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어 측정기 나의 한국어 측정 1
김상규 외 지음 / GenBook(젠북)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일단 우리말에 관련된 책이 발간된 것만해도 기쁨니다. 영어 관련서적은 차고 넘쳐나도, 우리말에 관련된 책은 가물에 콩나듯 겨우 겨우 출간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언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국어도 당연 관심사 중에 하나여서 초등학교시절에는 좋은 국어사전을 가지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잘 들러는 서점에서 국어사전을 고르니깐, 서점 주인(아가씨였음)이 자기는 국어사전을 사는 사람이 이해가 안된다고 하더군요. 우리말을 다 아는데 왜 국어사전을 사느냐고.., 그 말을 듣고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우리말을 그렇게 잘 알 리가 없을 터인데, 국어를 너무 무시하는 것 같더군요.
초등학교 시절 ‘라면’은 왜 두음법칙에 위배되게 ‘라’로 시작되느냐고 물어보니 애들은 물론이거니와 선생님도 잘 모르더군요. 집에와서 사전을 찾아보니 ‘라면’은 중국어더군요. 외래어니깐 두음법칙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었는데, 선생님도 잘 모르는 것을 알아냈다고 뿌듯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려고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니 라면이 일본어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크게 당황스러워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분명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어렸을 적 선명한 기억이 맞았던 것이지요... 왜 다를까? 인터넷을 조금 더 뒤져보니 일본어 사전에 라면은 중국어라고 표기되어 있군요. 라면이 가타가나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일본에서도 라면은 외래어인데, 그렇다면 라면은 일본어가 아니라 중국어라고 해야 맞는 것 아닐까요? 궁금해서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찾아보았습니다. 일본어에서 차용한 것인데 어원은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사전이 20년도 더 된 것이니깐, 외래어 표기법칙이 바뀌어서 그런 것일까요? 조금은 당황스럽군요 ㅎㅎ ;)
 
요즘 짜증나는 뉴스 중에 하나가 영어조기교육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말도 제대로 모르는 애들한테 영어를 가르친다고 저렇게 난리를 치는지..., 우리 사회에 영어로 밥먹고 사는 사람들이 몇프로나 된다고..., 대부분 사람들은 평생가도 외국인과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고, 외국 여행간다고 해서 굳이 영어를 알 필요도 없지요. 그렇데 왜 그렇게 영어에 목숨들을 거는지.. 조금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나의 한국어 측정기는 퀴즈 형식으로 재미있게 우리말에 어휘를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학창시절에 치던 국어시험같은 이미지도 있습니다. 어휘력을 점검하는 알맞은 것 고르기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아서,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생들이라면 쉽게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요즘 학생들 실력이 잘몰라서, 고등학생이 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일 어렵기도 하고 재미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라는 부분이었는데 kbs 프로그램 ‘우리말 겨루기’ 같은 느낌을 주는 문제였습니다.
‘아하 이런 뜻이... ’ 코너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짬뽕‘이 일본말이라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지금껏 우리말로 알고 있었는데 일본말이라니.. 라면도 그렇거니와 알게 모르게 외래어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었네요.
 
우리말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북한처럼 조금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말로 얼마든지 표기할 수 있는 단어들이 모두 외래어로 바뀌는 것이 안타깝니다. 사대 사상과 관료들의 엘리트주의 때문에 우리말이 많이 사라지고 한자가 그 자리를 차지해버린 것처럼, 이대로 계속가면 우리말은 거의 사라지고 영어가 외래어처럼 우리말을 대체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말에 대한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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