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상황 - Real Situation
해외 경찰주재관 지음 / 시공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공권력에 대한 인상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다. 공권력이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데 사용되기 보다는 기득권층을 보호하고 권력을 유지하는데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공권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공권력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경찰에 대한 인식 역시 좋을 리 없다. 게다가 경찰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더더욱 이미지가 좋지 않다.
<실제 상황>은 경찰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 주었다. 사실은 이 책을 통해 보다 내 인식을 보다 바꾼 것은 경찰보다는 외교관에 대한 이미지였다. 뉴스에서 접한 외교관에 대한 인식도 아주 부정적이었다. 일부 성실하게 일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재외 국민을 위해서 일하기보다는 출세를 위한 단계 정도로 생각해서 외국에서 대충 몇 년 때우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의 언론에서도 외교관들의 추대에 대해 연일 보고되고 있으니 외교관에 대한 인상이 좋을리 없다.
<실제 상황>은 각 국의 ‘해외 경찰주재관’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각 국의 경찰 주재관들이 주재관 생활을 하면서 겪은 여러 에피소드들과 그들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사실 ‘해외 경찰 주재관’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해외 경찰 주재관은 경찰 공무원들 중에 선출하여 외교공관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사람으로, 주로 재외국민들의 사건 사고를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한다. 외교관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해외 경찰 주재관’의 역할이 외교관 중에서 위치가 가장 애매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매하다는 말은 해야할 일은 광범위한데 권한은 적다는 뜻이다. 경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경찰권한은 없고, 외교관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전문적인 외교관으로서의 역량에는 미치지 못하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각국에 한 명만 파견된다고 하는데 한 명이 그 많은 역할을 과연 다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아직 경찰 주재관이 파견되지 않는 국가들이 훨씬 더 많은데, 그곳에서는 과연 그 일을 누가 처리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해외 여행객들이나 재외 국민들이 의존할 수 있는 최후의 피난처는 대사관이나 영사관 같은 외교공관이다. 특별히 우리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다루는 경찰 주재관의 역할은 아주 막중하다. 이들에 대한 권한과 대우를 대폭 더 강화하고, 주재관 수도 훨씬 더 늘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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