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셰익스피어 & 컴퍼니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8년 1월

책 제목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시간이 멈춰선" , "파리", "고서점" 적어도 내게는 낭만을 불러 일으키기게 충분한, 가슴설레게 하는 그런 제목이다.

인터넷으로 주로 책을 사다보니, 때때로 잘못된 인상만으로 책을 사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 대해서, 어떤 아련한 노스텔지어를 기대했던 것 같다.  사실 책 내용을 소개한  내용만으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장르가 에세이였다. 삶의 잔잔하고 따뜻한,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책이 도착하고 난 후에 책을 읽어들었다. 어라 소설책인가? 포스트모던의 경향으로 인해 소설을 마치 자서전 처럼, 혹은 실제 겪었던 경험담처럼 쓰는 책들이 있어서 이 책도 소설인가 잠시 착각했다.(물론 이 때 이 책이 에세이 장르로 분류되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고 저자의 서문을 다시 살펴보니 소설형식을 빌린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왜 에세이로 분류햌을까?. ㅡㅡ;, 자서전이 원래 에세이인가? 잘모르겠다 ....)


이 책은 한 때 캐나다에서 잘나가던 기자 생활을 하던 제레미 머서가 한 범죄 소설을 집필했다가 그 소설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범죄자의 협박 때문에 무작정 파리로 도망가게 되면서 시작된 그의 인생 여정을 적고 있다.  잘나가기는 했지만 방탕한 삶을 살았던 그에게는 몇주간 살만한 돈 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운명적인 서점 세익스피어&컴퍼니를 만나게 된다.
섹익스피어&컴퍼니는 아주 독특한 고서점이다. 서점이라기 보다는 도서관에 가깝고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아지트와 같은 곳이다.  진보주의자와 공산주의자들의 회합 장소와 피난처와 가난한 작가들과 떠돌이에게 숙식을 제공해 주는 매우 특이한 곳이다.
머서는 이 서점의 주인 조지 휘트먼과의 만남을 통해 그의 삶이 완전히 변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설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이런 곳이 실제로 지구 반대편에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다. 프랑스에 유학가있는 친구에게 이 서점 이야기를 해주고 한 번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파리에 가게 되면(아마 꿈같은 이야기지만) 이 서점을 꼭 방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