가 그 곳인데, 광한루는 성춘향과
관련해서 대학생 시절 답사를 다녀왔던 곳이고 한 곳은 친구들과 백제 수도인 부여에 놀러갔었을 때 본 곳이었다. 내가 본 뷰와는 또다른 사진을
찍어낸 작가가 신기하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새삼 같은 곳을 보게 되더라도 담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부여 궁남지 같은 경우 난 여름에, 작가는 겨울에 갔었던지라 완전히 다른 풍광을 보여줬다. 그래서 낯설기도 하면서 겨울에도 한 번 찾아가보고
싶어졌다.
꼭 해외에 나갔다와야만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까운 곳에 가서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습득하고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한 여행이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