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 진정한 개인의 행복을 찾은 동양 지식인들의 내면 읽기
김시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동양철학을 좋아한다. 서양 철학은 서양철학 나름의 맛과 매력이 있지만 동양철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동양철하은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서양철학은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의 삶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식론과 존재론에 목을 메고 있다.  화이트헤드가 그랬더가? 서양철학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반면에 동양철학은 인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고심을 했다. 아무리 고민해도 알 수 없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서양철학이 골몰했다면 동양철학은 그런 끝없는 질문은 제쳐주고 그렇다면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인것이다.

이기주의를위한 변명은 바로 동양철학의 다양성과 역동, 인간본위의 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철학은 소위 비주류에 속한다.  공자와 장자의 철학에 밀려 비록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독자적으로 발전한 철학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기주의라는 제목에 너무 현혹되지 말라. 사실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위아 라는 철학으로 태어난 것일 뿐이다. 위아를 좀 시니컬하게 이기주의라고 부른 것 뿐이다. 저자 이기적으로 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삶은 결코 나쁜의미에서의 이기주의가 아니다.

저자는 먼저 장자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장자에 나오는 허무맹랑한 설화를 바탕으로 삶의 참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조망하고 있다.  우리는 자아를 잃어버리고 허상만을 쫓으며 살고 있지 않는가? 진정한 행복이 어떤 것인가 생각지 못하고 그저 남들이 설정해놓은 환상의 그물에 걸려서 그 환상을 이룩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지 않는가?
곧이어 그는 양주를 소개하고 있다. 양주의 철학은 유학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했다. 양주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해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묵자보다는 후대요 맹자보다는 선대라고 할 수 있다.
양주의 위학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외물을 가볍게 여기고 자기 생명을 중시한다. 자신의 타고난 본성을 온전히 하고 참됨을 지키되 외물로 자신의 몸을 얽매이지 않게한다"라고 요약할 수있다. 이를 테면 인간은 어리석게 돈을 벌기 위해 자기의 몸을 망치는 일을 한다. 돈은 몸을 보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돈을 벌기 위해 자기 몸을 망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이것이 바로 양주의 위아 이론이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기주의이다.

참으로 통찰력있는 주장아닌가? 양주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탁월한 시각으로 조망하고 있는 것이다. 양주의 철학이 매력있는 것은 그의 철학이 철저히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혜안이 담겨있다.
저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평범한 우리네 인생이다. 장자나 공자의 주장은 너무 이상적이다. 우리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고 인류 역사상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이상일 뿐이다.


물질주의에 찌들어 갈급해 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청량음료같은 시원함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동양학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는 동양철학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공자와 장자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모저모로 썩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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