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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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손자 병법의 내용이 아니라 저자의 머리말이다. 손자병법은 전쟁의 기술이 아닌 비겁의 철학이요, 생존의 기술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삶의 철학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그리 호락 호락하지 않다. 세상을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거이라는 생각은 치기어린 순진한 생각이다.  혹 세상을 내 마음대로 주무룰 수 있다 해서 그것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있을까? 삶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돌아보는 저자의 깊이가 내 마음이 깊은 공명을 일으켰다.

맹자나 중용 같은 책들은 그래도 조금씩은 봤지만, 삼국지만큼이나 유명한 손자병법을 읽어본 적은 한번도 없다. 고작 20여년전 정비석씨가 쓴 소설 손자병법을 읽어본 것이 다인데, 그나마 재미있게 읽었다는 기억만 남아있지 무슨 내용이었는지 전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는 젋은 시절 손자 병법을 보고 마흔에 다시 보면서 재해석했다고 한다. 전공자도 아닌데 동양 고전을 혼자서 재해석하다니, 같은 40대인데… 나는 그 동안 머했지 하는 생각이 언뜻 스친다.

손자병법이 ‘고전’에다 ‘병법서’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비록 해설서라 할지라도 내용이 조금은 딱딱할 수도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흥미진진한 우리나라 옛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손자 병법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도 새로 배운 듯한 느낌이고 처음 듣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다. 그 중에 특히 임진왜란의 영웅이었던 이순신이 오히려 임진왜란의 화를 키웠다는 이야기를 보면서(물론 저자는 논란이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우리가 참 우리 역사를 모르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손자 병법의 예화를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찾아내려고 노력한 저자의 수고가 돋보인다.

인생은 어떤 의미에서 전장 속에서의 삶이다. 내 삶을 조여올 수 있는 것들은 제거하고 이롭고 부하게 할 것들은 취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어떤 큰 그림이나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닥치는 대로 살아가며 그때 그때 판단한다. 그렇게 일상에 매여 사는 나에게, [마흔에 다시 읽은 손자 병법]은 세상을 보다 크고 넓은 시야로 보라고 외치는 것 같다.

손자병법은 ‘싸움의 기술’이 아닌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에 깊은 공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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