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의 “그리스도인의 미덕”은 원제 “after you believe”에서 잘 드러나고 있듯이,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나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다시 말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단지 천국행 티켓을 확보했다는 뜻인가? 그것이 다가 아니라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또 한가지는 엄격한 도덕적 덕목(율법)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포용과 사랑의 태도를 앞세워야 하는가? 라는 것이다. 이 주제를 요약하자면, “나는 무엇 때문에 여기에 있는가?” 와 “옳고 그름을 어떻게 하는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주제로 환원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목적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는 것’이라는 데 있다. 그리고 저자는 ‘하나님의 형상’은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할 ‘미덕’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덕은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미덕은 단지 고매한 인품을 형성하는 것과는 그 기원과 목적에 있어서 판이하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도인이 훈련해야할 미덕의 본질과 내용,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 심도있고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저자가 이 책의 주제와 관련해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저자의 주요 논지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 (already but not yet)과 그리스도의 직설법과 명령법(Indicative and Imperative) 그리고 성화론 (The Doctrine of Sanctification)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의 주장은 개혁주의 신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저자는 이러한 어려운 신학 내용들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잘 녹여내면서 ‘그리스도인의 미덕’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그리스도인의 미덕이라는 것은 우리가 소위 ‘성화’라 부르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성화는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할 가장 중요한 명제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교회에서는(저자는 서구권 교인을 염두해 두고 있지만, 우리나라 현실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성화에 대해 잘 다루고 있지 않다. 성화에 대해 언급한다고 해도 추상적이고 단회적으로 그칠 뿐이다. 저자는 우리가 추구해야할 삶의 목표를 성화라는 신학적인 개념대신에 ‘미덕’이라는 보다 익숙하고 현실적인 개념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미덕은 우리의 노력이나 열심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작업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훈련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저자가 강조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시며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셨고 성령께서 이끄시고 계시는 ‘우리의 본성과는 다른 하나님의 형상’이 우리 속에서 제 2의 천성으로 나타나도록 우리가 계속해서 훈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급격한 세속화의 물결 속에 빠져들어가고 있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나아갈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 초신자가 보기에는 조금 버거운 내용들이 있지만 경건한 삶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