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암살 - 수학적 사고가 있다면 범하지 않을 오류들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5
클라우디 알시나 지음, 김영주 옮김, 주소연 감수 / 사계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수학 암살>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통용되고(?) 있는 수학적 오류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수학적 오류를 많이 범하고 있는 가를 지적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발견할 수 있는 오류들이 공공기관이나 언론 같은 공신력있는 기관에서도 버젓이 통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다 심각한 것은 그 오류들은 쉽게 발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인용되거나 답습되는 것이 많다는 점이다.

 저자가 모은 사례들을 보면 참으로 어이없는 것들도 있고, 재미있는 것들도 있다. 또 어떤 사례들은 미처 생각지 못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있다. 그런데 저자가 지적하는 오류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수학적 사고의 부족이라기 보다는, 치밀함의 부족 혹은 사소한 오류나 오타 등에서 발생하는 것들도 많은 것 같다. 대체적으로 보면 수학적 오류라기 보다는 논리의 오류라고 할 수 있는 사례가 더 많다.(크게 보자면 논리도 수학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지만).  게다가 논리로 보자면, 저자 역시 큰 문맥에서 보기보다는 지나치게 숫자에 집착하여 맥락을 놓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경제에서 100퍼센트가 넘는 손실은 의미가 없는데 그것은 100퍼센트가 넘는다면 파산하여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금은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에서 적자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축척된 자본이 많거나 복잡한 채무관계 등이 있다면 한 해 200퍼센트의 손실을 입었다 할 지라도 파산하지 않을 수 있다.  수학적으로는 저자의 지적이 옳을 수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오류라고 할 수 없다. 언론의 오류를 지적하는 부분도 과도한 점이 보인다.  언론은 소수점까지 정확한 숫자 정보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신문은 경제지나 학술지가 아니다), 어떤 의미있는 사실을 전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대중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소수점까지 정확한 숫자보다는  대략적인 수치가 훨씬 더 도움이 된다.(대중들 또한 정확한 수치에는 관심이 없다) 수학적 오류를 지적하려는 저자의 의도는 알겠지만 굳이 그런 내용들까지 지적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런 지적들은, 특별히 학생들에게, 직관적인 생각이 수학적 엄밀성에서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데에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수학 암살>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의 내용이 어떤 복잡한 수학적 기술이나, 수학적으로 빠지기 쉬운 함정들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용은 의외로 단순하였고,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생 정도만 되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도 대부분이었다. 나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수학을 싫어하고 왜 수학 공부를 해야하는지 회의를 품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

 이 책은 수학을 싫어했던 사람이나, 혹은 수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에게는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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