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 글쎄, 좀 냉소적으로 보자면 거의 모든 것의 추측이라고나 할까?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거창한 제목에 비해, 그가 밝혀 내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너무 가혹할 수도 있겠다. 저자는 나름대로 그동안 인류가 밝혀낸 과학적 사실들을 하나하나 풀어 내면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애초에 무모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 우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0.0000000001%도 안될 것이다. (저자도 밝히기를 우주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처럼 초보적인 수준에 대해서도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데 가장 큰 열쇠를 제공하는 것은 기껏해야 아인스타인의 상대성이론 밖에 없다. 상대성이론은 양자 역학과 모순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파인만에 의하면 양자역학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물론 현대의 과학은 초끈이론으로 사앧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한데 묶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가야할길이 아주 멀다. 도대체 우주에 대해서 우리가 무엇을 안단말인가? 빅뱅이론은 기껏해봐야 가장 유력한 가설 중에 하나이다.  또 다른 발견에 의해 언제 뒤집혀질지 모르는 그런 이론이다. 게다가 빅뱅이론은 인간의 인식한계를 벗어난다. 최초의 우주상태에서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지는 불과 수초의 시간은 거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 수학적 과학적 근거는 전혀없다. 이렇게 보면 빅뱅이론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설사 빅뱅이론이 맞다고할지라도 우리는 빅뱅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우주의 기원과 더불어 저자는 지구의 기원과 본질에 대해서 설명을 시도한다.  우주의 기원과 본질에 대해서 설명하려는 시도자체가 애초에 무리였다면 지구는 과연 가능할까? 저자는 지구에 대한 여러가지 탐구 결과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지만, 역시나 우리는 지구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지구의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할 뿐이다. 도대체 우리가 지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이제 저자는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사실처럼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진화론에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진화론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비록 진화론이 맞다고 할지라도,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가사의하다. 기껏할 수 있는 말이 뒤브의 주장 "생명은 적당하기만 하면 어느 곳에서나 출현할 수 밖에 없는 물질의 의무적인 발현"을 인용하고 있을 뿐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다. 생명이 의무적인 발현이라니 이것이 어찌 과학자의 태도인가?

이 책은  간략한 과학사(천체물리학, 지구과학, 생물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저 과학사일뿐이다. 과학사라고 하면 어느정도 가치가 있겠다. 그러나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아니다. 나는 감히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추측이라고 이 책의 제목을 고쳐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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