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역습
마릴린 체이스 지음, 어윤금 옮김 / 북키앙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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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에 샌프란시스코에 퍼졌던 흑사병의 유행과 그 퇴치 과정을 그린 실화소설이다.

후기에서 밝히고 있는데, 이 책은 의학적문기자인 마릴린 체이스가 흑사병이 어떻게 미국에 들어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관심으로 쓰게 된 소설이다.

직업적인 작가가 아닌 기자가 쓴 소설이어서 그런지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서 흥미진진함이 많이 떨어지고, 만연체라서 소설로는 그다치 좋은 작품은 아닌 것 같다. 가끔씩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 전개방식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실화소설아라는 점에서 주인공의 배경을 상세히 밝히고자 한 것 같은데, 주인공에 대한 지나친 묘사는 오히려 이야기의 전개의 흐름을 끊어놓고 독자로하여금 지루함을 안겨다 준다.  더군다나 환경의 역습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비해 소재나 스케일은 너무나 작다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낚였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원제가 무엇인가 살펴보려고 했지만, 책 어디에도 정보가 없다. 어련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 작가나 역자 소개도 없고 당연히 있어야할 라이센스 관련된 내용도 없다.   70-80년대 불법으로 번역해서 쏟아져 나오던 그런 류의 책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번역도 그렇게 깔끔하거나 세심하게 된 것 같지 않다. 이를테면 견진성례같은 것은 우리나라 식으로 보자면 성당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지 교회에서는 행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똑같이 church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냥 교회라고 번역해 버린 것이다. 말하자면 번역자도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는 소리이다.

소설은 1900년대 초 샌프란스시코의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이야기 전개된다. 무역이 활발하던 샌스란시스코는 무역이 활발하던 곳이라 배를 타고 페스트 환자와 페스트에 걸린 쥐가 흘러들어 온 것이다.. 당연히 위생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던 차이나 타운에서 페스트가 먼저 시작된다. 하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과 식민국가에 대한 우월감과 여러가지 정치 경제적인 복잡한 문제로 인해 페스트라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빠른 대처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열정적인 블루박사와 뛰어난 미생물학자 키넌에 의해 페스트에 대한 진단가 처방이 이루어지고 대대적인 쥐 박멸작전으로 점차 페스트는 사라지고 도시는 안정을 되찾게 된다.

이 책이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책이냐는 물음에는 조금은 회의적이다. 그러나 여가시간을 때우는 데는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페스트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으며 1900년대 초 미국의 정치 사회적 상황도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인간의 문제는 언제나 단지 한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페스트라는 질병도 단지 의학적인 접근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적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가장 무서운 것은 질병이 아니라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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