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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연애 수업
이성미 지음 / 원앤원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결혼이라는 큰 산만 보고 있어서 작은 나무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칩니다.
작은 것부터 천천히, 조급하게 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멀리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 글에서 '결혼'이라는 단어만 빼면 인생과 관한 조언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결혼은 일륜지대사이다. 일륜지대사. 내 생의 가장 큰 일! 그렇기에 일생을 함께 걸어갈 동반자를 선택하는 일은 내 마음대로 착착착, 진행되어질 리 없고 결코 순탄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 이 책 <아주 특별한 연애수업>이 등장했다. 커플매니저 15년차 작가는 당당하게 설명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경험담은 실패담이라고 말이다. 연애에는 수많은 실패담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실패담들은 어찌나 그리 똑같은지 잘 나가던 사람이든 못 나가던 사람이든 키가 크고 작든 실패의 범주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실패담들을 익혀 실패담을 먼저 지워나가길 바라고 있다. 실패담들을 지워나가다 보면 자신이 원한 결혼을,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연애 오답노트"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오답노트는 한 번 틀린 문제는 다시 또 틀리지 않기 위해서 만들어놓고 내 머릿속에 따로 저장해 놓는 방법이다. 급할 땐 오답노트가 꽤 효과가 많고 말이다. 틀린 것을 지워나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것들을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책의 구성은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착각은 자유다, 조건 보고 만난다고 사랑이 아니냐, 만인의 연인은 단 한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사랑 때문에 아픈 만큼 정말 성숙해질까? 기타 등등
이야기들을 풀어가면서 작가는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의 사례를 적어놓는다. 각 주제마다 남자 혹은 여자들에게 여러 가지 사례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사례속에 등장하는 남자1 혹은 여성1이 나의 의견과 비슷할 때도 있고 전혀 상관이 없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작가가 이 사례들을 실어 놓은 다음부터 읽으면 된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그들로 인해서 겪게 되는 간접경험이라는 것이 있다. 작가 또한 많은 사랑을 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애수업>책을 펴 낼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을 만나면서 얻은 지혜들과 나름의 생각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것, 진정성을 가지고 대할 것, 신뢰를 줄 것, 어렵게 표현하지 말고 자주 표현할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는 않았던 (쑥스러워서 남사스러워서)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정직하게 적혀 있어서 참 평범하다는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이 평범함은 작가가 인터뷰에도 밝혔듯 어쩔 수 없는거란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평범한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으므로 말이다. 근데 평범함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하지 않고 보여주려고 노력한 책이 참 이뻤다고나 할까. 적어도 어떤 느낌이겠구나, 대충의 남자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됐으니 이 책은 그 정도로만으로도 자신의 일을 다 했구나,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인터뷰에서 말했던 '조건'에 관한 이야기는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조건 없는 사랑만이 순수하고 온 몸을 다 바쳐 사랑하는 것만이 이 세상의 전부인 양 그려지는 드라마들과 영화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거기에 빵 한 방을 제대로 날려주는 듯한 느낌.
지금은 악녀가 더 사랑받는 시대가 됐다. 악녀로 변하지는 않더라도 조건을 파악하서 자신과 어울리만한 사람을 찾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고 본 거다, 작가는. 많은 커플들을 매칭시키면서 얻은 노하우는 그런 것이다. 사랑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과 맞는 조건도 잘 찾아야 한다는 것. 사랑밖에 난 몰라,가 정답이 될 수가 없는 시대가 됐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