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행운돼지 즐거운 책방 1
김종렬 지음, 김숙경 그림 / 다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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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 애(초4년)가 이 책을 읽더니, “이 책은 결말이 없어요.” 라고 말하면서 저에게 읽어보라고 했다. 읽을 책도 많은데, 별로 읽고 싶지 않아서 ‘결말 없는 것도 결말이야, 네가 잘 몰라서 그런거야’라고 대충 말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진짜라고 자꾸만 보채서 읽기 시작했다.
내용 전개는 전형적인 동화적인 구도를 띄고 있었고,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그러나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한 부분에서 이야기는 갑자가 종결되었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결말이 없는 이상한 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결말이 없는 이상한 책은 결코 아니다.  이야기의 내용을 생각하게끔 유도하기 위해 열린 결말로 끝맺음 한 것이다. 그러나 초등학생 4년이 보기에는 조금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황금만능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와 부조리를 우화 형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마도 결말이 열려 있는 것은 그 해답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고발하고 싶은 내용은 사람들의 끝없는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점차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사회가 그 욕심을 격려하고 부채질하며 당연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도 그것을 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을뿐더러,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문제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해법을 제시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도덕적인 교훈 한 두가지를 제시하며 사람은 이러게 살아야 한다, 혹은 이렇게 하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일반적인 동화책과는 확실히 궤를 달리한다. 저자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현실적이고 무겁다. 솔직히 초등학교 고학년도 이 무거운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 초등학생들도 이 정도의 문제의식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우리나라 아이들은 너무 온실안의 화초처럼 자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물질이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물질을 손에 넣어쓸 때 행복해 한다. 그러나 물질이 만들어 준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저자는 물질이 만들어 준 가짜 행복에 만족해하며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만 읽히기보다는, 부모나 교사가 함께 읽고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독서 토론회를 하면 더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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