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 내 청춘의 히든카드
전현태 지음 / 시간여행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따지고 보면 우리가 겪는 문제의 상당수는 자존심과 관련 있는 것 같다. 누구와 싸운 이유도, 인간관계가 어색해지거나 힘들어지는 것도, 직업을 고르는 문제에 이르기 까지.. 자존심은 이렇게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자존심이란 무엇인가라는 살펴보고, 자존심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이야기를 써 내려고 있다. 우선은 자존심을 의사인 저자의 전공을 살려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자존심이 상한다거나 자존심을 세운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살펴보고 있다. 자존심의 사전적인 뜻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자존심을 지키려는 그 태도는 자신의 초라함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용한다. 자존심은 남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에 서려고 하는 일종의 허영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존심이 우리의 품위를 지켜주고 자신을 존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삶을 가로막고,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건강한 자존심과 그렇지 않은 자존심을, 저자 자신의 경험과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진정으로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진정으로 자기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남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려고 하지 않고 자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믿으라고 권면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몇해 전에 읽었던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그 책에서 나의 가치는 내게 부속된 어떤 것들, 이를테면 내가 가진 지식이나 능력 따위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체에 있다는 말한다. 내가 가진 것일뿐 내가 아니기에 나의 가치를 재는 척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고급 승용차로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혹은 학력으로 자신의 품위를 증명하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잘 지적하고 있다.

책 제목만 보면 자기 계발서나 심리학 책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글의 문체와 형식은 에세이에 가까워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저자 자신의 실제 경험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들은 많은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자기 상처를 극복하고 열등감을 극복하는 데에는 심리학 책들이 많이 도움이 된다.(요즘 나오는 실용 심리학 책들 말로 융이나 아들러 같은 정통(?) 심리학 책들) 하지만 심리학 책은 어렵고 딱딱하다. 이 책은 심리학 책을 빌리지 않고도 자존심을 정립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특별히 열등감이 많고 자존심에 쉽게 상처를 받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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