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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박광수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7월
평점 :
광수생각,이라는 만화는 아직까지 펼쳐봐도 재미있다. 그 책 속에는 소소한 재기발랄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으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관심, 세태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일침, 그리고 간간한 개그까지- 광수생각은 만화가 그저 웃고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여운을 남길 수도 있구나라는 걸 가르쳐준 최초의 만화책이었다. (물론 여타 만화책들과 표지부터 달랐지만 말이다) 광수생각을 만났던 이후, 박광수 작가의 책은 일단 사서 보거나 서평단을 신청해서 보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어찌됐든 한 번은 읽어보는 편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창의적 생각에 대한 동경이랄까. 그래서 이번에도 손에 넣게 된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온 것을 발견하고 신청했을 때 내가 당첨되기를 얼마나 바랐던지.. 누구보다 책을 먼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책 배송일정이 딜레이 돼서 꽤나 속이 좀 탔었지만 그래도 잘 도착해서 본 책은 이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작가는 만화보다는 에세이를 주로 쓰고 있다. 만화에서와의 다른점은 크게 느낄 수 없다. 그때의 그 재기발랄함이 만화에서 글로 사진으로 그림으로 바뀌었다는 것만 빼곤 말이다. 짧은 글 속에는 허를 찌르는 날카로움도 존재하고, 감상적인 사랑의 단어들이 날아다니기도 하고, 꽤 단호한 말투의 경고 혹은 충고도 존재한다. 이번에는 사물에 생각을 더했다. 주변에는 늘 어떤 사물이든 존재한다. 인간은 사물을 사용하는 동물이니까- 그런 사물들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사물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내려가진 않는다. 그저 사물은 사물일 뿐.. 작가는 이런 사물들 속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을 펼쳐놓았다. 운동화를 보면서 자신이 여태껏 걸어왔던 시간들을 격려한다거나, 사탕통을 보면서 어떤 사탕이 나올 줄 모르니 인생과 닮았다 생각한다거나, 수저 한 벌을 보면서 엄마가 해 준 밥을 생각한다거나. 일반인들도 충분히 생각해봄직한, 하지만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던 것들을 책 속에 담았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책 속의 어떤 글이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몇 군데에서든 발견할 수 있다. 박광수 작가 특유의 '공감력'이 발동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