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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 (스프링) - My Cursive Handwriting Book ㅣ 나만의 영어 필기체
넥서스 콘텐츠개발팀 지음 / 넥서스 / 2016년 3월
평점 :
캘리그라피가 대세다. 그건 굳이 더 붙이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자신만의 힐링이든 누구를 위한 선물이든 현대인들의 재미있는 놀이수단이 되고 있는 건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런 캘리그라피에 빠지지 않는 것이 '영어 필기체'다. 물론 '한글 글씨체'도 많이 있고, 한글도 멋있는 글씨체들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영어 단어가 가진 높낮이가 만들어내는 그림같은 느낌은 한글 단어가 내는 느낌과는 그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곤 했다. 더군다나 멋드러지게 영어 필기체를 쓴 누군가의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보면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이 솟아난다.
하지만 나는 그리고 내 또래들은 영어 필기체를 굳이 배운 세대가 아니다. 엄마의 말을 들어보니, 엄마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만 하더라도 영어 필기체 쓰는 법도 교육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영어필기체로 쓰여진 단어들을 곧잘 읽는다. 나는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글씨체조차도 말이다. 한글도 마찬가지지만 필기체는 생략과 흘림으로 점철된 글씨체가 아니던가. 알아볼 수 있는 글씨가 반 아닌 글씨가 반이다. 한글 필기체는 아무리 악필이어도 알아볼 수 있는데, 영어 필기체를 읽을 수 없는 것을 보면 눈에 익지 않아서 또는 읽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때마다 엄마는 "너는 못 쓰지? 난 쓴다!"라며 "시간 뒀다 뭐하니? 알고 싶으면 배워야지"라는 말을 하곤 했었다.
영어 필기체를 배우면 좋다. 그런데 딱히 시간을 내서 배우러 다니기도 뭣하고, 필기체만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학언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찾아보면 어딘가에 있겠지만 굳이 알아보지도 않았었다) 이러저러하게 미뤄두고만 있었는데, 이렇게 필기체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그러니 나에게 이 책은 꼭 곁에 두고 봐야 하는 거다!
그 흔한 머릿말, 작가 인사말조차 없는 이 책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는 말 그대로 책에 글씨를 따라 쓰게 만들어진 책이다. 일종의 워크북의 개념이다. 왜인지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의 두꺼운 본 책이 어딘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만큼,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는 워크북 느낌을 물씬 살려 책을 연습장 느낌처럼 꾸몄다. 실제로 속 내용 또한 워크북의 그것과 비슷하다. 처음엔 필기체들이 어떻게 생긴 모양인지 보여주고, 그 다음엔 알파벳 26자의 한 자씩 써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뒀다. 대문자와 소문자를 각각 써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따라쓰고 있자니 마치 a,b,c,d를 처음 써봤을 때로 다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대문자 소문자를 써봤으면 그 다음은 'a로 시작하는 단어', 'a가 중간에 들어가는 단어', 'a로 끝나는 단어' 3가지의 단어들을 통해 각각의 자리와 위치에서 필기체 단어가 가지는 느낌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차례다. 각 주제별로 단어가 2개씩 주어지고, 그 또한 따라써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게 26자의 모든 따라쓰기가 끝나면 그 다음은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 위주로 선별된 페이지들이 등장한다. 12개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영어이름, 한글이름. 그렇게 단어들이 끝난 다음에는 문장들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새해인사, 발렌타인인사, 생일축하 인사, 크리스마스인사 등등. 모든 문장들이 마음에 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기본적인 문구들로 뽑아져 있어서 이대로 연습하면 다른 공간에 글씨를 쓰게 되더라도 멋드러지게 써 낼 수 있을 듯 하다.
이렇게 한 권에 글씨를 가득 채우고 나서도 용기가 없다면 넥서스 홈페이지에서 연습용 워크시트를 다운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의 검색하는 곳에서 <나만의 영어 필기체 쓰기>를 검색하면, '다운로드'라는 페이지가 보인다. 파일다운로드를 누르면 프린트 가능한 pdf 파일이 나온다. 이를 다운 받아서 더 열심히 연습할 수 있도록 후처리도 깔끔히 되어 있다.
이 한 권으로 필기체가 완전히 손에 잡힐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다. 그건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다를 테니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영어 필기체의 'ㅍ'자도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얇지만 알찬! 필기체가 궁금한 사람들은 꼭 이 책으로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