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대학교때 교양으로 고전 라티어를 1년 동안 수강했는데 꽤나 재미있게 배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동사 활용이나 명사변화형 같은 것들은 거의 잊어버렸지만 생각나는 단어들도 많아서 라틴어를 보면 반갑고 친숙한 느낌이 든다. 라틴어를 좀 더 배우고 싶었지만 상황도 여의치 않았고 결정적으로 나의 게으름 때문에 그만 두었는데, 더 깊이 공부할 걸 하는 아쉬움이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다.

라틴어에 대한 아련함이 있는 가운데 <라틴어 수업>이란 책이 눈에 띄었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집어 들었다. 책 띠지에는 “수 많은 대학생, 청강생들을 매혹시킨 명강의”라는 카피 문구가 있었다. 나는 저자의 이름을 처음 들어 보지만 대학가에서는 꽤나 유명한 교수님이었던 모양이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를 보니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한동일교수님이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 수업이라는 과목으로 강의한 내용을 엮은 것으로, 제목은 라틴어 수업이지만, 라틴어를 가르친다기보다는 라틴어를 소재로 한 인문 강의에 가깝다. 그래서 라틴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따. 각 챕터의 강의 제목은 주로 라틴어 경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제목만 보아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준다. 강의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도 쉽게 설명해 낸다. 옛날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조명하고 내 자신을 돌아 보게 한다. 수많은 청강생들을 매혹시켰다는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들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한 가지 덤으로 알게 된 것은 라틴어 발음이 로마 발음과 고전 발음으로 나뉜다는 것이었다. 나는 고전 발음으로 배웠는데, 교수님은 배운 이력 때문에 로마 발음으로 라틴어를 음역하고 있었는데 약간의 차이이지만 그 부분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막상 교양 서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그리 많지 않은데. 이 책은 넉넉하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