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지식 렉시콘 - 유럽의 상식사전
크리스티안 안코비치 지음, 도복선 옮김 / 보누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즐거운 지식 렉시콘 - 온갖 잡다한 지식의 보고(?)
 
나는 원래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이것 저것 온갖 새로운 지식에 흥미가 끌리고, 잡학 지식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책도 가리지 않고 지식을 주는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보는 편이다.(그래서 상대적으로 소설을 잘 안 읽게 된다) ‘즐거운 지식 렉시콘’은 이런 나의 취향에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온갖 종류의 잡학 지식들은 다 들어 있다. 렉시콘 이라고 하면 원래 사전을 의미하는데, 사전의 가장 큰 특징은 인덱스인데, 이 책에는 인덱스가 없다는 점에서 좀 특이한 렉시콘이다. 그것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저자의 의도에 따른 것이다. 저자는 딱딱한 사전보다는 즐겁고 가볍게 산책하듯 이런 저런 내용들을 들러보기를 원하는 것 같다.
 
번역서이다 보니, 유럽인(독일인)에게는 흥미로울 수 있지만 우리 상황과는 전혀 맞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을 것 같은 지식도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주역의 팔괘도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럽인들에게 팔괘가 지식의 의미로 다가올까?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지식은 단지 지식일 뿐이다. 지식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것의 유용성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지 알아간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다. ‘아는 것이 기쁨’인 사람에게는 이 책이 제격이라고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흥미롭게 유용한 지식도 많이 있다. 이를 테면 이상적인 계단 공식같은 것은 그런 것이 존재하리라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축구의 오프사이드 규칙 조항도 소개되어 있는데, 아마도 웬만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오프사이드 규칙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사소하고 잡다한 지식에서부터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에까지 여러 종류의 지식들이 망라해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롭고 재미있는 지식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산이나 시골 길을 걸으며 여기 저기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수 많은 풀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는 것과 같은 재미에 있는 책이다. 물론 그런 것에 전혀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에게 이 책은 따분한 책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번역자의 수고도 보인다. 유럽의 도시 이름을 소개할 때 한국어 발음은 아마도 원문에는 없었을 터인데, 번역서라는 것을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아닌가 생각된다(물론 번역자와는 상관없이 출판사 편집부의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특별히 보피트의 바람 세기의 경우 일일이 우리나라 바람이름을 다 소개해 두었는데, 이것은 전문지식에 속하는 내용이기에 사전을 보고서는 번역할 수 없고 기상학 관련 책(혹은 사이트)을 참고해야 가능할 터인데, 이것은 번역자가 성의를 들여서 번역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