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수의 베스트셀러 산책 - 서양명작의 숲에서 文香에 취하다
윤일권 지음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어렸을 적부터 책을 참 좋아해서 책이 많은 아이들이 부러웠고,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읽었다. 중학교 올라와서 제일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학교 도서관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 중학교 1학년 때 섹스피어를 다 읽었다. 고등학교 때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 별로 읽지 못하다가 성인이 되어서는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만은 잘 읽지 않았다. 소설을 잘 읽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 당시에 베스트 셀러로 팔리던 두 권의 책 때문이다. 하나는 닥터스 였고, 다른 하나는 여자의남자 였다. 그 때의 판단으로는 이 두 책은 완전 삼류통속소설이었다. 그냥 남녀의 애정행각을 그려놓은 책이 어찌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말인가? 물론 지금 다시 본다면 평가가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 때는 그렇게 느끼고 소설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다 재밌는 소설도 있다느 것을 발견한 것이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과 베르나르의 ’개미‘였다.
생각해보건데, 가볍게 아무 생각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런 책들에 대해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소설 중에 그런 책이 많다는 편견이 내게 있다. 이상문학상 수상집도 여러권 사서 읽었지만 나의 편견을 고쳐주지는 못했다. 소설을 다 읽고, ‘그래서 어쨌다는건데’라는 생각이 들까봐 소설을 잘 읽지 않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내게 소설을 잘 읽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영화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 속에 깔려 있는 여러 코드나 사상적 배경, 인간에 대한 회의 등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데, 소설 속에서는 그런 것들을 잘 발견하지 못한다. 영화에서는 발견하는 것을 소설에서는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무지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 중에 먼저 ‘향수’ 부분부터 읽었다. 화제작이라해서 베스트셀러에 올라서 나도 그 책을 사서 읽었는데, 역시 ‘머 그래서 어쨌다는거야’라는 생각과 더불어 소문만큼 별로 흥미진지하지도 재미있지도 않았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향수를 읽기를 통하여, 나의 소설 읽기의 맹점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향수를 읽으면서 느꼈던 의문점들에 대해 그다지 시원한 해결을 맛보지 못했다. 냄새없는 주인공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그가 왜 세상을 증오했는지, 왜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었는지, 그리고 왜 자살을 택했는지, 다시 말해 저자(쥐스킨트)가 이 책(향수)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나의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한가지 이 책의 저자(윤일권)의 읽기를 통해, 소설 속에 녹아있는 코드를 이렇게 읽어낼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것에는 만족감을 느낀다.
이 책에 소개된 책 중에 6권은 읽지 못한 책이다. 저자의 읽기를 통해 먼저 접하면서 나의 소설 읽기 능력을 조금은 향상할 수 있을 듯하다. 기억이 가물해질 때쯤 읽지 못한 책을 사서 읽어보고 저자의 읽기와 비교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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