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하서명작선 48
홍응명 지음, 윤미길 옮김 / (주)하서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아주 오래 전에 동양 고전을 좀 본 적이 있었다.  중용과 맹자를 보았던가?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아무튼 그 때 좀  보다가 바쁘고 또 다른 읽을 책들 때문에 다 읽지 못하고 그냥 포기(?)했던 적이 있다.
이제 맘 제대로 먹고 동양 고전들을 좀 보려고 생각하던 차에,  전부터 한 번 읽어보려고 했고, 또 쉬울 것 같아서 이 책을 골랐다. 한자공부두 두루 할 겸의 목적으로 ’명심보감’과 함께 구입했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는 하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에게는 익숙지 않는 책일런지도 모르겠다.
채근담이 다른 동양 고전과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유교와 도교 그리고 불교 사상이 혼재 혹은 융합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교와 도교는 대립각에 있다. 유교는 예법을 중요시하고 도교는 무위자연을 중요시한다. 세계관도 아주 극명하며 서로 정 반대의 길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둘 다 일면의 진리들을 담고있기에 나름의 장점과 실용성이 있어서, 대개의 사람들은 이 두 사상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다만 어느 한쪽이 더 우세하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둘 다 동양사상의 커다란 줄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하나가 더해진 것이 불교 사상인데, 인간이란 원래 종교적 동물인데, 유가나 도가는 종교가 아니기에, 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불교로서 동양 문화권(정확히 말하면 중국문화권)에서는 이 세 사상이 나름의 역할을 하며 동양 문화를 구축해왔다.
채근담은 이 세 사상을 가장 잘 융합되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오늘날 채근담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채근담은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그 어느책보다 실용적인 책일런지 몰라도, 오늘날에는 그 자체로는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 이것은 분명하게 적시해야 할 사항이다. 모든 작품은 시대의 틀을 쓰고 있는데, 채근담은 그 틀이 꾀나 견고하다. 게다가 한문이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걸림돌이다. 비록 풀이가 나와있지만, 이 또한 동양 사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다른나라 언어처럼 들릴 수 있다. 일단 1장부터 '깨달은 사람은 눈앞의 영달에 미혹되지 않는다'고 한다. 깨닫는다는 의미자체가 오늘날의 개념과는 너무나 다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진수를 얻으내려면 그 틀을 깨야지만 그 안에 담겨져있는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깊은 사고에 익숙지 않은 오늘날 젊은 이들에게는 글 하나에 담겨져 있는 속 뜻을 파헤치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쉽기는 커녕 고리타분해서 첫장을 읽고 바로 내 던져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이들에게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자기계발서들이 훨씬 더 유용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채근담은 수백년을 이어온 동양의 고전이다. 그 안에는 시간을 뛰어넘고 헤쳐나온 깊은 진리가 담겨져 있다. 비록 껍찔을 깨기는 힘들지만, 그 껍데기를 깨고나면 오늘날 유행처럼 번지는 자기계발서와는 전혀 다른 깊이와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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