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보낸 9일 - 어느 여인의 9일간의 천국 체험기
매리에타 데이비스 지음, 유재덕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는 이상하게 천국 기행담(?)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군요. 광고로 나온 것만해도 이 책을 포함하면 4권이나 됩니다.(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2권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일단 이런 책이 많이 출간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우선은 신비한 체험이 실제로 천국에 다녀온 것인지, 아니면 일종의 몽환상태에서 일으킨 정신적인 환각현상인지에 대해 객관적인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대개의 경우, 이러한 신비한 체험은 부풀려지고 과장되어 퍼지기 마련입니다. 둘째로는 실제로 천국에 다녀왔다고 할지라도, 그의 진술이 진리로서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것에 의문이 있습니다. 그가 보고 체험한 것이 실제라 할 지라도 그의 묘사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볼 때, 진리를 왜곡하거나 성경과는 어긋난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트럭을 처음 본 어린아이는 트럭이 크기에 압도되어 트럭의 크기는 아파트만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린아이의 진술은 주관적으로 볼 때 참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실재를 어그러지게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천국의 영광됨은 이 세상의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고후 12:4) 그의 영적인 성숙도에 따라서는 천국을 전혀 엉뚱하게 묘사할 수도 있습니다. 세번째는 천국에 대한 확신 혹은 복음의 진리 됨은 성경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친히 모세와 선지자를 듣지 않는다면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지적하셨습니다. (눅 16:31) 그렇지만, 이런 천국 간증이 전혀 무익하고 쓸모없는 것 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신앙 체험과 마찬가지로 신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우리의 믿음을 굳건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은 어디까지나 ‘보조’일 뿐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굳건히 세우는 것은 언제나 말씀입니다.

이런 조금의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천국에서 보낸 9일>을 읽었습니다. 우선 시선을 끈 것은 천국의 영광에 대한 황홀한 묘사입니다. 그 영광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완전한 평화와 완전한 순결, 그리고 완전한 사랑. 천국을 묘사하는 것을 읽을 때 순간 내 눈에 크게 열리는 것을 느꼇습니다. 천국에 대한 커다란 동경과 이 세상의 추악함에 대한 혐오감… … 내게 아직도 이 세상에 대한 집착들이 많이 남아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책의 저자 매리에타처럼 천국을 경험한다면 그 누구도 이 세상의 부귀, 영화나 성공 같은 것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묘사를 읽을 때 떠오른 책이 있었는데 그것은 C.S. 루이스의 <천국과 지옥의 이혼>입니다. 루이스가 생각하고 있는 천국와 지옥의 모습을 소설로 묘사한 책인데, 이 책과 흡사한 면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불교나 이방 종교에서 보통 지옥은 활활 타오는 불길속에서 끊임없이 고통을 당하며 천국은 물질적인 풍요함을 누리는 것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책은 모두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죄인은 그 자신의 죄책감으로 인해 천국의 영광됨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리고 자신 속에 끊임없이 쏟구쳐 나오는 죄를 감당하지 못하고 더욱 죄악속에 빠져들고 그 것으로 인해 고통당합니다. 반면에 천국은 자신의 부족함에 불구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넉넉한 사랑안에서 평안과 안식을 누립니다. 천국의 실상은 알 수 없지만, 메리에타나 루이스가 그리고 있는 모습이 천국과 지옥의 본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책의 후반부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의 모습을 그리는데 할애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천사들이 복음을 듣지 못하고 죽은 아이들에게 인간의 죄악됨과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가르치는 내용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내용은 성경의 내용과 일치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이 책의 저자 ‘매리에타’가 실제로 천국을 체험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c.s.루이스의 <천국과 지옥의 이혼>이 책이 비록 사실이 아닌 소설이면서도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의 내용도 우리의 소망을 천국에 두게 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일깨우는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책은 <브니엘> 카페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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