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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
모신 하미드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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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되게 뭔가 있을 것 같은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 처음 보는 소설인데 되게 낯이 익었다. 그런데 그럴 수 밖에 없다. 이런 내용들은 그동안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많이 다뤄졌던 이야기들이니까. 아침드라마나 TV소설 드라마 등등에서 막장 설정을 소거하면 딱 이런 내용들이 넘치고 차일만큼일테다. 그런데 또, 자수성가해서 번듯한 기업을 이루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에서도 들을 수 있다. 현재는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의 위치에서 빠진 지 꽤 된 우리나라지만,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우리도 저 위치에서 지금으로 올라왔으니 이런 이야기가 낯선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 자연히 알게 된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국가가 작가가 태어난 파키스탄인지 인도 어디쯤인지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작가는 나라 이름을 굳이 지명하지 않음으로써 '국가' 속에 여러 국가를 소환하게끔 만들어뒀다. 그래서 우리나라, 지난 시간들 속의 대한민국을 소환해도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조금은 특이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 책이 바로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이다. 자기계발서의 형식을 빌리고 있기 때문인데, 작가인 모신 하마드는 처음부터 이렇게 이야기한다. "혹시 지금 자기계발서를 쓰고 있는 사람이 들으면 섭섭한 얘기겠지만, 자기계발서라는 말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11쪽) 라고. 그러니까 자기계발서의 형태를 빌려 소설이 진행되는 이 책은 처음부터 자기계발서를 향한 디스의 시작인 것이다. 물론 뒤에 자기계발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자신은 '자기'라는 말의 모호함이 어떨 땐 즐겁다며 이 책을 시작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이 책은 자기계발서처럼 '어떻게 하면 된다'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공식은 각 챕터의 제목으로 달려 있다.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법은 총 12가지다. 도시로 이사가고, 교육을 받고, 사랑에 빠지지 않고, 이상주의자를 멀리하고, 고수에게 배우고, 스스로를 위해 일하고, 폭력사용을 마다하지 않고, 관료와 친구가 되고, 전쟁 기술자들을 후원하고, 부채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고, 출구 전략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이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제목이 의미하는대로 소설 속 주인공인 '당신'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행동해 나가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뒷받침한다. 특이하게 이 책은 '당신'이라는 존재만이 등장하며, '당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현실의 각박한 이야기들은 꽤 상세히 그러나 덤덤히 언급하고, 주인공 '당신'이 저지르는 조금은 잔인한 일들 또한 꽤나 사무적으로 전달한다. 이런 방법은 독자로에게 이 소설이 소설이라고 느끼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예시로 느껴지게끔 한다. 이걸 2인칭 소설이라고 이야기하던데, 꽤 신선한 소설 진행방법이었다. 

 

나는 책들 중에서 '당신'이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1장 분량 정도의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의 글들에 눈이 더 많이 갔다. 사실을 잘 표현해낸 이야기들은 묘한 공감이 아닌 격한 공감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따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있기도 하고 말이다. 자기계발서의 애매모호함이 좋다던 첫번째 챕터의 이야기도 그랬고, 상상한다는 것은 곧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105쪽) 같은 이야기가 들어 있던 6번 챕터도,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로부터 망명을 떠나온 존재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무엇보다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야기를 쓰고, 또 그 이야기를 읽는 것은, 망명자 신분으로부터의 망명자가 된다는 뜻이다. (221쪽) 같은 이야기가 들어 있던 12번 챕터도.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가 되는 방법이란 건, 일생을 열심히 앞을 보며 달려가야 한다는 결론이 등장한다. 일평생 열심히 살다보면 더럽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정도다. 그것도 떠오르는 아시아, 그러니까 개발도상국의 한정이라는 조건이 붙고 말이다. 그래서 이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은 자기계발서라는 것들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무슨 법칙인 양 설명해 놓기도 할 때가 있을 때처럼 조금은 허무한 이야기다.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가 이렇게나 담백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면서 덧붙인다. 부자가 되는 것은 이제는 생존이라고 말이다. 충분히 부자였음에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버리며 생존에 위협을 받았던 '당신'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 삶이 무의미하거나 가치 없는 건 아니고, 충분히 아름답고 값진 인생을 살아낼 것(책 뒷표지)이라는 위안 또한 함께 전해준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잘 살고 있다. 비록 앞만 보며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면서 힘들게 걸어가고 있더라도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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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내성적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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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내성적인>은 내가 추천한 책은 아니었지만 신작들을 훑어볼때 한 번 보기는 했었다. (다만 내가 추천하지는 않았을 뿐.) 그러니 내게는 낯설 이유까지는 없었지만 또 그렇게 친근할 이유도 없는 책이었다. 그런데 <지극히 내성적인>이라는 이 책 제목이 묘하게 낯이 익었다. 어디서 봤지? 어디서 들었지? 책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기억을 더듬어가다가 생각났다. 아, '빨간 책방'. 코너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김중혁 소설가가 진행하던 그 코너에서 들었던 기억이 났다. 이 코너는 아무래도 내가 빨간책방을 듣지 않은 이후 새로 생긴 코너 같은데, (간단하게 코너 소개를 하자면) 책을 쓴 작가가 직접 자신의 글을 육성으로 읽어주는 코너다. 늘 빨간책방은 라디오처럼 흘려들어버릇 해서 질문이 어떤 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거 하나는 기억난다. 제목이 <지극히 내성적인>인 이유는 '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라는 단편소설의 제목에서 가져온 것인데, '살인의 경우'라는 단어가 소설집의 성격을 부여해버리는 것 같아 뺐다는 이야기. 제대로 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가가 이야기했던, 그래서 내가 기억하는 소설 제목의 이유는 그랬다.

 

이 책 <지극히 내성적인>은 최정화 소설가의 단편 모음집이다. 호흡이 짧지만 그 속에서 하고픈 이야기를 묘하게 쏟아내는 재주가 있는 최정화 작가의 글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소설집. 창비의 신인소설상으로 데뷔해 소설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는 내게 낯선 작가임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녀의 글들은 섬세했고, 일상 생활과 밀접해 있는 글들을 썼다. 누군가는 쉽게 지나쳤을, 일상적이지만 그 속에 있는 규칙적인 것들에서 벗어난 것들. 이를테면 닳은 구두라든지, 틀니를 빼놓은 남편의 보기 흉한 얼굴이라든지, 소설가가 두고 간 종이칼이라든지. 각각의 이야기에는 그 이야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물건(혹은 상황)이 존재하고 그것들을 긴밀하게 상상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책의 첫인상을 판단하는, <지극히 내성적인>의 첫 번째 단편 '구두'는 읽고 나서 소름이 끼쳤다. 모든 것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고 그저 주인공이 상상으로 그려낸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런 상상을 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상상이 돼서였다. 그저 도우미를 구했을 뿐이고, 구두를 잘못 신고 간 간단한 줄거리였음에도 그 이야기 속에서 시종일관 흐르는 불안한 상상들은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야기했다. 더군다나 마지막 문단, 그 여자가 내 구두를 탐낸 거라면, 그래서 바꿔 신고 간 것 뿐이라면 그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중략) 하지만 전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 여자가, 자기가 나인 줄로 착각하고 내 구두를 신고 갔다고 말이에요. (26쪽) 부분을 읽다보면, 이야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장으로 넘어가기가 힘들었다. 예민도 이만하면 병이고, 망상도 이런 망상이 없겠지만, 덩그러니 현관에 남은 그 여자의 신발을 보면서 했던 불안한 상상은 읽는 이에게 소름을 돋게 하기 충분했으니까. 이런 불안하고 묘하게 어긋난 이야기들이 계속 등장한다. '홍로'라는 소설은 책 속에서 유일하게 귀여운 듯한 느낌의 소설이었고, '오가닉 코튼 베이브'는 세상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주인공이 안쓰럽게 보이면서도 위태로워 보였다. '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는 '구두'와는 또 다른 망상으로 인해 일어날 일에 관한 결말로 이 또한 묘하게 어긋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예민하고 망상적인 태도들이 10가지의 이야기들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 읽는 내내 소름끼쳤던. 작가는 이 <지극히 내성적인>을 읽고 일상생활 속 작은 것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달라지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기왕이면 작은 것들 하나에도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는 예민함을 가질 수 있기를 말이다. 나같은 경우는 귀찮아서라도 세세한 것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인데, 왜인지 이런 세세함들에서도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신 그것이 불안한 상상이 아닌 즐거운 상상 쪽으로 말이다. 일상이 불안한 울림이 가득한 상상이라면 힘들 것 같으니까.

 

사람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울림을 가져다주는 불안을 이렇게나 섬세하게 이야기로 엮어낸 작가의 다음 글이 기대가 되는 바이다. 적어도 이런 불안들을 잘 엮어 내는 작가라면 다른 느낌의 글들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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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면접 매뉴얼 - 개정판
강민경 지음 / 넥서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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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취업철(?)이다. 봄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예쁜 사랑을 꽃피울 계절이기도 하지만, 각 기업의 공채를 위해 피땀흘려 노력한 것들을 내보여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 '노력'들 중 하나에 꼭 들어가는 것이 '면접'이고. 아무래도 1차 서류면접과 인적성시험을 통과해야 볼 수 있는 것이긴 해서 상대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은 아니긴 한데, 그렇다고 노력이 안 필요한 부분은 또 아니니까. 요즘엔 한국 기업들에서도 쏠쏠하게 영어 인터뷰(영어 면접)를 하는 듯 하다. (영어 자기소개서에도 무너지는 판국에 말이다) 나날이 영어 면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여기 2010년에 1쇄를 펴내고 인기에 힘입어 이번에 2쇄 개정판을 내게 된 책 한 권을 소개한다. 제목도 꽤나 직관적인 <영어 면접 매뉴얼>이라는 책이다.

 

 

 

너나 할 것없이 누구나 긴장하게 되는 면접. 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이란 것은 어쩌면 뻔할 것이다. 면접관들은 앞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단 시간내에 많은 것을 파악해야 하고, 취업준비생은 그 질문에 자신의 많은 것을 내보이고 자신감 있어 보이되 자만해보여서는 안 된다. 사실 면접에 대한 이론은 아마 누구나 '빠삭'하지 않을까 싶다. 면접이라는 것은 중고등학교, 대학교에도 거쳐왔던 시간이니까. 동아리에 들어갈 때도, 알바자리를 구할 때도 우리에게는 늘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니 그곳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이라는 것은 한정적이다.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질문, 그리고 누구나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 하지만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취업에 대한 긴장감, 더불어 영어로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진다면 어쩔 수 없이 머릿속이 새하얘질 수밖에 없다. 긴장하지 않는 것이 최대한의 노력이라지만 그것이 어디 쉽던가. 그러니 긴장한 상태더라도 최선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연습해 갈 수밖에 없다. 우리엄마가 평소에 잘 하는 말인데, '무의식 중에도 누군가 옆에서 툭 치면 예상답변이 줄줄 나오도록' 말이다.

 

 

 

<영어 면접 매뉴얼>은 전공과 무관하게 외국계 항공사 면접을 봤던 이가 직접 쓴 책이다. 자신의 경험담이 담겨 있고, 어찌보면 합격자가 알려주는 예상답안 같은 느낌도 든다. "이 책에서 제가 여러분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바는 '나'에 대한 면접관의 관심도를 높여줄 수 있는 조언, 채용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줄 답변 부분입니다."라는 저자의 말이 내 느낌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잠깐, 하나 알아둘 것이 있다. <영어 면접 매뉴얼>은 '항공사' 면접 위주로 되어 있다는 것! 직업적인 디테일을 물어보는 내용들은 전부 항공사와 관련이 되어 있다. 자신의 경험을 살렸으니 아무래도 당연한 거겠지만. 그러니 이 책은 외국계 항공사 영어 인터뷰를 준비하는 이들에겐 가뭄의 단비같은 책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굳이 항공사를 준비하는 이들만 보라고 하기엔, 자신을 소개하는 부분과 자신을 적당히 드러내는 부분, 자신의 학과와 성장과정 등을 이야기하는 부분 등 일적인 부분들을 제외하고는 참고할 것들이 아주 많다. 그러니 다른 계열 영어 인터뷰를 준비한다고 이 책을 멀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참고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영어 면접 매뉴얼>은 크게 몇가지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제일 첫번째 문항인 '자기소개' 파트를 가지고 설명한다.)

 

 

 

 

일단, 저자가 나눈 주제별로 면접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들을 첫 페이지에서 소개한다. 책 속에 큰 주제는 대략 20개 남짓. 거기에 챕터별로 여러개의 소주제로 나누어지는 것까지 합하면 꽤나 많은 질문들을 접해볼 수 있다.

 

 

 

 

질문을 했으면 응당 대답을 할 차례.

하나의 질문에 대해 꼭 필요한 항목들, 면접관들이 체크하는 항목들에 대한 내용들을 바로 아래쪽에 쭉 나열해 놓는다. 책에 여러 예시들이 소개되지만 그와 똑같은 말을 할 수는 없을테니, 참고할 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를테면 문장을 구성할 항목들을 이야기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답변에 어떤 것들이 들어가면 되는지 알았으니 이제는 실제 예시 답변을 볼 차례다. 자신에게 맞는 항목이 있다면 약간 변형해도 좋고, 변형하지 않은 채로도 간단하면서도 여러종류의 답변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다. '골라쓰세요'라는 저자의 말이 딱 들어맞는 시점.  영어 문장 옆에는 바로 한글로 해석도 되어 있으니, 영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은 선택지이지 않을까 싶다.

 

 

 

한 문장씩 이루어진 예시 답변들이 끝나면 저자가 생각하는 최고 좋은 답변들이 여러개 등장한다. 일종의 예시로, 이런 식으로 문장을 구성하면 된다고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샘플 케이스' 옆에는 어떤 상황인 사람이 이야기하면 되는지에 대한 것들도 자세히 나와 있으니, 문장 구성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파트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거기에 깨알같이 옆의 예시문이 왜 성공한 예시문인지에 대한 노하우도 정리되어 있으므로, 한쪽에 있는 팁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꼭 읽어보고 넘어가자. 또한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면접에 대한 여러 읽을거리들도 한번쯤은 봐두면 좋을만한 이야기들일테니, 공부하기 싫을 때 읽어보는 걸 추천. (그리 심오한 내용이라거나, 꼭 필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읽어두면 좋을 내용들이다.)

 

 

넥서스의 여타 다른 영어책들이 그러하듯, <영어 면접 매뉴얼>에도 부록이 존재한다. 바로 무료 mp3이다. http://me2.do/5daLaaz3 바로가는 사이트 주소는 이곳이나, 넥서스북 홈페이지에서 <영어 면접 매뉴얼>을 직접 검색해도 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다운로드' 코너가 따로 존재하는데,

여기서 책을 구매한 사람들만이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든 인증 시스템을 거치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정답은 책 페이지만 제대로 찾으면 절대로 어려운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책을 찾아보길 권한다.

(대체로 1~2단어를 쓰는 것인데, 무조건 대소문자 구별은 필수!)

 

 

 

그러면 위와 같이 알집을 하나 다운 받을 수 있는데, 총 84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친절하게도 mp3는 각 챕터별 번호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 번호들을 찾아 들으면 된다. 핸드폰에 넣어놓고 수시로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어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니 발음에 대해 왈가왈부를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많이 들음으로써 해당 문장들이 익숙해지는 효과를 느낄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mp3 번호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영어면접을 낯설어할 사람들에게도, 영어면접을 당장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꽤나 중요할 듯한 이 책. 승무원인 이들이 보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고, 그게 아니더라도 영어면접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공부하고 싶다면 이 책을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여러 예시문장들과 더불어 이렇게 mp3까지 제공되니 말이다. < 영어 면접 매뉴얼>은 책 이름처럼, 영어면접이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꽤나 단비같은 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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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 (스프링) - My Cursive Handwriting Book 나만의 영어 필기체
넥서스 콘텐츠개발팀 지음 / 넥서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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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가 대세다. 그건 굳이 더 붙이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자신만의 힐링이든 누구를 위한 선물이든 현대인들의 재미있는 놀이수단이 되고 있는 건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런 캘리그라피에 빠지지 않는 것이 '영어 필기체'다. 물론 '한글 글씨체'도 많이 있고, 한글도 멋있는 글씨체들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영어 단어가 가진 높낮이가 만들어내는 그림같은 느낌은 한글 단어가 내는 느낌과는 그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곤 했다. 더군다나 멋드러지게 영어 필기체를 쓴 누군가의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보면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이 솟아난다.

 

하지만 나는 그리고 내 또래들은 영어 필기체를 굳이 배운 세대가 아니다. 엄마의 말을 들어보니, 엄마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만 하더라도 영어 필기체 쓰는 법도 교육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영어필기체로 쓰여진 단어들을 곧잘 읽는다. 나는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글씨체조차도 말이다. 한글도 마찬가지지만 필기체는 생략과 흘림으로 점철된 글씨체가 아니던가. 알아볼 수 있는 글씨가 반 아닌 글씨가 반이다. 한글 필기체는 아무리 악필이어도 알아볼 수 있는데, 영어 필기체를 읽을 수 없는 것을 보면 눈에 익지 않아서 또는 읽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때마다 엄마는 "너는 못 쓰지? 난 쓴다!"라며 "시간 뒀다 뭐하니? 알고 싶으면 배워야지"라는 말을 하곤 했었다. 

 

영어 필기체를 배우면 좋다. 그런데 딱히 시간을 내서 배우러 다니기도 뭣하고, 필기체만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학언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찾아보면 어딘가에 있겠지만 굳이 알아보지도 않았었다) 이러저러하게 미뤄두고만 있었는데, 이렇게 필기체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그러니 나에게 이 책은 꼭 곁에 두고 봐야 하는 거다!


 

그 흔한 머릿말, 작가 인사말조차 없는 이 책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는 말 그대로 책에 글씨를 따라 쓰게 만들어진 책이다. 일종의 워크북의 개념이다. 왜인지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의 두꺼운 본 책이 어딘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만큼,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는 워크북 느낌을 물씬 살려 책을 연습장 느낌처럼 꾸몄다. 실제로 속 내용 또한 워크북의 그것과 비슷하다. 처음엔 필기체들이 어떻게 생긴 모양인지 보여주고, 그 다음엔 알파벳 26자의 한 자씩 써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뒀다. 대문자와 소문자를 각각 써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따라쓰고 있자니 마치 a,b,c,d를 처음 써봤을 때로 다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대문자 소문자를 써봤으면 그 다음은 'a로 시작하는 단어', 'a가 중간에 들어가는 단어', 'a로 끝나는 단어' 3가지의 단어들을 통해 각각의 자리와 위치에서 필기체 단어가 가지는 느낌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차례다. 각 주제별로 단어가 2개씩 주어지고, 그 또한 따라써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게 26자의 모든 따라쓰기가 끝나면 그 다음은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 위주로 선별된 페이지들이 등장한다. 12개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영어이름, 한글이름. 그렇게 단어들이 끝난 다음에는 문장들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새해인사, 발렌타인인사, 생일축하 인사, 크리스마스인사 등등. 모든 문장들이 마음에 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기본적인 문구들로 뽑아져 있어서 이대로 연습하면 다른 공간에 글씨를 쓰게 되더라도 멋드러지게 써 낼 수 있을 듯 하다.

 

이렇게 한 권에 글씨를 가득 채우고 나서도 용기가 없다면 넥서스 홈페이지에서 연습용 워크시트를 다운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의 검색하는 곳에서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를 검색하면, '다운로드'라는 페이지가 보인다. 파일다운로드를 누르면 프린트 가능한 pdf 파일이 나온다. 이를 다운 받아서 더 열심히 연습할 수 있도록 후처리도 깔끔히 되어 있다.


 

이 한 권으로 필기체가 완전히 손에 잡힐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다. 그건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다를 테니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영어 필기체의 'ㅍ'자도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얇지만 알찬! 필기체가 궁금한 사람들은 꼭 이 책으로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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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다 - 혼자여서 아름다운 청춘의 이야기
신혜정 글.그림 / 마음의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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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흐드러지다'라는 형용사를 보면 어떤 것을 떠올릴까. 나 같은 경우에는 길가에 무심히 활짝 핀 나무 위 꽃들, 적당히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그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누군가의 머리 위에 살포시 올라탄 여린 꽃잎. 그러니까 꽃잎바람 정도로 함축할 수 있겠다. 꽃잎바람이 부는 어느 길가의 이미지.

'흐드러지다'라는 말 앞에서 가끔 속수무책일 때가 있다. '매우 탐스럽거나 한창 성하다'라는 뜻의 이 형용사 앞에서 나는 가끔 무너진다. 봄날 누군가의 집 마당에서 풍겨오는 라일락 향기 같은 것을, 이 말은 담고 있다. (20쪽)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를 작가의 글에서 찾게 되자, 이 책은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향기'까지 생각하는 작가의 세심함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가는 시인이라 했다. 그리고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내일쯤 공항으로 달려갈 수 있는 가벼운 영혼의 소유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이었다. 쓸쓸한 느낌도 가끔씩 드는 글들 속에서 굉장히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나와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었고 행동하는 패턴도 달랐지만, 왜인지 그녀의 글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그녀의 글이 좋아서인지, 처음 접한 작가인데도 다가오는 느낌이 좋았다. 시인이라서인지 몰라도 단어를 고르는 그 섬세함이 마음에 들었고, 직접 그린 일러스트들은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원래 자신과 많이 다른 사람과 많이 끌리는 법이라고 누가 그랬는데, 그녀의 글들이 그래서 마음에 드는건가.


<흐드러지다>는 독일, 터키, 라다크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모든 감정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작가의 말을 빌자면 '혼자여서 아름다웠던 지난 시절의 기록들'이다. 그 속에는 멈춰있는 시간 속의 그녀도,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녀도, 사랑했던 기억들을 다시 되돌려보는 그녀도, 새로운 것을 마주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는 그녀도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그녀의 감정을 빌려 책 속에 등장한다. 작가가 있었다던 그 도시들의 공기나 유적지 또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 수 없는 책이지만,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으로 존재하면서 '다름'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작가의 모습은 그 모습대로 괜찮은 읽을거리였다. 낯선 것을 낯선 눈으로 바라보다 어느새 익숙해진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하는 작가의 생각들은 보기 좋았으니까. 더군다나 좋은 문장들이 많았고.


'천성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이 있다. 방구석에 쳐박혀 있어도 웬만해선 지루하다거나 심심하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 텔레비전을 켜두는 것도 부지런한 것이라 생각하여 공회전 같이 흘러가는 소리마저 귀찮은 사람'(13쪽) 은 왜인지 나를 지칭하는 듯 했고, '습관이란 어쩌면 한 사람을 말해주는 가장 큰 증거일지도 모른다.'(41쪽) 라는 문장은 어떤 이야기 끝에 따로 적어놓은 문장이지만 어디든 따로 떨어뜨려놓아도 좋은 문장이었다. 표지에도 적혀 있는 '그래서 가끔 나는 '여행하다'를 '우연하다'로 읽곤 한다.' (43쪽) 라는 문장은 굉장히 멋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인 '흐드러지다'처럼 굉장히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불안에 대해 생각한다. 이토록 불안과 의심이 많은 내가 어떻게 낯선 곳들로 떠날 마음을 그렇게 쉽게 먹을 수 있는지, 생면부지 낯선 이의 집에 머물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어쩌면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그 불안을 떨쳐벼리기 위한 연습을 하는 건 아닐까?'(106쪽) 처럼 자신을 위한 글들도 있고, '해가 지는 풍경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글일 수도 있고 누군가와의 만남일 수도 있으며 내가 만들어낸 상상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해가 지는 풍경은 어둠으로 서서히 전환하는 순간에 이르러 마음이 아련하게 벅차오른다. 그렇게 완전한 어둠이 주는 고요와 차분함 속으로 걸어 들어갈 준비가 되는 것이다.' (142쪽) 처럼 글의 시작에 멋드러진 자신의 생각을 적어넣기도 한다. '언젠가 내가 발음한 단어들이 나를 그곳으로 안내할 것이다'(184쪽) 이 문장 또한 함께 담긴 이야기와 잘 어울리지만 따로 떨어뜨려 놓아도 좋아도 또 적어놓은 문장.


훌쩍 떠나서 낯선 이들과 대화하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실은 무서워하지만 그 무서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혼자서 여행하는 것이 당연한 듯 떠나는 사람. 입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한 번도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돌아다니기만 하더라도 골목골목들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것들에 눈을 둘 줄 아는 세심한 그녀의 여행은, 우리의 여행과 비슷한 듯 달랐다.

가끔 바람이 되는 상상을 하곤 해. 바람은 '열에 의한 공기의 밀도 차이 떄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정의하지. 내 마음이 뜨겁게 달궈진다면, 어디 차가운 마음을 가진 곳으로 부드럽게 이동해 가는 바람이고 싶어. 어디든 자유롭게 물리적 한계를 벗어버리고 말이야. 그렇게 대기가 순환하고 계절이 순환하듯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마음의 충만함 같은 걸 느끼며 살고 싶다는 말이야. (263쪽)

바람이 되는 상상을 하는 사람의 여행과 같은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글쎄.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은 우연으로 점철된 것이므로 '우연하다'라 읽는다는 작가의 우연들을 모아서 만들어 낸 책 속에서, 작가가 말한 '흐드러지는 것'은 우연히 꽃피운 여행의 기억들이 책 속에 흐드러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기억들이 책 속에 흐드러진다. 여행의 설렘보다는 담담함과 조용함이 잔뜩 담긴 책이지만, 그 속에서 너무나도 조용하지만 그래서 더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그녀는 아마 앞으로도 그런 조용한 여행을 더 다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또다시 돌아와 그 기억들을 흐드러지게 꽃피울 것이다. 또 다른 우연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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