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허정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

오랜 만에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책을 발견했다. “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은 제목 그대로 몸에 대한 재기 발랄한 상상을 펼쳐 놓은 책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공상마냥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펼쳐놓은 것이 아니라, 몸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와 조사를 바탕으로 몸에 대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몸”에 대한 책이라고 하기 보다는 “상상”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몸은 단지 소재일뿐이고, 실제로는 우리의 상상을 어디까지 펼쳐보일 수 있는지,또 상상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저자의 진정한 의도일지 모르겠다. 저자가 몸을 상상의 소재로 삼은 것은 몸이 신비롭기 때문이다. 신비로운 몸을 소재로 인간의 신비로운 능력인 ‘상상’을 발동하다니, 더 없이 좋은 궁합아닌가?

이 책은 ‘몸’을 ‘상상’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과 같은 재미를 안겨다 준다. 소설 역시 ‘상상’의 산물이지만 소설은 스토리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스토리 안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 각종 문학적 장치를 통해 애둘러 의도를 표현해야하는 소설과는 달리, 저자의 상상을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에, 적어도 내게 있어 이 책은 소설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저자는 독자에게 어떤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몸에 대한 저자의 상상을 여기 저기 자유롭게 펼쳐놓는다. 그래서 이 책은 통속 소설을 읽듯, 혹은 신문이나 잡지의 가십성 기사를 읽듯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사물의 다양한 측면과 깊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것들과는 다른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상상에 빠진 인문학’시리즈의 일부인 이 책은 인문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주는 프로젝트라 생각된다. ‘읽기의 즐거움’을 아는 독자라면 이 책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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